
화제의 신간
카지노 앵벌이의 하루 1, 2
나는 강원랜드 앵벌이다. 알뜰살뜰 모은 돈에다 빚까지 내어 생돈 11억원을 날리고, 아직도 대박에 대한 미련을 접지 못하고 카지노 주변을 맴돌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인생의 패배자로, 도박중독증 환자로 여긴다.
이 책은 내가 카지노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써내려간, 차마 부끄러워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한 나의 과거사다.
카지노에서는 한순간의 선택에 따라 승자와 패자로 갈리고, 모든 가치가 결정된다. 그리고 다양한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그 현장을
생활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카지노 앵벌이의 하루는 분명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카지노 동호회 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지노 앵벌이의 하루’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카지노를 생활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카지노 앵벌이의 삶을 소재로 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떤 허구나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가고 있다는 것.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남자가 갑자기 맞닥뜨린 사업 위기 때 재미 삼아 들른 카지노에서 얼떨결에 1천만 원을 ‘꼬라박고’, 본전 생각에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500~600만원을 들고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다짐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1년 넘게 카지노를 들락거리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온몸으로 절실히 느낀 것들… 그 속에는 다양한 삶의 양태가 녹아 있고, 깊은 슬픔과 아픔이 울컥댄다.
한때 온 국민의 입에 회자되던 ‘도박공화국’, ‘도박광풍’, ‘한탕주의’ 등의 말이 지금도 유령처럼 우리 주변에 떠돌고 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카지노 바와 성인PC방·성인오락실은 여전히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철통보안(?) 속에서 성업 중이다. 뒤늦게야 정부와 정치권이 단속과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미 서민들의 정신적 박탈감과 공허감을 달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를 도박중독자라고 말한다. 오링되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자금 마련에 매달리고, 어디선가 돈이 생겨 카지노에 들어서면 왠지 기분이 좋고 베팅 한방에 대박이 터져 그때까지 잃은 돈을 순식간에 만회할 것 같은…. 하지만, 카지노를 이기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허황하고 불가능한 꿈을 꾸다가 결국 평범한 인생에서 벗어나 밤낮으로 카지노에서 얼쩡대는 앵벌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게 된 자신의 삶이 그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이 책은 단도박을 권하거나 카지노로 인해 인생을 망친 사람이 후회하고 반성하는 참회의 글이 아니다. 카지노 관련 참고서나 노하우를 서술한 교과서적인 글은 더더욱 아니며, 카지노의 병폐나 문제점을 꼬집기 위한 목적으로 쓴 글도 아니다. 그 어떤 의도나 계획을 갖고 올린 글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이라는 도박에 빠져서 모든 걸 잃은 한 남자가 남에게 말못할 처지의 일상을 1년 가까이 독백하듯이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세상에 나오면 나를 알몸처럼 공개하는 것인데 처음에는 상당히 망설였다.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이혼까지 당한 놈이 카지노에 빠져 불행했던 과거를 공개한다는 것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차피 망가진 몸 아닌가.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키로 했고 다행히 책이 많이 팔리면 재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책이 나오면 카지노를 다시는 올 수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카지노로 인해 인생이 많이 달라졌지만 일반에게 카지노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완 저 / 토파즈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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