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북단의 셰틀랜드 제도. 새해 첫날 한밤중,눈이 잔뜩 쌓인 밤에 두 여학생이 지능이 낮은 한 노인의 오두막집에 새해인사차 찾아간다. 오랫동안 아무도 찾지 않은 집. 마을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아 갈까마귀 한 마리와 살아가는 노인. 며칠 뒤 노인의 집 근처 눈밭에서 그중 한 여학생이 시체로 발견되고 시체 주변에는 갈까마귀 떼가 무리지어 떠돈다. 현대 추리소설이 오랫동안 잊어버린 본격적인 퍼즐미스터리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숨죽이며 몽환적인 살인여행을 즐긴 끝에 신음과 찬사를 동시에 터뜨리게 되는 뛰어난 작품이다. 독자와 대결하는 수단으로 쓰였던 트릭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추리소설계의 상식이지만 <레이븐 블랙>은 이 상식을 뒤엎는다.
앤클리브스/ 이주혜 /영림카디널/ 10,000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