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박 서청원 내보낸다

박근혜, 양정례 그리고 이선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여자들이다. 서 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그 중심에는 여자들이 있다. 친박으로 부활해 이선화를 이용했지만 결국 양정례라는 장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검찰소환을 앞둔 서 대표는 여자 때문에 웃고 울고 있다.
그러나 모든 키는 역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쥐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서 대표를 팽할 경우 그는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 박심의 마음은 알 수 없다. 그는 검찰조사에서 서 대표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정치적 동반자인 그를 껴안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친박을 위해서라도 서 대표와 정치적인 밀월을 전략적 파경으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믿었던 오른팔 서청원의 또 다른 여자인 양정례 파문. 박 전 대표는 ‘정치적 탄압’이라는 안타까움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과연 서청원을 껴안을 수 있을까. 서 대표는 박심의 결정에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칩거 보름 만에 무거운 입을 열었다.
‘당권포기, 친박 복당’이라는 골자로 강하게 한나라당 수뇌부를 압박했다. 박 전 대표에게는 커다란 승부수를 띠운 셈이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MB)에게 무언의 시위를 했던 박 전 대표가 입을 열면서 이제는 침묵보다는 전투적 자세로 모드를 전환했다.
이는 점점 친박 연대에 검찰수사의 압박이 커지자 이대로 두고 참을 수 없다는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반영 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친박의 복당에 대해 강력하게 호소하는 한편 청렴을 강조하는 정치적 색깔처럼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수사에 대해서 자신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수사에서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 없이 수사를 해서 그 결과에 따라 잘못이 있다고 하면 당연히 법적 조치를 받겠다고 것이다.
박근혜-서청원 ‘레테의 강’
이에 친박과 운명을 굴레를 함께 하겠다는 숙명적인 의리를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없는 박 전 대표가 당사자인 서 대표에게 책임을 건네주는 우회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친박의 복당을 위해서 당 대표 출마 포기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자신과 관련있는 사람들을 거둬들이기에 올인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뜨거운 감자’가 된 서 대표의 거취다.
그러나 ‘조건·즉각적·일괄적’ 이란 복당 3원칙으로 집약되는 친박 세력이 복당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서 대표라는 에이스 카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울며 겨자를 먹을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는 가능성이 있다.
만약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서 대표의 불법이 밝혀진다면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 헌신했던 충신을 버리자니 정이 울고, 그를 껴안자니 부정부패라는 딱지 때문에 제 식구만을 챙긴다는 비난이 쏟아 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 대표는 앓고 있는 사랑니처럼 사랑했지만 뽑혀나가야 할지도 모르는 비운의 운명에 초심을 다투고 있다.
침묵에서 전투모드 전환
이에 대해 친박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칩거를 끝낸 뒤 꺼낸 카드는 그에게 정치적인 도박에 가까운 결심이다”며 “MB와 대립각을 세우고서라도 당내 비주류로 남아 복당을 위해서 노력하겠지만 깨끗함을 강조하는 그에게 검찰수사결과에 따라 차후 서 대표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서 자의반 또는 타의반 서 대표의 2선 퇴진 가능성도 매우 높게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고민은 이 뿐만 아니다.
당 대표 도전 포기라는 승부수를 걸었지만 당 내부에는 ‘복당 불가’라는 싸늘한 반응이 결정됐기 때문에 그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MB와 강재섭 대표 등 여권 지도부의 ‘복당 불가’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복당 문제에 가장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제가(대표로) 있는 동안은 무조건 복당은 안 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강 대표의 이러한 태도는 MB와의 첫 정례회동 이후 확고해져 그의 복당 불가 발언에 배경에는 MB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하다.
또한 MB가 “계파는 없다”라는 말은 했지만 한나라당 내에는 MB를 중심으로 강력한 결속력으로 포진하고 있는 의원들이 60여명이 친박세력의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당권을 둘러싸고 앞으로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박 전 대표에게 지원군의 보강은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여당 내 야당인 친박계과 MB계와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은 당연시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친박의 세력은 새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갖고 안정적으로 출발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걸림돌이다” 며 “친이 세력이 당의 커다란 구심점으로 존재하는 한 친박의 복당은 이루기 힘든 희망사항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에게는 큰 집(한나라당)을 나가자니 작은 집(군소야당)을 경험하지 못한 두려움이 있고, 큰 집에 남아 있자니 쫓겨난 자식들(친박계 의원)의 울음소리에 속 시끄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MB 대타협 가능성도
큰아버지 자식(MB)과 작은 아버지(박 전 대표)의 자식들은 안방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물어뜯기 반복하고 있다. 이 중 5월, 작은 아버지의 장남이 병원행(검찰소환)을 예약하고 있다.
과연 한 지붕 두 가족의 불행의 시초인 것인지 병원 행 이후 양가의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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