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 선진당 ‘목마른 의석수’
민주당 · 선진당 ‘목마른 의석수’
  • 백은영 기자
  • 입력 2008-04-22 12:50
  • 승인 2008.04.22 12:50
  • 호수 730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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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 먼 꿈 ‘신DJP연합’
김대중 전 대통령 ·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 이회창 · 손학규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당시처럼 곁불을 쬐는 게 아니라 이 나라의 중심, 주축세력이 될 것이다” “충청권에 확실하게 선진당의 깃발을 꽂아 곁불 쬐는 지역이 아니라 횃불을 드는 지역이 될 것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곁불론’이 뜨거운 이슈였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충청권 민심을 두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결정적인 캐스팅보트인 충청지역을 차지하려는 각 당의 구애가 뜨거웠다. 중원 혈투(中原血鬪)의 결과가 판세를 가른다고 할 만큼 충청권이 갖는 선거 공학적 의미는 지리적 입지만큼이나 중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18석을 얻은 선진당은 원내교섭에는 실패했지만 이들의 행보는 향후 정국의 방향을 바뀔 수 있는 히든카드였다. 이에 ‘제 2의 DJP연합’ 출범을 암시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폭풍의 핵으로 나타나게 될 신DJP연합의 거대 전선은 형성될 것인가. 그 진상을 알아본다.

지난 1997년 대선은 건국 50년 만에 김대중 정권이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것은 DJP연합이라는 김대중·김종필 두 야당 총재의 정치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밀렸던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후보는 새로운 지역대결 구도를 바꾸며 역사적 정권교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11년 전 DJP연합을 상기시키는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범야권 연대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153석 거대 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범야권의 거대한 동조가 교감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당 이용희 의원 “정책 연대 가능”

81석 민주당과 18석 선진당의 공조는 ‘개헌 저지선’인 100석에 육박해 각종 중요 법안 의결에 있어 한나라당에 충분한 견제세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언의 진원지는 충청권이다. 충청과 호남이 양분한 총선 결과를 두고 양당에서는 정책적 공조에 대한 기대로 상당한 합의점을 찾았다는 내용이다.

특히 지역에 뿌리를 둔 각 의원들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 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당선된 이용희 국회 부의장(충북 옥천,보은,영동)은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민주당과의 전면적인 연대는 어렵다”며 “하지만 양당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정책적 공조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진당 한 관계자는 “선진당과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견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손을 맞잡아야 하는 상황이다”며 “머지않은 시기에 양당의 공조를 둔 연합전선이 생겨날 것 이다”고 말했다.

특히 당적을 바꾼 민주당의 충청권 출신인 오제세(청주 흥덕갑), 이시종(충주)의원들의 경우 양당의 공조가 유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선진당으로부터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제세 의원 측은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됐는데 선진당으로의 입당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선진당 간 거대 야당의 연합구성에 있어서 이들 의원들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양당이 신DJP연합을 구축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장벽이 산재해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당의 진보적 색깔 때문에 선진당의 보수 성향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진보성향이 뚜렷한 일부 의원들은 양당의 공조에 대해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충청권 의원 끝없는 러브콜

또 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도 공조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 DJP연합처럼 당리당락에 따라서 이용당했던 선례로 돌다리도 두드려보자는 신중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계에서는 양당의 공조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당의 자력만으로 거대 여당에 대항하기에는 수세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100석을 채워야하는 민주당과 2석에 목말라하는 선진당은 ‘갈증의 코드’가 비슷하다.

옛 자민련의 영광을 되살려 보고자 하는 자유선진당. 대통령 당선을 목전에 두고 DJP연합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던 이회창 총재.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단축시켰던 DJP연대의 아픔을 다시 신DJP 연합으로 승화시켜 정치적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 여의도 정가는 폭풍전야처럼 고요하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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