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최대 승리자는 없다
18대 총선 최대 승리자는 없다
  • 백은영 기자
  • 입력 2008-04-15 15:43
  • 승인 2008.04.15 15:43
  • 호수 729
  • 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관이 명관”여의도는 지금 중진 핫라인 가동 중
통합민주당 · 자유선진당 · 한나라당

“4·9 총선 최대의 승리자는 박근혜”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박근혜의 승리’라고 할 만큼 그가 향후 정국운영과 정치권 권력재편에 바로미터로 작용할 거라는 얘기다.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경우는 지도부의 대거 낙마로 당의 구심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당내 중진급으로 정세균 의원, 추미애 당선자, 강금실 전 선대위원장, 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이 포진하고 있지만 이들의 파워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DJ복심, 박지원 당선자에게까지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있다. 친박연대도 한나라당 복귀나 무소속 연대를 통한 원내 교섭당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2석이 모자라 원내교섭당 진입에 실패한 선진자유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친박연대나 보수세력을 끌어들이기에 분주하다. 이에 각 당에서는 중진급 의원들을 통한 캐스팅보트를 움켜질 당선자 중심의 ‘옛 당원 찾기’ ‘옛 친구 찾기’에 핫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가동되고 있는 밀실 핫라인의 전선에 매달리고 있는 중진의원들과 캐스팅보트의 키를 잡고 있는 실세들의 움직임을 들춰봤다.

정치권에 중진들의 역할이 커졌다. 한나라당 이재오, 이방호 의원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정동영 후보의 낙마로 인해 정국은 17대 ‘탄돌이 국회’같은 양상이다. 여·야 중진급 의원들은 모두 블랙홀에 빠진 현상이다. 이에 정치권은 복잡한 형국으로 빠르게 요동치고 있다. 신구조화를 이루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무게 있는 역할을 하는 원로나 중진들의 역할이 커졌다. 얽힌 실타래를 푸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탄돌이가 빠진 18대 국회

총선 후 MB는 당권을 이끌고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쥐어갈 실세코드에 맞는 인사 찾기에 분주하다. ‘형님공천’에서 진정한 ‘왕형님’으로 자리 잡은 이상득 부위원장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어느 때보다 그의 역할에 무게중심이 더욱 실리고 있다.

이 부의장은 이미 정몽준 의원과 ‘밀실 협약’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부의장과 친분이 두터운 박희태 의원은 차기 당권과 관련해 “객관적으로는 정몽준 최고위원의 차기 대표 여건이 형성됐다고 본다”며 말을 흘렀다.

당내 기반이 약한 이상득 부의장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의 선택이다. 또 친박세력과의 따뜻한 봄날이 찾아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부의장은 친박계와 화합을 강조해온 온건파 수장이기 때문이다. 이 부의장은 기자회견에서도 “무엇보다도 당의 화합과 안정이 최우선 목표이다”고 말해 박 전 대표와의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통합민주당도 내부조율에 들어갔다. 이미 손학규, 정동영의 날개가 꺾인 상황에서 당내 5선 위원인 박상천 대표와 박주선 당선자, 4선의 정세균 당선자가 차기 당권에 뛰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민주당은 새로운 얼굴의 교체가 예상되는 젊은 중진급 얼굴이 새로운 간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50세 미만, 3선 의원이다. 나이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젊은 3선의 추다르크 추미애, 김부겸, 송영길, 정장선 의원과 4선의 개혁성향의 천정배(53) 의원은 세대교체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산업자원부 장관출신의 4선의 정세균 의원도 포함된다.


‘상왕’ 이상득 거취 주목

그러나 이중 가장 발 빠른 핫라인의 핵심대상으로 떠오르는 인물은 추미애 당선자다. 박지원 당선자 등 동교동계와 당내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김한길 그룹 등과 연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미 동교동계와 교감이 이뤄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DJ의 딸로 불리는 추 당선자가 낙마한 김홍업 의원을 내팽겨 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추 당선자가 모든 채널을 가동해 당내 장악을 위해 무소속 의원과 구 민주당 의원들에게 통합을 위한 물밑 접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는 친박연대도 당의 진로를 놓고 핫라인을 개통했다. 지역구(6석)와 비례대표(8석)가 얻어 총 14석을 얻은 친박연대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그러나 큰 줄기는 친정으로의 귀환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들의 복당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어 향후 이들의 거취가 앞으로의 정국운영에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나라당으로 복귀가 어려워 졌을 경우 2석이 모자라 원내교섭당에 실패한 자유선진당과의 통합 혹은 친박 무소속 의원들을 영입해 원내 교섭당을 만들어 당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힐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합종연횡 물밑 가동

그러나 이들과의 가장 빠른 접촉을 시도하는 사람은 친박연대 모든 남자들의 ‘그녀’인 박근혜 전 대표다. 선거기간 중 이들과 눈빛조차 마주치지 못했던 박 전 대표가 지난 11일 대구에서 이들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박연대는 우선 튕기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자신들의 위상을 파악한 한나라당에서 알아서 모셔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친박연대 서청원 공동대표는 지난 11일 CBS 뉴스레이다에서 출연해 한나라당 합당과 관련한 질문에 “비굴하게 굴 필요 없다” 며 “국회의원도 14명이나 있고, 무소속, 다른 무소속도 있고. 다른 정당도 보수 정당도 있는데 연대해서 교섭단체 만들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무소속연대와 원내교섭단체 구성 추진하고 있으며 자유선진당과는 연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박연대의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내부나 자유선진당의 눈빛은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이해관계에 따라서 다채로운 눈길이 오고가고 있다. 이에 친박연대로 향하는 모든 뜨거운 라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박연대를 중심으로 무소속 친박, 한나라당 내 친박 세력들 59명의 행로는 향후 정국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캐스팅보트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총선 비즈니스 ‘총선 배너’

종이광고 시대는 갔다. 이제는 인터넷 전쟁이다.

18대 총선에서 각 후보자들은 자신의 홍보 수단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배너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NHN)와 다음 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 3사는 이용자의 IP주소로 컴퓨터 접속 위치를 파악해 그 지역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의 배너광고를 내보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해당 지역구 정치인들의 배너광고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용자의 IP주소로 컴퓨터 접속 위치를 파악해 그 지역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의 배너광고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배너광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18대 총선에서 배너광고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네이버로, 160여명이 광고 신청을 했다. 125만번 노출, 광고 1건당 비용은 500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정치인 배너광고만으로 8억여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커뮤니케이션과 다음의 경우는 각각 20여명, 100여명이 광고 신청을 했고 단가는 300만∼400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털사이트는 총선 후보의 맞춤형 지역광고를 수익성보다는 이용자에게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후보자 당사자들도 지역별 맞춤형 광고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홍보비용도 저렴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가 아니라 집에서 인터넷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큰 효율성이 없기 때문이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