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 당권경쟁 ‘시작~’
총선 ‘끝~’ 당권경쟁 ‘시작~’
  • 김승현 기자
  • 입력 2008-04-08 09:53
  • 승인 2008.04.08 09:53
  • 호수 72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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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손 위기감… ‘제3의 인물’ 뜬다
한명숙 · 강금실 · 추미애

총선 이후 제1야당이 유력시되는 통합민주당도 새로운 당권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남북에 전략 투입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대표의 생존 확률이 가장 큰 관심사로 평가받는다. 당내 유력 인물 1, 2위인 두 사람이 모두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다면 민주당은 예상 밖 회오리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당 내에선 제3의 인물이 새롭게 부상,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견제세력’을 이끌 것이란 분석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총선 이후 격화될 민주당 내 권력 투쟁을 예상해 봤다.

“시베리아 벌판에 서겠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통합민주당의 수장이 된 손 대표에게 이번 총선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어려운 싸움을 펼쳤다. 위기에 처한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맞설 수 있는 상대로 키워내긴 했지만 당의 위상을 강화시키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선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도로 열린우리당’ 우려

하지만 손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총선 과정에서 대거 공천됐다는 점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한동안 그의 입지를 위협할 만한 인물도 마땅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손 대표 관계자도 “종로 선거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이것만 넘으면 확실한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내 최대 계보를 이끌었던 정동영 전 장관도 ‘정치 인생’의 기로에 섰다.

17대 총선에서 불출마 했던 그는 서울 동작을에서 출사표를 내던졌지만 한나라당이 저격수로 공천한 정몽준 의원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했다. 공천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측근들이 나가 떨어지며 예전만 못한 위세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고배를 마신다면 ‘패배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게 측근들의 우려다. 과거 대선에서 재수·삼수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금배지 만큼은 어렵지 않게 획득했다.


‘친노 인사’ 부활 여부 관심

당내에선 정 전 장관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예전처럼 정 전 장관을 호남의 구심점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동작을 출마를 통해 예전 ‘호남색’을 상당 부분 희석시켰다는 것은 성과로 평가된다.

손, 정 두 선장 후보가 위태롭게 될 경우 대안으로는 제3의 인물들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무주·진안에 출마한 정세균 의원은 통합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 지원 유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열린우리당 당의장과 참여정부 내각을 역임한 것은 새 당권 주자로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야파에선 여전히 김근태 의원의 입지가 탄탄하다. 서울 도봉을에서 신지호 한나라당 후보의 추격을 어떻게 뿌리치느냐가 관건이다. 아직 당 내에 김 의원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할 경우 당권 도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참여정부에서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등 ‘친노’ 색채가 엷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무기력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DJ 후광은 어디로?

강금실 선대위원장도 유력한 당권 후보다. 친노 그룹이 강하게 밀고 있는데다 여성이라는 점도 강점이지만 비례대표여서 회의론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또 다른 친노그룹 여성 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전 의원은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당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일치감치 안정권으로 분류된 데다 구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의 연결고리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남 출신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했던 구 민주당에 잔류했던 것도 정치적 재산이다.

민주당 인사는 “손, 정 두 사람이 모두 흔들리면 누가 추 전 의원 만한 대중성을 갖췄겠느냐”며 무게를 뒀다.

다크호스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지원 전 장관과 김홍업 의원 등 김대중 전 대통령(DJ) 그룹이다. 이들이 총선을 통과해 당에 복귀한다면 DJ의 입김은 자연스레 커질 수 밖에 없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인사들 중 DJ쪽의 지지를 받는 인사가 새로운 당권 주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 소속으로 전남 고흥·보성에 출마한 박상천 공동대표도 DJ의 후원을 받는다면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호남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당 대표 경쟁에 뛰어들 경우 민주당 내 권력 구도는 호남권대 비호남권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 기자 okkdol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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