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정치계절…선거바람 매서워유~
‘자유선진당(약칭 선진당)’ 텃밭인 충청권의 총선구도가 요동칠 조짐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엔 비상이 걸렸다. 정가안팎에선 ‘거여 견제론’이 불어 닥치면서 ‘선진당’이 바람몰이를 할 게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충북지역 터줏대감인 이용희 국회부의장 영입은 ‘선진당’으로선 쾌거다. ‘감자골 지역’ 강원도는 큰 이변이 없는 한 한나라당이 강세다. 충청·강원지역(대전광역시 포함) 32개 선거구 중 6개 지역구를 집중 조명했다.충남 홍성·예산군
이회창총재-홍문표의원 승부
거물급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재선을 노리는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과 맞서는 곳이다. 정치계 ‘사제지간’ 싸움인 만큼 미묘한 격돌이 예상된다.
홍 후보는 2002년 대선 때 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이 총재 측근이자 제자다. 홍 후보로선 매머드급 상대를 만난 셈이다.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는 2004년부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농민권익보호를 강조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농어민복지사업’ 등을 내세워 이 총재를 밀착 수비할 전망이다.
홍 후보는 “(이회창 총재와의 경쟁은) 부담이 가는 선거다”면서 “하지만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또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정치를 해왔다”면서 “농촌이 법과 제도를 갖춘 정치성 있는 농촌으로 바꿔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래시장 및 지역유력인사 등을 만나며 바쁜 선거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대법관, 국무총리, 한나라당 총재, 대선후보를 3번이나 거친 ‘정계 대어(大魚)’다. 그가 이곳을 선거지로 택한 건 남다르다. 선영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거열풍을 몰고 올 태세다. 서울 정가에선 이 후보의 충청입지에 대해 끝까지 선거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정가 사람들은 ‘이회창 바람’이 미풍보단 태풍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창(昌)바람’은 단순한 개인선거차원을 뛰어넘는다. 대세를 몰아 충청권 전역을 선진당이 접수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충남 서산시·태안군
변웅전 전 아나운서-문석호의원-김병묵전 경희대 총장 3각 구도
변웅전 선진당 후보는 MBC 전 아나운서 출신이다. 그는 3선을 노리는 문석호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약칭 통합민주당)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에 공천티켓을 거머쥔 김병묵 한나라당 후보가 가세한 상태다. 삼각 경쟁구도다.
변 후보는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대중성을 지닌 정치스타다. 지난해 국민중심당 중앙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창밖의 여자’로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엔 이회창 후보와 충남 태안앞바다 기름때 제거작업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태안일대 상인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을 자주 듣기도 한다. 그는 “작은 힘이나마 내 고향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며 득표 작전에 올인하고 있다.
3선 도전에 나선 문 후보 역시 텃밭 갈기에 바쁘다. “젊은 문석호-큰 인물 됩니다”란 구호아래 태안지역 유력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엔 태안기름 유출 특별재난지역인 서산시 의료지원현장을 찾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강조하며 선거운동을 서두르고 있다.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은 그의 일과가 됐다. 그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꼭 (서산 태안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본인을 공천했다”면서 “올바른 교육실현이 꿈이었던 만큼 고향과 나라를 위해 살고 싶은 게 꿈이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권선택의원-강창희전 의원접전
대전시 중구 목달동 토박이 권선택 자유선진당 후보와 중량급 5선 의원 출신인 강창희 한나라당 후보의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권 후보는 행정고시 20회 출신이다.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거치면서 행정 관료로 커왔다. 참여정부시절엔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 때 그는 파격적 인사발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행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충청권의 대표 후보임을 강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곳의 최대관심은 역시 대전고 선·후배간의 대결이다. 권 후보와 강 후보 모두 대전고 출신이다. 대전고 동문들이 누구를 선택할 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강 후보는 6선에 도전한다. 권 후보와는 4년 만에 재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그가 과연 6선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지 시선이 모아진다. 그는 “오늘 살고 내일 죽는 길보다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며 필승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선 두 후보에 대한 지지가 눈에 띄게 유동적이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곳은 선거바람의 여세에 따라 표심의 향배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전 정치1번지 ‘중구’에서 두 후보 간의 한 치 양보 없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홍재형의원-한대수전 청주시장 매치
중진급 홍재형 대통합민주당 후보는 한대수 한나라당 후보(전 청주시장)와 8년 만에 다시 경쟁을 벌인다.
홍 후보는 70세 의원이다. ‘고희’의 나이에도 건강유지를 위해 태권도를 즐길 정도다. 그는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3선 도전에 나섰다.
홍 후보 쪽은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신청주시대 개막에 힘써온 만큼 반드시 청주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 역시 도전의지가 대단하다. 텃밭인 홍 후보의 지역구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내겠다는 각오다.
당 차원에서도 한 후보에 대해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당의 뒷심을 받아 청주시 상당구 일대를 샅샅이 훑고 있는 중이다.
지역노인을 비롯, 재래시장 상인 등과도 만나 짧은 시간이나마 고민을 듣고 있다는 게 한 후보 쪽 얘기다. 앞으로 두 후보들의 리턴매치가 볼 만하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군
이용희 국회부의장-심규철의원 경쟁
5선 도전에 나선 ‘노장’ 이용희 자유선진당 후보(국회 부의장)는 심규철 한나라당 후보와 맞선다. 선진당은 이 후보 영입으로 충북 표심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3월 20일 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엔 이회창 총재를 비롯, 지지자 10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충북권 표밭’에 대한 기대감에 한층 고무된 표정이다.
이 후보 쪽은 “개소식에서 90평 선거사무실이 차고도 남을 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다”면서 “응원에 힘입어 지역구 표심다지기에 더욱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날 이 후보는 공식일정은 잡지 않은 채 개인면담시간만을 가지며 하루일정을 소화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보다 소폭 앞선 심 후보 역시 지역민들과의 대화시간을 갖는 데 힘쓰고 있다.
심 후보 쪽은 뭣보다 ‘선진당 바람’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선거바람’ 여파가 표심으로까지 영향이 미치는 만큼 ‘바람몰이’를 막겠다는 의도다.
한나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 후보는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심 후보 쪽은 “발로 다져온 만큼 그 노력의 대가를 (총선에서) 거둘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시
심재엽의원-홍준일전 청와대 행정관경합
강원도 강릉의 경우 심재엽 한나라당 후보가 무난히 공천티켓을 타냈다. 심 후보는 ‘친박’계 의원이다. 그런 만큼 심 후보의 선거 결과가 관심사다. 그는 이번 총선이 재선 도전이다. 강릉 토박이인 만큼 강릉 발전에 관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강원도 국제관광 EXPO(엑스포) 사무총장도 역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최근 ‘2018 동계올림픽 유치’와 ‘원주~강릉간 복선전철 건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곳은 ‘동진전략’의 요충지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심 후보 쪽은 “명품도시 강릉을 만들고, 경포도립공원 규제를 푸는 데 박차를 가했다”면서 “경포일대 개발이 탄력을 받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한나라당 후보의 표밭이다. 하지만 통합민주당 후보가 당차게 심기일전하고 있다. 홍준일 통합민주당 후보(전 청와대 행정관)는 ‘청와대 출신’이다. 그는 지역구 선거에 나서면서 ‘젊은 청와대 사람’이란 이점을 살려 지역민들과 잦은 접촉을 갖고 있다.
홍 후보는 최근 용지각 일대 상가와 중앙초등학교 학부모총회, 강릉병무청 출근 유세에 나서는 등 심 후보 표심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청와대가 인정한 일꾼’이란 슬로건 아래 차별 없는 서민정치를 펼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의 경합도 볼거리다.
김현 기자 rogos01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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