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에 밀리는 이재오, ‘압승’ 전략 차질

수도권 민심 동향
4월 9일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도권압승을 노렸던 한나라당의 ‘총선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 안에서조차 “수도권 싹쓸이는 물 건너갔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동시에 떨어지는 흐름이다. 지난 대선 직후 늘어났던 ‘안정론’도 ‘견제론’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견제론’이 ‘안정론’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들은 이런 민심이반이 이른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권 인맥) ‘강부자’(강남지역 부동산 자산가) 내각파동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지역색이 엷고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위기론이 넓게 퍼지고 있다.
주요 일간지들의 총선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시 은평구 을지역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줬다. 한국일보와 동아일보-MBC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은 각 31.7%와 37.5%를 기록했다. 반면 문 대표는 42.7%와 42.6%를 기록해 이 의원을 앞섰다.
재야운동 대부와 뉴라이트 기수가 맞붙어 경합지역으로 평가됐던 서울 도봉구 갑지역도 예상과 달리 김근태 민주당 후보가 신지호 한나라당 후보를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인천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안정지역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민주당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활약으로 당지지율이 오르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규택 의원 등 한나라당을 떠나 ‘친박 연대’나 무소속 출마하는 인사들도 한나라당의 전략을 긴급수정토록 만들고 있다.
김승현 기자 okkdol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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