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의 처방 없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건강 기능성 식품. 광고만 보면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는 듯한 이들의 과대포장에 속는 소비자들이 많다. 특히 식품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 믿는 사람도 상당수. 그러나 특정 성분을 농축한 만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몸을 망치는 경우도 흔해 조심해야 한다.
건강 기능성 식품이란 특정 식품에 함유된 성분을 원료로 하거나 이들에 들어있는 특정 성분을 분리, 추출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이들은 의사 처방 없이도 구입이 가능해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며 상당수 사람들이 건강 기능 식품은 아무리 먹어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식약청에 따르면 건강 기능성 식품에는 생리 활성이 큰 물질이 농축돼 있어 사용자의 오남용이나 개인별 생리 반응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 기능성 식품은 약이 아니며 의사 처방 없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주의가 필요하다.
비타민,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소위 비타민C는 활성산소를 없애 인체를 젊게 하고 질병에 걸릴 위험성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베타 카로틴은 노화를 억제하며 비타민 D는 칼슘 섭취를 돕는다. 또 체내에 합성되지 않으므로 꼭 따로 섭취해야 하며 수용성 비타민은 많이 먹어도 건강에는 상관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타민 C의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비타민C가 철분과 결합하면 오히려 산화되면서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철분이 지나치게 축적되는 사람들도 비타민C에 주의해야 한다.
지용성 비타민을 과다복용해도 부작용이 일어난다. 비타민D를 과다하게 흡수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신진대사와 신장 기능이 떨어지며 비타민A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두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간 기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비타민D와 K는 체내에서도 합성이 된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자외선으로 인해 합성되고 비타민K는 체내에서만 합성된다. 모든 비타민을 건강 기능식품으로 대체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반면 수용성 비타민은 과다 복용하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몸이 길들여져 비타민C에 대한 효율성이 낮아진다. 비타민을 구입할 때 고강도 비타민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일일 권장 섭취량보다 높은 함유량을 자랑하는 제품은 ‘환자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메가 지방산의 허와 실
생선이나 곡류의 기름인 오메가 지방산은 체내 생체막을 이루는 역할을 수행하며 심혈관계 질병이 줄어들게 한다. 그러나 오메가 지방산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백혈구와 면역계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메가 지방산을 섭취할 때는 오메가 3, 오메가 6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보통 식단 구성에 오메가 6(콩기름, 옥수수 기름 등 식물성 기름)는 많은 반면 오메가 3(등 푸른 생선, 들기름 등)의 섭취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경우 염증이 증가해 알레르기, 암, 자가 면역성 질환, 심장병 등 만성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오메가 6와 오메가 3의 비율은 4:1 정도가 이상적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장병 등 관상동맥 질환이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보다 지나치게 낮으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노인일수록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사망률이 뛰어올라 이를 무작정 낮추는 것은 좋지 않다. 무조건 오메가 지방산을 섭취할 것이 아니라 오메가 3, 오메가 6 등을 구분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목적으로 오메가 지방산을 과다복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식이섬유 많이 먹으면 위장 망가져
식이섬유는 소화를 돕는 한편 장 속 세균을 줄이고 정살 정화시켜 변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식이섬유가 포함된 식품을 먹으면 오히려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가스가 차고 두통이 생기며 배에 경련이 이는 것 등이 주요 증상이다.
식이섬유는 물을 흡착하는 성분이 있다. 때문에 식이섬유를 음료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변비가 심해진다. 식이섬유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장 건강을 위해 먹는 식이섬유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섭취 방법에 유의해 먹는 게 좋다.
운동 보조식품도 마찬가지다. 운동할 때 먹는 에너지 바는 간편하게 열량을 보충해 주지만 바나나 혹은 마린 과일 등이 줄 수 있는 영양소 외에 더 많은 영량과 영양분을 주는 것은 아니다.
생활 체육을 하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에는 특별히 이온음료가 필요하지 않다. 이때는 오리혀 물을 마시는 것이 더 좋다. 단, 마라톤이나 2리터 이상의 땀을 흘리는 격렬한 운동을 할때는 적당한 무기질 보충을 위해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과일주스와 물을 1:3의 비율로 섞으면 이온음료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는 과다 복용 시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몸에서 단백질을 분해할 때 고양한 냄새를 풍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운동 보조식품은 모자란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운동 시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많다.
전문적인 체육인이 아니라면 운동 보조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화를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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