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비밀

집에서 쓰는 가전제품 가운데 유독 자주 고장 나는 물건이 있다면 손질 상태를 의심해야 한다. 자주 청소하고 깨끗하게 쓰면 그만큼 잔고장이 줄고 평균수명 이상으로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오래 쓰는 알뜰 노하우를 알아봤다.
모니터, 벽에서 10cm 떼라
컴퓨터 모니터는 업그레이드가 잦은 본체에 비해 오래 쓰는 만큼 더욱 관리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벽에서 10cm정도 거리를 유지해둬야 갑자기 케이블 단자가 나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계속 같은 화면이 떠 있으면 모니터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에 10분 이상 쓰지 않을 때는 모니터 전원이 꺼지도록 자동으로 설정해 두는 게 좋다. 모니터 위와 뒤에 쌓인 먼지는 마른 걸레로 자주 닦아 먼지가 끼지 않게 해야 한다.
모니터의 평균수명은 5년 정도. 화면에 흰줄이 가거나 색상, 콘트라스트 조절이 안 되면 새로 구입해야 한다.
TV, 좁은 곳에 놓지 말아야
정전기가 많이 생겨 먼지가 앉기 쉬운 TV는 중성세제를 푼 물에 수건을 적셔 꽉 짠 후 물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부드럽게 닦아준다. 일반 브라운관은 마른 수건으로, 평면 스크린은 전용 클리너로 닦아야 한다.
장식장이나 좁은 곳에 TV를 설치하면 과열돼 고장 나기 십상. 오래쓰고 싶다면 반드시 적당한 공간을 두고 설치하는 게 좋다. TV 평균 수명은 8년 정도이며 수신 상태가 나빠지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세탁기·에어컨 안 쓸 때도 신경써야
세탁기를 쓰지 않을 때는 꼭 수도꼭지를 잠가야 갑자기 호스가 빠졌을 때 홍수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정해진 빨래 용량을 초과해 사용하면 수명이 빨리 닳으므로 넘지 않도록 유념할 것.
또 세탁조 안에 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자주 세탁기 뚜껑을 열어 통풍과 환기가 되도록 신경 쓰는 게 좋다. 세탁기의 평균 수명은 10년이지만 세탁조에 곰팡이가 끼거나 녹이 슬지 않았다면 수리해서 쓰는 게 좋다.
에어컨은 쓰지 않는 계절에도 지속적으로 필터 청소를 해줘야 오랫동안 쓸 수 있다. 집에서 쉽게 필터를 청소하기 위해서는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물로 헹궈 말리면 된다. 에어컨 평균 수명은 10년이지만 압축기가 고장 난 경우를 제외하면 수리해서 쓰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냉장고, 냉동실과 냉장실 관리방법 달라
냉장고는 냉장실과 냉동실의 관리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냉장실 아래 쌓이는 먼지는 정기적으로 치워야 한다. 특히 냉장고 아래 전열판에 먼지가 쌓이면 냉기의 흐름을 방해해 기능이 떨어지고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게 된다.
또 냉장고는 기능이 떨어지면 수명 역시 줄어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냉장고 내부선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닦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바로바로 버리는 게 좋다. 냉장고에 음식을 잔뜩 넣거나 문을 자주 열고 닫으면 냉장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며 수명도 줄어든다.
냉장고의 평균 수명은 12년 정도지만 관리만 잘해주면 잔고장이 없는 편이므로 용량이 부족하지 않다면 계속 쓸 수 있다.
냉동실은 성에가 0.6mm 이상 쌓이면 제거해줘야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4티스푼의 베이킹 소다를 따뜻한 물에 녹여 내부를 청소하고 냄새를 제거하도록 하자. 청소 후에는 물기가 남지 않도록 마른 수건으로 닦아준다.
마찰이 심해서 내부가 벗겨질 수 있는 청소용구나 사포는 사용해선 안 된다. 단 냉장실과는 다르게 냉동실은 꽉 채워도 성능에 지장이 없다.
가스레인지·오븐 음식 찌꺼기가 적
음식물 흔적이 눈에 보이는 대로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버너를 들어올려 사이에 낀 음식물도 닥아준다. 이때는 거품을 낸 따뜻한 물과 부드러운 스펀지를 써 부드럽게 청소한다. 까칠한 철 수세미는 가스레인지에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레인지의 평균수명은 10년 정도지만 불을 켜는데 오래 걸리고 화력 조절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수명이 다한 것이므로 바꿔줘야 한다.
오븐은 내부에 남은 찌꺼기가 자동온도조절기의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자주 닦아줘야 한다. 청소 후에는 세제 냄새가 빠져나가도록 오븐 문을 열어두거나 송풍팬을 작동한다.
셀프클린 기능이 있는 오븐은 내부가 너무 더러워지기 전에 작동해야 효율적이며 많이 더러워졌을 때 켜면 오히려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오븐의 평균 수명은 대체로 10년 정도다. 만약 음식이 골고루 익지 않고 편차가 심해진다면 먼저 청소 상태를 확인한 뒤 교체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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