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 ‘제2의 흑사병’?
돼지 인플루엔자 ‘제2의 흑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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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5-06 15:05
  • 승인 2009.05.06 15:05
  • 호수 107
  •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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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발 돼지인플루엔자(돼지독감·SI)가 세계적 유행병으로 창궐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추정환자가 잇달아 발생해 정밀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멕시코 여행을 갔다 온 사람 가운데 1명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돼지독감 공포가 국내까지 상륙하자 정부는 농림식품수산부를 통해 고(高)병원성 돼지인플루엔자를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대비책에 부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돼지 독감의 국내 상륙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제2의 흑사병’이 창궐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를 맞아 독감 환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 멕시코발(發) 돼지인플루엔자 사태가 터지면서 감기와 독감, 돼지인플루엔자 증상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잖다. 일반 독감과 돼지인플루엔자는 주요 감염경로가 호흡기로 비슷한 데다 초기 증상도 콧물, 코막힘, 인후통(목통증), 기침, 고열로 유사한 까닭이다.


돼지독감, 고열 안날 수도

일반 독감과 돼지독감의 가장 큰 차이는 38도 이상 고열 여부에 있다. 독감은 반드시 고열이 동반된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돼지독감의 경우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고열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딱히 고열 증상이 없어도 돼지인플루엔자에 걸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독감과 돼지독감은 성질이 비슷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그러나 돼지독감이 최근 무서운 전염병으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독감은 유사한 바이러스가 자주 유행했기 때문에 군중(群衆)면역 효과가 있고, 한번 노출됐던 사람은 면역성을 갖기 때문에 극심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군중면역 효과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해당 균이 줄어들어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염시킬 위험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반면 과거 사람들 사이에 유행한 적이 없는 돼지독감이 창궐할 경우 면역성이 없어 사망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멕시코 SI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약물 ‘타미플루’나 ‘릴렌자’가 잘 듣는 유형이라고 밝혔다. 감염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력을 떨어뜨리는 무기가 있다는 점은 질병이 대유행(판데믹)할 가능성이 낮을 수도 있다는 반증이다.


치료제 있지만 백신은 없다

하지만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6개월 이상 걸린다. 백신 제조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지역을 위주로 유행했던 조류 인플루엔자의 경우 백신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돼지독감의 경우 유전자 형태가 백신이 개발된 일반 독감 인플루엔자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백신 개발 가능성 자체는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돼지독감은 돼지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감염된 돼지와 직접 접촉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멕시코와 미국에서 돼지독감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변종 돼지독감의 발병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콜록콜록! 혹시 내가?’ 진단과 예방

보통 인플루엔자의 경우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신속 항원 검사를 통해 약 15분이면 양성 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검사를 통해 인플루엔자의 원인이 돼지독감인지는 알 수 없다. 양성일 경우에 한해 역학조사를 통해서 돼지독감인지를 판가름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감염치료제인 ‘타미플루’ ‘리렌자’ 등은 인간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다. 지난해 조류독감에서도 효과를 보여 이번 돼지독감에서도 확실하게 증명이 된 바는 없으나 돼지독감 발명 48시간 내 투약하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예방접종을 통해 그 발병을 막고 있지만, 보통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은 연말에 새해 유행할 것을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투약하는 것으로 이번과 같이 갑자기 번지는 변종 돼지독감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돼지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국민행동요령을 발표했다. 국민행동요령은 우선 국민들이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 재채기를 할 때에는 반드시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북중미의 돼지 인플루엔자 발생 확인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은 7일 이내에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발열 증상 가운데 2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 즉각 보건소나 검역소에 신고해야 한다.

돼지 인플루엔자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역은 멕시코 전역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뉴욕시, 오하이오주, 캔자스주이다. 이밖에 돼지 인플루엔자가 식품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 만큼 돼지고기를 먹어도 된다는 점과 70℃ 이상 가열하면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죽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돼지독감, 그것이 궁금하다!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독감이 마침내 국내에 상륙했다. 문제의 돼지독감(SI·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통해 문답으로 알아봤다.

Q. 돼지독감은 어떤 질병인가.
A. 돼지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감염된 돼지와 직접 접촉한 사람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Q. 멕시코와 미국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은.
A. 돼지인플루엔자는 사람 사이 감염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왔지만, 실제로 이 같은 경우가 거의 없어 인간에 위험한 질병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이번에 멕시코에서 갑자기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대규모 사망으로 이어진 것은 사람 사이에서 감염이 잘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Q. 돼지인플루엔자의 증상은.
A. 겨울철 인플루엔자 증상과 비슷하다. 발열, 무력감, 식욕부진, 기침 등이 발생하며 콧물, 인후통, 설사와 구토 증상이 수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난 뒤 7일까지 전염력을 띠는데, 증상이 7일 이상 지속될 경우는 전염성도 지속된다.

Q. 감염을 막으려면.
A.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재채기를 할 때는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해야 한다.

Q. 돼지고기는 먹어도 되나.
A.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식품으로 전파되지 않는 만큼 돼지고기나 관련 가공품을 먹는 것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이 바이러스는 또 섭씨 71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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