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한국인의 性은 엄동설한!
얼어붙은 한국인의 性은 엄동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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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2-24 10:58
  • 승인 2009.02.24 10:58
  • 호수 774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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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만족도 남성 19%·여성 11%… 나라별 순위 최하위

한국인들이 성생활에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성인 3957명을 대상으로 성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에서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 19%, 여성 11%에 그쳤다. 나라별 순위에서는 12위를 기록해 꼴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성 만족도가 높을수록 일상 생활에도 활기가 넘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택한 성생활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때다.


한국 남성들 ‘밀어붙이기 식’ 섹스 관념 버려라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이윤수비뇨기과 원장)은 “여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남성우월 의식, 성 문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말라붙은 성 문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상대의 욕구를 이해하고 들어주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새로운 ‘이부자리 문화'의 확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윤수 소장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명동 한국성과학연구소에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형편없는 한국인의 성생활 만족도와 관련해 “성 만족도가 높을수록 전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그럼에도 우리의 경우 성에 대해 부정적인 문화가 남녀 갈등을 부르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족한 성 관념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 소장은 지난 1997년 ‘한국판 린제이보고서'라 칭하는 한국인 대상의 첫 대규모 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아온 성 문제 전문가다. 이 소장은 특히 남녀간의 성 행동 차이에 대한 인식과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성에게는 발기 자체가 성 행위를 하겠다는 신호이지만, 여성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남성들의 밀어붙이기식 성 관계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성생활에 불만이 있더라도 아내는 남들이 ‘너무 밝힌다'고 손가락질 할까봐 말 못하고, 남편은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뒷감당이 안 되니까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가려 한다”며 부부간 소통 부재가 성 갈등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소장은 “‘전날 밤 아내가 느닷없이 이혼을 요구해왔다’면서 얼굴이 하얗게 돼 클리닉으로 달려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내가 불만을 단 한번도 밖으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서 없는 것으로 단정 짓게 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아내가 불만을 잘 털어놓지 않는 이유로 이 소장은 남편을 배려하겠다는 마음, 밝히는 여자라고 소문날까 조심하는 경계심리를 손꼽았다. 그는 “부부 관계에서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성 만족도↑ 건강, 생활 활력 동시에 ↑

이 소장은 “상대편과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며 “상대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서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이부자리 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남편에 대한 불만은 100% 잠자리에서만의 타박이 아니라 경제적인 불만 등 외부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것.

이 소장은 “성 관계 만족도가 올라가면 몸 건강도 좋아지고 삶의 만족도도 덩달아 올라간다”면서 “중년 이후에도 활발한 신체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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