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두-김창호 ‘오늘의 적이 된 어제의 동지’

한나라당 ‘친이명박(MB’)과 ‘친박근혜’ 계보간의 치열한 접전이 경남 산청·함양·거창군에서도 두드러진다. 무대는 4선인 ‘친박’ 이강두 의원(71) 지역구. 여기는 이들을 포함, 13명(신상정보 비공개 요청자 1명 포함)이 도전장을 낸 곳이다. 한나라당 공천경쟁률이 6.8대 1로 전국 최고인 경남지역의 17개 선거구 중에서도 이 지역이 최대 경합지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것일까.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중 눈에 띄는 인물은 김창호 후보(44·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다.
김 후보는 이 의원의 비서와 보좌관을 지낸 김태호 경남도지사 친동생이다. 또 GS건설 상무 출신인데다 ‘친MB’ 계보로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굳힌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 의원과 정면승부를 벌일 태세다.
이 의원-김 후보 두번의 악연
공교롭게도 이 의원은 김 지사와는 두 번이나 ‘악연’을 맺는 사이다. 이 의원의 처남이 경남도의원으로 나설 때 김 지사도 출마, 공천경쟁을 벌였다. 그 뒤 2004년 김 지사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가 당선됐다. 때문에 이 의원은 김 지사의 동생인 김 자문위원의 출마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의원의 노력이 컸다. 평소 신의를 중시하는 인물이다. ‘정치계 신사’로 불리는 그에게 김 도지사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가 관계자는 “이 의원은 예상 밖에 선전하고 있는 김 자문위원 행보에 내심 태연한 모습 이다”면서 “그러나 (이 의원이) 5선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만큼 이번 대결은 ‘친이-친박’ 세력양상이 뚜렷이 드러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친이’계의 지역 대표주자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사람은 ‘통일전문가’를 내세우는 강호양(61) 전 통일부 차관보. 한나라당 대선 직능정책본부특별위원장, 뉴라이트청년연합 고문을 지내며 MB로부터 ‘높은 점수’를 딴 전문가다.
서울대 독문과, 고려대 대학원, 한양대 대학원(정치학 박사)을 나온 그는 마산고 24회로 이 의원(14회)과는 고교 선·후배 사이다.
그는 이 의원과 선거전에서 한번 맞대결을 벌인 적 있어 이번 총선이 두 번째 붙는 셈이다. 또 대선 때 MB쪽에서 일했던 김창호 위원과의 공천대결도 관심사다.
한편 이곳엔 강석준(60·KS법무법인 대표이사), 강석진(48·전 거창군수), 권철현(59·전 산청군수), 김희상(62·명지대학교 객원교수), 박기태(52·경주대 부총장), 배성한(55·한국음식업중앙회 종로지회장), 신성범(44·전 KBS 기자, 모스크바 특파원), 양동인(54·전 함양경찰서장), 장진복(51·국민신용정보㈜ 대표이사) 등이 공천도전장을 내 지난 23일 한나라당에서 면접을 봤다.
송효찬 기자 s250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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