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와 뒤집기가 난무하는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전쟁
굳히기와 뒤집기가 난무하는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전쟁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6-14 10:16
  • 승인 2011.06.14 10:16
  • 호수 893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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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딱하면 리모콘에 채널 바뀐다
[이창환 기자] ‘1박 2일’로 대표되는 KBS ‘해피선데이’가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장기집권하고 있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로 대표되는 MBC ‘우리들의 일밤’과 김연아의 투입으로 관심을 모은 SBS ‘일요일이 좋다’의 ‘키스 앤 크라이’가 뒤를 쫓고 있지만 격차가 크다. ‘나가수’는 신드롬을 이어가지 못한 점이, ‘키스 앤 크라이’는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생소한 코너를 극복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여전히 리얼 버라이어티보다는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쫓고 있다. 이달부터는 댄스, 연기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공중파 방송까지 몰아닥친 서바이벌 프로그램 광풍도 리얼 버라이어티 ‘1박 2일’을 잠재우지 못했다. 최근에는 ‘나가수’의 무서운 상승세 때문에 줄곧 위기설이 거론됐지만 여배우 특집, 명품 조연 특집 등을 편성하며 막아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패밀리가 떴다’와 ‘아바타 소개팅’으로 인기를 끈 ‘뜨거운 형제들’의 거센 도전도 순차적으로 막아낸 ‘1박 2일’이었다.

하지만 ‘1박 2일’ 위기설은 ‘나가수’ 열풍 이전부터 종종 거론됐다. 한때 국민예능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김C와 MC몽의 하차로 틀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병역기피 의혹에 따른 MC몽 하차는 ‘1박 2일’을 준비도 없이 5인 체제로 몰아넣었다.

이후 ‘1박 2일’은 “재미가 반감됐다”는 질타를 딛고 탤런트 엄태웅을 투입해 수적 균형과 멤버들 캐릭터 간 조합을 맞춰나갔다.


시청률 집착, 안주 하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어

엄태웅 효과와 시청자 투어 등으로 ‘1박 2일’의 시청률 1위는 당분간 굳어질 전망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차별된 재미와 시청자들의 공감대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든지 독주 프로그램도 내려앉을 수 있다.

‘나가수’의 경우 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서 2주 연속 시청률이 하락했다. 이는 MBC 입장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정체돼있던 수치가 소폭 하락한 것도 아닌, 방송재개 한 달 만에 뒤집어 졌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방송 관계자들은 “‘나가수’ 시청률 하락은 시청률 쫓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출연진들의 돌발행동, 제작진의 편집 논란도 시청률 잡기의 일원”이라면서 “시청자들의 감정을 극대화 하는 데 성공했지만 유지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5년차 예능에 접어든 ‘1박 2일’에 승리하기 위해 초반부터 너무 세게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나가수가 선택한 카드는 특집 프로그램에 한해서는 장점으로 작용되지만 장기 레이스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반면 ‘키스 앤 크라이’는 첫 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연아의 출연과 회당 제작비 1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 주목받았지만 동시간대 프로그램 경쟁에서 버거운 모습이다. SBS는 ‘키스 앤 크라이’를 위해 스튜디오를 아이스링크로 만들었고 간이 시설에만 8억 원을 투자했다.


유행보다는 시청자와의 교감이 중요

‘키스 앤 크라이’의 단점은 스포츠 오디션 프로그램 치고는 다소 부족한 긴장감에 있다. 장기 프로젝트 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영상을 아껴서 보여주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청률 부진에 대해 ‘키스 앤 크라이’ 측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는 장르”라면서 “아직 5분의 1밖에 안됐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나가수’와 ‘키스 앤 크라이’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은 여전히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먼저 MBC는 이달부터 ‘댄싱 위드 더 스타’를 방송한다.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유명 스타들이 댄스를 배우며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가수 김장훈, 마라톤 선수 이봉주, 모델 제시카 고메즈, 아나운서 오상진 등이 출연한다.

SBS는 이달 24일부터 연기자를 선발하는 ‘기적의 오디션’으로 맞불을 놓는다. 배우 김갑수, 이미숙, 이범수, 김정은과 곽경택 감독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KBS 또한 미국 하와이 섬에서 벌어진 18명의 미션 게임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청률을 잡기위한 대책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이들 프로그램이 방송사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인지, 반짝 하지도 못한 채 몰락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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