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9월의 가볼만한 곳 [3]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한국관광공사 추천 9월의 가볼만한 곳 [3]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 최은남 기자
  • 입력 2010-09-14 09:34
  • 승인 2010.09.14 09:34
  • 호수 855
  • 4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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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머리에 이고 동강에 발 담갔어라
(위부터 차례대로) 동강 래프팅 - 레일바이크 - 구미정 - 정선5일장 - 가수리 느티나무 - 정선아리랑극

정선읍 가수리에서 동남천과 만난 조양강은 산협 곳곳에 여울과 소를 이루며 동강이라는 이름으로 구비쳐 흐른다. 가수리에서 영월읍 덕포리까지의 물길은 총 51km, 몸부림치듯 흐른 동강은 여기서 평창강, 주천강이 합류한 서강과 만나 비로소 남한강을 이룬다.

고요한 동강 강변에는 사람사는 마을이 들어섰으니 정선땅에는 제장마을을 비롯해서 연포, 소사, 점재, 수동, 하매, 귤하마을 등이 형성돼 있다. 이 마을들의 새벽은 물안개와 산안개가 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동틀 무렵 제장마을 등의 강변마을을 찾아가면 강물 위로는 물안개가 연꽃처럼 피어오르고 눈을 들어 산줄기를 바라보면 구름들이 산허리에 걸려 절경을 이룬다. 여행의 계절 가을, 강변마을의 서정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

동강에 하루하루를 기대며 살아가는 강변마을 나들이의 출발점은 정선읍 광하리의 광하교 아래 혹은 정선군이 신동읍 고성리의 동강안내소, 이 두 군데로 삼을 수 있다.

고성안내소에서 제장마을까지의 거리는 약 4.6km이다. 예전 같으면 조각배에 몸을 싣고 건너야만 했을 제장마을. 지금은 동강이 크게 에돌아가는 강물 위로 시멘트 다리가 하나 놓여 있어 사시사철 접근이 용이해졌다.

동이 틀 무렵 제장마을 등 동강의 마을들은 물안개에 휩싸여 있는 날들이 많다. 동강에 사는 쉬리며 갖가지 민물고기들의 숨소리가 담긴 물방울들은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 안개로 변신했으나 험준한 산세에 갇혀 수면 위를 한동안 떠돌아다닌다. 소나무, 참나무 등이 걸러낸 향기 역시 공중에 떠도는 물방울들과 만나 산안개를 이루었으나 동강의 비경을 차마 떠나지 못해 햇살이 뜨거워질 때까지 마을 주변 상공을 맴돈다. 누렁소들의 울음소리는 강변마을 사람들과 민박을 즐긴 여행객들에게 또 하루가 시작됐음을 알려주는 자명종과 같다.

제장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이곳에서 MBC 월화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 (2006년 방송) 촬영지였음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반겨준다. 주연을 맡았던 정려원과 김래원의 사진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인물사진 옆에 제장마을을 소개하는 글이 적혀 있으니 찬찬히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동강 백운산 자락에 위치한 제장마을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에 속합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온 제장마을은 옛날부터 큰 장이 섰다고 하는데 정감록에 나오는 3대 피난지 중의 한 곳으로 추정되는 휴양지입니다. 중국의 계림과 비교되는 크고 작은 절벽은 동강 사행천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야생 동강할미꽃, 원추리 군락을 볼 수 있는 제장마을에서는 고추, 옥수수, 감자, 콩, 감자, 들깨, 참깨, 포도, 오가피 등을 생산합니다.’

백운산 등반객들이나 가끔씩 찾았던 제장마을은 최근 드라마 촬영지 방문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또 한 번 제장마을이 세간의 이목을 끈 것은 KBS해피선데이라는 프로그램의 ‘1박2일’ 촬영지로 매스컴을 타게 된 일이다. 2008년 봄 ‘동강에 가다’편이 바로 이 제장마을에서 진행됐다. 정희농박 앞 안내판에는 그 당시의 화면들이 여러 장 담겨 있다.

제장마을로 들어가기 전, 동강을 건너기 전에 제장교 입구에서 남쪽으로 난 길을 따르면 소사마을로, 소사마을에서 연포교를 건너면 연포마을로 이어진다. 소사마을에는 동강이 회류하면서 만든 넓은 모래사장이 있다. 바 소(所), 모래 사(沙)자를 써서 ‘소사’라는 지명이 지어졌다. 1989년 소사마을에서는 선사시대 주거지 유물이 출토돼 약 3천년 전부터 사람이 살아왔던 마을로 드러났다.

소사마을에서 연포교를 건너 연포상회 겸 민박에 다다르면 이 마을에서 영화 ‘선생 김봉두’ 촬영지 안내판을 보게 된다. 영화 속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공부하던 연포분교는 현재 연포생태체험학교로 활용되고 있다.

파란 지붕을 인 학교 건물과 울창한 그늘을 드리운 나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포분교 교정 이곳저곳을 걷다보면 문제의 김봉두선생과 제자들의 해맑은 모습을 마주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연포마을 강변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거북이마을이라는 민박집에 닿게 되는데 그 전에 자그마한 나루터가 보인다. 강 건너편 가정마을을 오가는 줄배 한 척이 강변에서 흔들거린다.

고성안내소와 제장마을 입구의 중간에는 고성분교가 남아있고 그 뒤편 언덕 꼭대기에 ‘고성산성지’라는 문화유적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고성산성 축조 시기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난 뒤 신라의 세력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라고 전하나 성을 쌓은 형식과 석촉, 석검 등의 청동기 시대 유물이 출토된 점으로 미루어 그 이전에 쌓았을 것으로도 보인다. 제1산성부터 제4산성까지 한 바퀴 돌아올 수 있지만 여름철에는 잡풀이 우거져 모두 돌아보기는 어렵다.

제장마을 입구에서 강변길을 따라 북쪽의 광하리 방면으로 2.4km를 올라가면 운치리 점재마을 입구에 닿는다. 이 마을도 제장마을과 마찬가지로 백운산 등반이 시작되는 마을이다. 점재교가 놓이기 전 홍수 시에는 인근 마을에 가려면 고개를 많이 넘어야 하는 마을이라서 점재마을이라고 불린다. 또 이 마을에는 유명한 점쟁이가 살았다고 해서 ‘점치’라고도 했다.

계속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수동마을을 만난다. 동강의 폭이 제법 넓고 여울이 있어서 풍광이 아름답다. 이처럼 강물이 시원스럽게 흐르고 샘물이 많아 물 걱정이 없는 마을이라서 ‘수동’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수동마을에서 삼형제여울과 가탄, 갈매마을을 지나면 가수초등학교와 동강쉼터민박 등이 있는 가수리를 만난다. 이 마을에서 눈여겨 볼 것은 학교 교정에 고고하게 서있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이다. 특히 느티나무는 수령이 570년이나 되며 키는 15m, 둘레는 8.8m나 되는 고목으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3월이면 이 나무 아래에 모여 ‘안수제’, ‘풍신제’를 지냈다고 한다.

가수리 느티나무에서 동강에서 불어대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다시 길에 올라 8.9km를 달리면 광하교 아래에 닿는다. 이렇게 정선 동강의 강변 마을 품어보기여행은 이쯤에서 막을 내린다. 매월 날짜에 2와 7이라는 숫자가 들어가는 날 정선으로 여행을 간다면 정선장을 들러보는 것이 좋다. 검정고무신에 쥐눈이콩, 한약재, 심지어 쥐덫에 노란 고무줄, 좀약 등 향수를 자극하는 상품들이 장날 구색을 맞춰준다. 어물전에는 삼척이나 주문진 등 바닷가에서 올라온 오징어, 동태, 고등어, 꽁치 같은 생선들과 각종 젓갈류가 비린내를 풍기고 골동품 좌판을 들여다보면 떡살, 인두, 놋그릇, 주판, 다듬이방망이, 됫박, 저울, 고물전화기까지 진을 치고 있다. 철물전에서는 호미, 낫, 도끼, 쇠스랑 등 농기구를 파는 한편으로 망가진 것들을 수리해주기도 한다. 관광성수기(5.1∼6월 중순, 7.21∼8.28, 10.9∼11.6)에는 2일과 7일의 장날 이외에도 토요일마다 주말장터가 개장된다.

또 ‘정선아리랑극’ 공연도 놓치기 아깝다.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정선5일장이 서는 장날에는 정선아리랑극이 정선군청 옆의 정선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20분까지 50분간에 걸쳐 펼쳐진다. 강원도 사람들이 겪은 한과 상처를 구수한 정선아라리 가락으로 풀어내는데 배우들의 몸짓이나 소리가 비록 투박하긴 해도 진솔함이 가득 배어 있어 큰 감동을 받는다.

정선 여행 중 사찰을 답사하고 싶다면 정암사를, 자동차를 이용해서 높은 산을 오르고 싶다면 함백산을, 강원도 가옥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아라리촌을 방문한다.

정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오대산 상원사, 양산 통도사, 영월 법흥사, 설악산 봉정암과 함께 석가모니의 정골사리를 모시고 있는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이다. 함백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다. 마침내 송신탑 인근에 차를 세우고 돌탑이 세워진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태백산 정상마저도 눈높이 아래로 보일 정도이다.

정선역과 가까운 곳에 조성된 아라리촌에 가면 굴피집, 너와집, 저릅집, 귀틀집, 돌집 등 다양한 형태의 강원도 주택들과 물레방아, 통방아, 연자방아, 서낭당, 농기구공방, 방앗간 등의 시설을 볼 수 있다.


●문의전화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3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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