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8월의 가볼만한 곳 [5]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어상천면, 단성면
한국관광공사 추천 8월의 가볼만한 곳 [5]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어상천면, 단성면
  • 최은남 기자
  • 입력 2010-08-24 12:20
  • 승인 2010.08.24 12:20
  • 호수 852
  • 4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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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더위 녹이는 단양 ‘동굴여행’ 수천 년 역사를 느끼다
도담삼봉 - 천동동굴 내부 - 도담삼봉 저녁 - 고수동굴 입구 - 온달동굴 내부

땅 밑으로 난 길, 지구에서 가장 발굴이 더딘 ‘동굴’. 한여름 내리쬐는 태양도, 짜증스런 습기도 여기서는 반갑기만 하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한기가 송골송골 땀 맺힌 이마를 한번 훑어주자 힘이 솟는다. 단양의 동굴에는 다양한 테마를 가진 바위들이 많은데 도담삼봉을 쏙 빼닮은 도담삼봉바위, 마리아상, 코끼리바위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석회암과 지하수가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규모와 길이 면에선 고수동굴을 따라갈 수 없지만, 온달동굴과 천동동굴도 그 기묘함과 섬세함에 있어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우선 고수동굴은 깊고 높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한참 오르다가 아래를 본 순간 아찔함이 느껴진다. 그에 반해 천동동굴은 매우 좁다. 많은 구간을 기어가야 하지만 어린 꼬마들에겐 재미있는 놀이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가장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온달동굴은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굽이도는 삼각지’에 속하는 단양. 단양의 아름다움은 하늘아래 단양8경을 비롯해 갖가지 숨겨진 산천과 계곡을 들 수 있다. 단양을 파헤치고 싶다면 떠나자. 단양의 땅 밑, 동굴 속을 헤매는 ‘와일드 라이프 투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운 날 더운 날 그리고 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동굴 속은 한결같기에 언제라도 좋다.

단양에서 탐사와 발굴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고수동굴로 향한다. 고수동굴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되어 있고 총길이는 5400m에 이르지만 현재 개발된 지역은 1700m에 불과하다. 지구에서 가장 탐사가 느린 곳이 바로 해저와 동굴이다. 달까지 가는 데는 수년이 걸렸지만 동굴은 그 속이 보이지도 않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랄까.

동굴 초입에서부터 서늘한 공기가 촉감을 자극한다. 하지만 곧 간담이 서늘해오기 시작한다. 입구보다 출구가 50여 미터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게 왜?’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들어가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안전하게 펜스도 쳐져있고 계단 틈으로 빠질 일은 없겠지만, 고수동굴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다보면 그 깊고 높은 동굴에 순간 아찔함을 느끼게 된다. 이 아찔함이 적응되어 갈 무렵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과 석순들. 연출한 것처럼 천장에서부터 안개분무가 마리아상을 감싸는데 자못 숙연함이 일게 된다. 마리아상 근처에서 감탄하고 있을 무렵 카메라 렌즈에 물방울이 생기기 시작했다. 동굴여행에서 주의해야할 점이 바로 어디서 떨어질지 모르는 크고 작은 물방울과 습기. 따라서 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수동굴을 나와 소백산 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천동동굴이 있다. 소백산 밑자락에 위치한 천동동굴을 가는 길에는 오토캠핑장과 펜션 촌이 늘어서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리며 1시간 30분쯤 걸었을까. 천동동굴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고수동굴과는 다르게 천동동굴은 여행가를 낮추게 만든다. 자기 스스로가 낮아지지 않으면 절대로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다. 길이도 200m정도 밖에 안 되지만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사람이 조금이라도 밀리게 되면 앞사람 엉덩이를 보고 기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 한다. 고생의 끝에는 보람이 뒤따라오게 마련이다. 새하얀 대리석은 아니지만 종유석과 석순들이 만나 이룬 작은 석주들, 그리고 그 사이 공간의 조화는 동화책에서나 나올법한 궁전을 보는 듯하다. 아마존 정글을 연상시키는 손톱만한 종유석들의 집합체,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형성된다는 영지버섯모양의 수중석순 등은 천동동굴을 가슴 깊이 새기기에 충분했다.

고수동굴과 천동동굴이 와일드하다면 온달동굴은 순한 양과도 같다. 고수동굴처럼 오르지 않아도 되고 천동동굴처럼 기어 다닐 필요도 없다. 계곡처럼 흐르는 물이 있는가 하면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도 있고 고인물의 양도 상당하다. 머리 위로 뚝뚝 떨어지는 물이 많은 구간에는 아케이드로 막아놓기도 했다. 조명도 화려하고 인공구조물들이 많다보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러한 모습들이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동굴의 위용을 해하지는 못했다. 온달동굴에는 아기코끼리가 한 마리 살고 있다. 팔랑거리는 귀하며 조금 자라다 만듯한 상아, 그리고 코끼리의 트레이드마크인 코까지 완벽 그 자체이다.

도담삼봉은 과거 선조들도 즐겨 찾던 단양8경 중 제1경이다. 도담삼봉을 자주 찾았다는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은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지었다. 도담삼봉의 빼어난 절경에는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예로부터 이곳을 찾아와 그 경치를 글로 찬양한 선비가 수없이 많았는데 일찍이 퇴계 이황 선생도 저녁노을 지는 도담삼봉을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시 한 수를 남겼다.


山明楓葉水明沙 (산명풍엽수명사)
三島斜陽帶晩霞 (삼도사양대만하)
爲泊仙橫翠壁 (위박선사횡취벽)
待看星月湧金波 (대간성월용금파)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도담삼봉이 가장 돋보이는 시간은 일출과 해가 지고 난 후에 조명을 받는 때이다. 해가 지고 어둑해질 때쯤 도담삼봉을 비추는 조명 아래 자리 잡고 앉아있으니 그 옛날 정도전의 고민이 전해지는 듯하다.

도담삼봉 바로 아래에는 유람선을 타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단양팔경의 제1경과 제2경인 도담삼봉과 석문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유람선은 관광객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행된다.

아쉽게도 오후 6시 이후로는 운행하지 않으니 유람선을 탈 계획이라면 조금 서두르는 편이 좋다.

단양은 지상과 지하가 모두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단양 읍내에서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단양 읍내를 중심으로 멋진 장소들이 둘러있기 때문이다. 자가용이 있으면 차가 막히지 않아 많은 곳을 금방 둘러볼 수 있다. 여행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자 한다면 자가용은 필수이다. 반면, 많은 곳을 둘러보기보단 오래 기억되는 여행을 원한다면 대중교통으로 느린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의전화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043-420-3544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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