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텃밭 ‘노무현 사람’ ‘이명박 맨’ 치열한 싸움

총선 때만 되면 중부권은 최대 접전지로 꼽힌다. 대전·충청권은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이회창 전 총재의 텃밭이다.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약칭 민주신당), 자유선진당 3각 구도로 총선경쟁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2~3월께면 철새정치인들이 판칠 전망이다. 민주신당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옮겨갈 후보들도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충남 논산지역은 ‘노무현 사람’으로 통하는 안희정(42)씨가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끈다. 정치권 일각에선 “자유선진당에서 충청권 표심을 몰고 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면서 “하지만 최대이변을 낳을 곳도 바로 이곳이다. (총선을 앞두고) 예상치 못할 가변적 상황이 생길 것으로 예측 된다”고 내다봤다.
충청권은 지뢰밭이다. 호남권과 영남권 양대 산맥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최대 접전지에 속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나라당-민주신당-자유선진당’의 총선전략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치권은 충청권의 경우 ‘친이 VS 친박’ 구도로 맞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신당 충청권인사들의 ‘자유선진당’ 이적설과 ‘총선 동력’여하에 따라 충청권표밭도 갈라질 것이라는 게 정가 사람들의 분석이다.
논산 안희정 VS 김장수 맞불
충청권의 지역적 특징을 고려할 때 관심대상은 경쟁 인맥구도다. 특히 논산지역이 뜨겁다. ‘노의 남자’로 알려진 안희정씨가 이곳에 도전장을 내민 지 오래다. 경쟁후보만도 10명을 웃도는 격전지다. 안 후보는 참여정부로부터 유일하게 수혜를 받지 못한 ‘불행아’다. 노대통령 그늘에서 그림자노릇만 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았다. 지난해엔 참여정부평가포럼(약칭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으로 뛰며 노대통령 치적홍보에 앞장섰다. 안 후보는 일찍이 언론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대적할 상대 또한 만만찮다.
최대 적수는 ‘이명박(MB)맨’인 한나라당 김장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41). 김 위원은 지난 대선 때 선대위 여론조사팀장을 맡아 브레인역할을 했다. 정당정치, 지역주의가 팽배한 한국정치현실을 고려할 때 안심할 수 없는 경쟁상대다.
이 지역엔 또 민주신당 양승숙 한국전력공사 감사(58)도 출사표를 던져 표밭다지기에 올인하고 있다.
기존 국회의원 중량감으로 버터
원유유출 사태로 언론의 초점이 모아진 충남 서산시 태안군도 관심지역이다. 민주신당 문석호 의원(48)의 지역구다. 하지만 국민중심당(약칭 국중당) 텃밭이기도 하다. 국중당 심대평 대표를 축으로 강세를 보이는 곳이 바로 여기다.
국중당 후보론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아나운서출신의 변웅전 전 의원(67)이 맞불을 놓을 채비를 차리고 있다.
충남 부여군 청양군지역엔 4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60)이 표밭을 갈고 있다. 1996년 15대 신한국당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00년 16대 자민련 의원, 2004년 17대 자민련 의원을 거쳐 2006년 한나라당으로 옮긴 전례를 가진 ‘충남권’ 중진인사다.
여기에 맞설 상대는 역시 국중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조성복 후보(45).
또 이진삼(71) 전 육군참모총장도 국중당 후보 대열에 서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강릉 ‘친朴’, ‘친李’접전
강원도 강릉시도 만만찮은 대격돌지다. 특히 ‘친이 VS 친박’ 노선이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다. ‘친박’진영의 한나라당 심재엽 의원(62)이 버티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같은 당 ‘MB’라인의 권성동 변호사(47)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인수위 상임자문위원(법무·행정분과)을 맡아 뛰고 있다. 대선 때도 MB캠프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같은 당 권혁인 후보(52)도 출마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권 후보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인사관리비서관과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장(차관부)을 역임한 정당인이다.
이에 맞설 자유선진당의 최돈웅 전 의원도 출마의지를 굳히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곳은 삼각 대결구도로 갈 가능성 크다”고 점쳤다.
속초시·고성군·양양군 지역엔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41)이 재선을 겨냥하고 있다.
같은 당 안경모 인수위 상임자문위원(49·사회교육문화분과)과의 대결도 볼만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 기자 rogos01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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