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가볼만한 곳 [4] 경상남도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일원
8월에 가볼만한 곳 [4] 경상남도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일원
  • 최은남 기자
  • 입력 2009-08-18 16:56
  • 승인 2009.08.18 16:56
  • 호수 799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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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배우고 느끼며 여름을 이긴다, 의령 찰비계곡
구름을 이고 앉은 벽계마을(위) 나무공예농장 체험에 필요한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가운데) 나무공예농장에서 투각으로 제작한 작품들

경남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에 자리한 찰비계곡은 한우산(寒雨山·836m)에서 그 물줄기가 시작한다. 찰비는 한우(寒雨)의 순우리말 이름으로 한 여름에도 겨울비처럼 차가운 비가 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숲이 울창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무더위를 피하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맑은 계곡만큼 푸른 숲을 품고 있는 한우산 산행도 즐겁다. 한우산 산행은 벽계마을에서 그리고 백학마을에서 시작하는 두 개의 코스가 있다. 하지만 한우산 산행의 매력은 비단 걷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 산 정상부까지 잘 정비된 임도가 있어 차량이나 MTB(산악자전거)를 이용해서도 한우산 정상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벽계야영장에서 시작하는 임도는 전 구간이 깔끔하게 포장돼 있어 승용차로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벽계야영장에서 벽계삼거리까지는 6.9km. 이외에도 자연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나무공예농장과 동양 최대 규모의 동굴법당을 자랑하는 일붕사도 의령의로 떠나는 여행에선 놓쳐서는 안 되는 볼거리들이다.

마을사람들은 찰비계곡을 벽계리에 있는 계곡이라고 해서 벽계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벽계야영장은 벽계저수지 지나 좌측 찰비계곡 냇가에 자리해 있다. 90여동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과 12동의 방갈로를 갖추고 있는 벽계야영장은 야외풀장, 물미끄럼틀, 수중보 등 물놀이 시설이 잘 구비돼 있어 야영과 피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명경지수라는 말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맑은 계곡물은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저만치 물러서게 한다. 맑은 물 뿐 아니다. 야영장 내에는 찰비계곡의 멋과 숲길의 운치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숲 관찰로도 마련돼 있다.

제2야영장과 제3야영장을 가로지르는 계곡을 따라 조성한 숲길은 야영장에서 1.2km 떨어진 1호댐까지 이어진다. 코스가 전체적으로 완만한데다가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천천히 산책하듯 다녀올만하다. 단, 몇몇 구간에 풀이 많이 자라 있어 반바지 보다는 긴바지를 입는 게 좋다.


하늘아래 첫 마을 벽계마을

벽계야영장 옆 도로는 벽계마을을 거쳐 한우산 정상 턱밑까지 이어지는 임도다. 임도라고는 하지만 차 두 대가 거뜬히 지날 정도로 널찍한 도로다. 벽계야영장에서 이 도로를 따라 두어 구비 크게 돌아나가면 층층이 쌓아올린 다랭이 논 뒤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자그마한 마을과 마주하게 된다.

하늘아래 첫 동네 벽계마을이다. 2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벽계마을은 지난 30년 동안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한 적이 없어 산림청으로부터 ‘산불 없는 마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한우 즉 찰비가 내릴 정도로 울창한 숲은 마을 주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한우산 산행은 벽계마을을 들머리로 삼는다. 벽계저수지 너머 백학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벽계야영장을 베이스캠프로 삼을 경우 임도와 바로 연결되는 이곳이 훨씬 접근성이 좋다. 벽계마을에서 산성산(741m)을 거쳐 한우산에 이르는 코스는 5.2km, 백학마을에서 석신정을 거쳐 한우사에 이르는 코스는 6.3km이다.

두 개의 산행 코스 모두 훌륭하지만 한우산 산행의 매력은 비단 걷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 산 정상부까지 잘 정비된 임도가 있어 차량이나 MTB(산악자전거)를 이용해서도 한우산 정상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벽계야영장에서 시작하는 임도는 전 구간이 깔끔하게 포장돼 있어 승용차로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벽계야영장에서 벽계삼거리까지는 6.9km.


제2활공장 이정표 오류 주의

한우산 정상은 두 개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끝점으로 하고 있다. 임도가 끝나는 벽계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2km 정도를 더 들어가면 주차장 전망대와 제1활공장 그리고 한우산 정상이 나오고, 벽계삼거리에서 철쭉군락지로 이어지는 나무데크를 오르면 제2활공장이 나온다. 두 활공장 사이는 1km 정도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 천천히 걷기에 좋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제2활공장에 세워진 이정표에 오류가 있다는 점이다. 제2활공장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한우산까지의 거리를 380m로 표기하고 있지만 팔각정이 위치한 이곳은 실제 한우산 정상이 아니다.

지도상에는 이곳을 한우산 분기점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한우산 정상은 이곳에서 한우산 주차장 이정표를 따라 680m를 더 가야한다. 한우산 정상에는 한우산이란 글씨를 큼직하게 새긴 표석이 있으니 이를 찾아가면 된다.

내려올 때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길을 선택하면 된다. 칠곡면이나 가례면 방면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한우산 주차장에서 쇠목재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쇠목재 부근에서 1013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되고, 벽계야영장이 위치한 궁류면 방면으로 다시 돌아오려면 올랐던 길을 거슬러 내려오거나 벽제삼거리에서 한우산 주차장 반대 방향인 양성삼거리 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양성 삼거리에서 입사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벽계삼거리 부근에는 별도의 이정표가 없지만 백학마을 방면 등산로와 만나는 갈림길이나 화양동 삼거리에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길을 찾기가 힘들진 않다. 화양동 삼거리에는 등산로와 임도가 비교적 상세히 표시된 약도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단, 벽계삼거리에서 화양삼거리를 지나 입사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구간구간 비포장 도로가 있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놀이보다 재미난 나무공예농장

계곡과 산에서 자연을 즐겼으면 이제는 자연을 배울 차례다. 여행 와서 공부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공부도 공부 나름이다. 놀이보다 재미있는 공부도 얼마든지 있는 법. 궁류면 평촌리에 자리한 나무공예농장이 바로 놀이보다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농촌교육농장인 나무공예농장은 의령군에 있는 네 개 농촌교육농장 중 한 곳으로, 이곳에선 나무공예를 통해 아이들에게 농촌과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교육과정은 단순하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나무모형을 이용해 장승, 솟대, 떡살, 옥새 등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만 해도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들 교육에 사용되는 모든 소재가 초·중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옥새 이야기를 바탕으로 옥새를 만들어 보고, 초등학교 5학년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장승, 솟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장승과 솟대를 만들어 보면서 자연스레 교과내용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초등 저학년과 유치원생들은 투각방식(사물의 윤곽만 조각해 놓은 나무 조각)으로 제작한 나무모형에 자신이 좋아하는 수서생물들을 그려 넣는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작품이 완성되면 자신이 만든 모형을 들고 마을 하천으로 나가 실제 수서곤충과 비교해가며 다시한번 놀이를 겸한 교육을 진행한다.

수서생물 외에도 다양한 야생화와 약초를 그려보는 체험교육도 가능하다.

농촌교육농장은 기존의 체험마을들과는 달리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단 1명의 신청자가 있어도 체험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교육비용은 재료의 크기에 따라 5천원~8천원. 교육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10인 이상의 단체는 망개떡 빚기 체험도 가능하다. 체험비용 5천원을 내면 15개의 망개떡을 빚어 가지고 갈 수 있다. 사전 예약 필수.

궁류면 평촌리에서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볼거리는 봉황산과 일붕사이다. 두 곳 모두 나무공예농장에서 차로 1~2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봉황산 자락에 기대어 있는 일붕사는 두 개의 거대한 동굴법당을 가진 사찰로 유명하다. 특히 대웅전으로 사용되는 동굴법당은 동양에서 가장 큰 동굴법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기도 한데, 대웅전 동굴법당의 규모는 455㎡에 이른다. 일붕사를 품고 있는 봉화산 정상에는 봉화루라는 자그마한 정자가 자리해 있다. 봉화루 앞으로 평촌리 일대를 내려 보기에 좋은 전망대있어 한번쯤 올라볼만하다. 수직암벽으로 이뤄진 산이지만 높이가 40여 m에 불과해 오는 것은 크게 어렵지는 않다. 등산로는 일붕사 일주문 옆과 도로변 초입에 자리해 있다. 도로변에서 오르는 곳보다는 일주문 쪽에서 오르는 코스가 조금 더 가파르다.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의령군청 : http://www.uiryeong.go.kr
●나무공예농장 : http://www.storyfarm.co.kr
●일붕사 : http://www.ilbungsa.or.kr

▶문의전화
●의령군청 문화체육과 : 055)570-2400
●벽계관광지 : 055)570-4958
●나무공예농장 : 055)572-3765
●의령예술촌 : 055)572-0104
●일붕사 : 055)572-7777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기차]서울-동대구 KTX(1일 34회, 1시간40분 소요), 동대구역→서부시외버스터미널(지하철 이용 성당못역 하차)→의령(2시간 소요)
- 서울-밀양 KTX(1일 8회, 2시간20분 소요), 밀양역→시내버스 이용(역 앞에서 승차)→밀양시외버스터미널→의령(1시간30분 소요)
- 서울-마산 새마을(1일 3회, 5시간 소요), 마산역→마산시외버스터미널→의령행 버스→의령(40분 소요)
- 서울-진주 무궁화(1일 1회, 6시간40분 소요), 진주역→진주시외버스터미널→의령행 버스→의령(4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대전]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나들목→20번 국도(의령방면)→의령 대의교차로(합천방면 직진)→33번 국도→합천 쌍백면 소재지(우회전)→1041번 지방도→궁류면 평촌 삼거리(우회전)→벽계관광지
[부산·마산] 남해고속도로 함안나들목→1011번 지방도→정곡면 소재지→유곡면 신촌삼거리→1041번 지방도→궁류면 평촌 삼거리(좌회전)→벽계관광지

○벽계야영장 이용안내
- 입장료
구분어른청소년/군인어린이개인1,000원700원500원단체800원500원300원
- 시설이용 요금
구분이용요금비고당일체류(숙박)주차장이륜차500원1,000원승합차는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의한 11~35인 기준승용차2,000원4,000원승합차3,000원6,000원버스4,000원8,000원화물차4,000원8,000원야영장소형텐트(4인 이하)3,000원1일중형텐트(5~10인 미만)4,000원대형텐트(10인 이상)5,000원방갈로6.6㎡15,000원1일9.9㎡20,000원13.2㎡25,000원

▶숙박정보
●의령벽계한우산펜션 :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055)572-6832
●찰비펜션(식당 겸업) :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055)572-9573
●왕대실민박(식당 겸업) :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055)572-7819
●벽계민박 :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055)572-7910
●벽계고사리민박 :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055)572-7626
●봉황별장(식당 겸업) : 의령군 궁류면 평촌리 055)572-3027

▶식당정보
●다시식당 : 의령군 의령읍 서동리, 메밀국수(소바) 055) 573-2514
●종로식당 : 의령군 의령읍 중동리, 쇠고기국밥 055)573-2785
●중동식당 : 의령군 의령읍 중동리, 쇠고기국밥 055)572-3377
●수정식당 : 의령군 의령읍 중동리, 쇠고기국밥 055)573-2465
●무학정식당 : 의령군 의령읍 중동리, 쇠고기국밥 055)572-1755

▶주변 볼거리
충익사, 수도사, 의병 곽재우 생가, 호암 이병철 생가,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정암루, 탑바위, 의령 구름다리

▶축제
군민의날 및 의병제전, 한우산 철쭉제, 한지·장판·병풍축제,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달집태우기, 전국남여궁도대회

[최은남 기자] cen@dailysun.co.kr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최은남 기자 ce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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