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가 볼만한 곳 <3> - 경상북도 경주시 일원
6월에 가 볼만한 곳 <3> - 경상북도 경주시 일원
  • 최은남 기자
  • 입력 2008-06-12 10:52
  • 승인 2008.06.12 10:52
  • 호수 737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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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낮보다 화려한 신라의 달밤
(왼쪽상단부터시계방향)임해전지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저녁 화려한 공연을 선보인다. · 임해전지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까지는 1.5km. 천천히 걸어도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사실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은 이번 여행의 서로 다른 끝점이다. 경주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임해전지(안압지), 월성, 계림, 첨성대 등이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을 잇는 7번 국도를 중심으로 모여 있기 때문이다. 대릉원에서 계림, 월성을 거쳐 임해전지에 이르는 코스가 경주 야경 여행의 대표 주자다. 각각의 야경도 화려하지만 이들 장소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산책로도 무척이나 운치가 있다. 형형색색의 경관조명은 물론 산책로 중간중간 가로등이 잘 정비돼 있어 가족, 연인과 함께 하기에 그만이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 도착한 임해전지는 이번 여행의 종착점이자 여행을 완성하는 화룡점정과도 같은 곳이다.

6월의 하루해는 지루할 정도로 길다. 하지만 긴 기다림 끝에 만난 경주의 밤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 아름다움에만 취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신의 화려한 밤을 더욱 뜻 깊게 만들어줄 2%를 찾고 싶다면 기나긴 낮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경주의 축소판 국립경주박물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우선 국립경주박물관과 천마총 정도는 햇살 좋은 낮 시간을 이용해 돌아보도록 하자. 먼 길 마다않고 경주까지 왔으면 신라에 대해 몰랐던 내용 한두 가지쯤은 배우고 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자 그럼, 국립경주박물관부터 둘러보자.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여행의 1번지로 통하는 곳이다.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서라벌대로를 달리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도 역시 국립경주박물관을 알리는 이정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찬란했던 신라 천년의 역사와 예술을 압축적이고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곳으로 성덕대왕신종을 포함해 화려한 금관과 불상 등 경주 곳곳에서 발굴된 3천여 점의 유물이 고고관, 미술관, 안압지관, 특별전시관, 야외전시장 등에 전시되어 있다.

주차료와 입장료가 없다는 것도 매력이라면 매력. 그래서일까. 천천히 산책하듯 박물관 이곳저곳을 돌아본 것만으로도 왠지 마음 한구석이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다.

경주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국립경주박물관을 둘러봤으면, 다음은 천마도로 유명한 천마총 차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까지는 1.5km. 천천히 걸어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사실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은 이번 여행의 서로 다른 끝점이다. 경주시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임해전지(안압지), 월성, 계림, 첨성대 등이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을 잇는 7번 국도를 중심으로 모여 있기 때문이다.

천마총은 거대한 고분들이 모여 있는 대릉원 공원 안에 자리해 있다. 대릉원에는 천마총 외에도 미추왕릉, 황남대총 등 23기의 고분이 있다. 이들 고분 중 천마총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곳에서 발굴된 천마도가 그려진 말다래와 금관 때문이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진흙 등이 튀어 묻지 않도록 말의 배 양쪽에 대는 네모난 판을 가리킨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말다래는 자작나무의 껍질을 여러 겹으로 누벼 만든 판에 천마도를 그려 넣은 모습을 하고 있다. 천마총의 천마도 말다래는 지금까지 회화 자료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고신라의 유일한 미술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천마도 말다래와 함께 출토된 금관도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금관은 모두 10여 점에 불과하다. 이중 한국에서 출토된 금관이 무려 8점에 이르고, 이들 모두 신라시대 금관들이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은 그중에서도 금판이 가장 두꺼우며, 질 좋은 금을 사용해 제작한 것으로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금관으로 알려져 있다.


금관의 나라 신라

금관의 나라, 신라. 그 중에서도 금관의 진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인 것이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많은 유물들의 값어치 못지않게 대릉원 입구에서 천마총에 이르는 산책로도 멋스럽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박사박 기분 좋게 밟히는 흙길도 그렇지만 완만하게 흘러내린 대릉의 실루엣도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한걸음 한걸음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아담한 솔숲에 와 닿는다. 수령과 규모에서 남산의 그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대릉원 솔숲도 나름의 멋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미끈하게 솟은 소나무 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떨구는 대릉원 솔숲 해넘이는 소박하면서도 깊은 여운이 있어 좋다. 대릉원 일몰과 함께 경주의 밤은 시작된다. 오후 7시20분경이면 대릉원과 첨성대 그리고 계림과 월성은 물론 임해전지까지 경주의 야경 명소로 알려진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관조명과 가로등이 불을 밝힌다.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천년고도 경주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어스름이 짙어갈수록 할로겐 램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도 덩달아 그 화사함을 더해간다. 자연의 빛과 인공의 빛이 각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일까. 사진가들 사이에서는 일몰 후 20분을 매직타임이라 부른다.

일몰을 촬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빛이 머무는 시간대라는 얘기다. 사진 촬영에 좋은 시간대라면 눈으로 보기에도 좋을 수밖에 없을 터.

야경여행을 떠날 때 참고해 두는 것도 좋다.

대릉원에서 계림, 월성을 거쳐 임해전지에 이르는 코스가 경주 야경 여행의 대표주자다. 각각의 야경도 화려하지만 대릉원에서 계림 그리고 월성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산책로도 무척이나 운치가 있다.

형형색색의 경관조명은 물론 산책로 중간중간 가로등이 잘 정비돼 있어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하기에 그만이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 도착한 임해전지는 이번 여행의 종착점이자 경주의 야경을 완성하는 화룡점정과도 같은 곳이다.

문무왕 14년에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임해전지는 군주와 신하가 한자리에 모여 연회를 즐기던 별궁으로 신라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은 이곳에서 고려의 태조 왕건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하지만 실제 이곳의 이름에 대해서는 밝혀진 내용이 없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안압지’라는 명칭 역시 ‘기러기와 오리가 노니는 연못’이라는 의미로 조선시대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임해전지에는 안압지라 불리는 연못과 세 개의 전각이 복원돼 있다. 세 개의 전각은 밤이면 각각의 경관조명을 통해 화려하게 변신한다. 여기에 연못 위에 떠 있는 세 개의 섬과 솔숲 그리고 산책로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낸다.

그 빛의 어울림이 화려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넘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느낌이다. 연못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돌아 나오는 데는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그 감흥만은 한평생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두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임해전지 내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1시간 정도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상설공연이지만 매주 새로운 주제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볼거리도 풍성하다. 공연에 대한 상세 내용은 경주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의 밤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면 경주남산연구소와 신라문화원에서 진행하는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괜찮다.

먼저 경주남산연구소에서는 한 달에 한번, 달뜨는 시간에 맞춰 ‘남산달빛기행’을 진행한다. 참가비는 없으며 매회 선착순 50~80명까지만 접수를 받는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경주남산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답사 신청을 해야 한다.


달뜨는 시간 ‘남산달빛기행’진행

신라문화원에서도 매월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에 경주시 유명 유적지를 돌아보는 ‘달빛신라역사기행’을 운영하고 있다. 매회 600명까지 답사에 참여할 수 있으며 도시락, 교통비, 입장료 등을 포함한 참가비용은 일반 1만8천원, 회원 및 어린이 1만6천원이다. 매회 답사지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참가 신청시 답사지역도 함께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신라문화원에서는 그믐날을 전후한 토요일에는 ‘별빛신라역사기행’도 진행한다. 참가비는 일반 1만6천원, 회원 및 어린이 1만4천원이다.

문의전화:041)560-0114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최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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