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과 낙동강을 한 눈에 보는 대구시티투어

영남지방 중심에 위치한 대구는 한국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관광도시다. 뿐만 아니라 서문시장, 약령시장, 패션 주얼리특구 등 볼거리, 살거리가 풍부한 쇼핑 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문화를 효율적으로 접하기 위해서는 연중무휴의 대구시티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6가지의 테마코스와 전문가이드의 흥미진진한 설명이 장점이다. 불교문화유적으로 꾸며진 팔공산 코스는 동화사, 방짜유기박물관, 신숭겸장군 유적지 등 역사유적과 체험여정으로 꾸며졌다. 달성의 뿌리 비슬산 코스는 영남유학 르네상스의 현장인 도동서원, 현풍의 냉장고인 석빙고, 비슬산 자연휴양림 코스로 꾸며져 숲체험과 문화유적답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산수화 같은 풍경을 간직한 화원권 코스, 약령시장과 달성공원 등 둘러보는 도심권 코스도 대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손색이 없다.
대구 시티투어 중 가장 인기 있는 비슬산 코스는 12칸의 긴 건물이 자랑인 현풍12정려각, 영남 유학 르네상스의 현장인 도동서원, 현풍의 냉장창고인 석빙고, 비슬산자연휴양림 꽃길코스 등으로 꾸며져 숲체험과 문화유적답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현풍IC에서 빠져나와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이 바로 현풍곽씨 12정려각이다. 정려(旌閭)는 충신, 효자, 열녀들을 표창하는 조선시대 제도로 현풍 곽씨 집성촌에 12정려를 배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전사한 아버지를 따라 딸과 며느리가 자결한 이야기, 아버지를 구한 4부자 이야기, 강도로부터 남편을 구하고 대신 죽은 부인의 이야기 등 효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
12칸이 길게 이어진 건물도 특이하고 정려각 앞 400년 된 느티나무도 볼만하다.
굽이치는 낙동강을 보듬고 있는 도동서원은 동방 5현의 수장인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모신 서원으로 배치나 기교면에서 서원건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서원 입구 일명 ‘김굉필나무’라고 불리는 은행나무는 400년 수령을 자랑하고 있다.
2층 누각 수월루에 오르면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과 오밀조밀한 산이 한 눈에 잡힌다.
‘주인을 부르는 문’을 뜻하는 환주문은 항아리 모양의 장식과 사모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다. 이마가 닿을 정도로 낮은 문에 문턱에는 꽃봉오리를 새긴 돌을 놓아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고 서원에 진입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마주하고 있으며 강학공간인 중정단 기단석은 색상을 달리한 모자이크 그림을 보는 듯하며 네 마리의 용과 물고기, 다람쥐, 봉황조각의 석물도 눈길을 끈다. 봄철 후원은 꽃으로 만발하며 암키와와 수막새를 이용한 꽃담장은 한국전통의 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소나 돼지를 단에 올려놓고 제수로 적합한지 검사하는 생단과 대청앞 기단에 세워진 조명시설 정료대는 서원건축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구조물이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훼철되지 않은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며 병산서원, 도산서원, 옥산서원, 소수서원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서원으로 손꼽힌다.
현풍읍내로 나가려면 다람재를 넘어야 한다. 정상 팔각정에 서면 활처럼 휘어 흐르는 낙동강과 도동서원 그리고 아늑한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대 인도의 힌두신인 비슈누를 한자로 음역한 비슬산은 참꽃으로 유명하다. 5월 초순 쯤 대견사지 뒤편 30만평 자락에 핑크빛 참꽃군락이 장관을 이뤄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유가사, 용연사, 소재사 등 계곡마다 명찰이 숨어 있으며 비슬산자연휴양림까지 숲길 산책하기에 좋다. 정상부, 능선부에는 특이한 모양의 암석이 솟아 있으며 휴양림 상류 2km쯤에 자리 잡은 암괴류와 애추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어 아이들의 지질자연관찰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봄에는 참꽃, 여름에는 야영과 계곡,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얼음동산이 있어 4계절 어느 때 찾아도 좋다.
비슬산 아래는 영화 ‘빨간 마후라’의 실제 주인공 유치곤장군을 기리는 호국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유치곤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UN군이 500여 차례 공격에도 파괴하지 못한 평양철교를 초저공비행으로 폭파하는 임무를 세웠으며 공군 역사상 최초로 200회 출격을 돌파하는 기록까지 가지고 있다. 호국기념관에는 ‘빨간마후라’ 영화와 유치곤장군에 관련된 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3층에는 실제 조종석 모형에 앉아 비행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마당에는 유치곤장군 동상과 6.25 당시 전투기 2대가 전시되어 있다.
비슬산시티투어 마지막 일정지는 보물 제673호인 현풍석빙고로 하절기 얼음을 보관하기 위해 1730년 돌로 지어진 저장고다. 현풍지역의 특산물과 석류, 비슬산에서 채취한 약초 등을 저장하여 임금에게 바쳤다고 전해진다. 바닥에 돌을 깔아 여름에 얼음이 녹지 않도록 통풍과 배수에 신경 썼으며, 천정에는 환기구를 설치하며 빗물에 대비한 뚜껑까지 갖추고 있는데. 한여름에도 섭씨 5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비슬산코스과 더불어 인기 있는 팔공산코스는 천연기념물 제1호인 달성측백수림을 둘러보고, 삼국시대 고분 211기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불로동고분군을 산책하는 코스다.
팔공산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며 유서깊은 동화사의 불교문화를 만나게 된다. 유기장 이봉주 선생의 유기 명품이 전시된 방짜유기박물관과 공산성 전투때 왕건을 위해 옷을 바꿔 입고 전장에 나가 장렬한 죽음을 맞은 신숭겸장군의 흔이 살아 있는 신숭겸장군 유적지를 둘러본다.
이밖에 산수화 같은 풍경을 간직한 화원권 코스, 약령시장과 달성공원 등 둘러보는 도심권 코스도 대구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동대구역, 두류공원, 반월당 등 시내 3곳에서 매일 출발한다.
사진·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남석진 기자 nsj@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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