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서 캐온 봄나물 향취 물씬”
“백두대간에서 캐온 봄나물 향취 물씬”
  • 남석진 기자
  • 입력 2008-03-19 13:29
  • 승인 2008.03.19 13:29
  • 호수 725
  • 6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에 가 볼만한 곳 <4> - 경북 상주시
낙동강 칠백리 탑 · 화달리 삼층석탑 · 영남에서 으뜸 평가를 받는 도남서원 · 최근 개관한 상주박물관 · 난간에 자전거 모형을 달고 있는 '경천교' · '상주 5일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봄나물들.

쌀·목화·누에고치로 유명한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는 예로부터 낙동강 물길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였다. 경상도의 특산물이 서울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충청도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충청·경상도의 물품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큰 장이 섰다. 오늘날까지 5일장(2일, 7일)이 이어지고 있다. 청화산·국수봉 등 백두대간 자락에서 자란 과일과 채소가 풍성하다.

특히 봄철이면 보약과 다름없는 봄나물이 장터에 나온다. 충의사·경천대·상주박물관·경천교·도남서원 등 주위에 찾아갈 만할 곳도 많다. 경천대에서 퇴강리 성당에 이르는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를 선물한다.

오래 전부터 교통 중심지인 상주는 충청·경상도의 특산물이 모이는 곳이었다. 오늘날까지 5일장(2일, 7일)이 이어지고 있다. 백두대간 자락에서 자란 과일과 채소가 풍성하다. 특히 봄철이면 청화산, 국수봉 자락에서 캐온 냉이·달래·두릅·쑥·머위 등 보약과 다름없는 봄나물을 싸게 살 수 있다.

우리나라 곶감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곳인 만큼 장터에 따로 곶감시장이 열린다. 임금님 수랏상에도 올랐던 상주곶감은 당분 양이 높고 씨가 적으며 부드러워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요즘엔 냉동보관이 잘돼 4계절 상주곶감을 맛볼 수 있다.


임금님 진상품 ‘상주 쌀’

넉넉한 들녘에서 자란 상주 쌀은 품질이 좋아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쓰였다.

‘샘물오이’란 이름을 가진 상주오이는 맛이 좋기로 소문났다.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색 때문에 사과, 포도 등 과일의 당도가 아주 높다.

농기구를 파는 철물점, 약방, 옹기가게, 솥 가게 등 그 옛날장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장터를 끼고 있는 중앙시장상가는 간판을 정비하고 재개발했다. 휴식공간을 만드는 등 찾는 사람들이 편안히 둘러볼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사벌면 화달리의 전사벌 왕릉은 3세기 후반 신라에 정복된 진한의 소국 사벌왕국의 왕릉으로 알려져 있다.

그 옆 화달리 삼층석탑(보물 제117호)은 듬직하고 균형 잡힌 신라탑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준다. 인근 충의사는 ‘뭍의 이순신’이라 불리는 매헌 정기룡 장군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낙동강 1,300여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난 곳으로 알려진 경천대는 깎아지는 절벽과 노송이 자랑이다. 예로부터 하늘이 스스로 경치를 내렸다고 해 자천대(自天臺)라 불렸다.

금모래사장에 청녹색의 낙동강이 흐르면서 훌륭한 경치를 만들어냈다. 무우정 정자는 병자호란 때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끌려가 고생한 우담 채득기 선생이 머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룡 장군이 용마와 함께 수련을 했다고 전해지는 ‘용소’, 말먹이 통으로 쓰였던 ‘말구유’가 여태까지 남아 있다.

드라마 ‘상도’의 세트장과 낙동강을 발아래 볼 수 있는 전망대 외에도 인공폭포, 출렁다리, 황톳길, 어린이랜드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전거의 도시

자전거도시답게 경천교 난간엔 30여개의 자전거주행 모형을 달았다.

다리중간에 패러글라이딩 모양의 전망대가 있어 넉넉한 낙동강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리는 경천대와 중동을 연결, 부근 상주 활공장까지 가기 쉬워졌다.

경천교와 가까운 도남서원은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이언적, 이황, 노수신, 류성룡, 정경세, 이준 등 9명의 위패를 모신 영남의 으뜸서원이다. 서원에서 바라본 병풍 같은 산과 낙동강의 은모래가 인상적이다.

상주는 신라 때 9주, 고려 때 8목, 조선시대엔 경상감영이 있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


‘낙동강 드라이브 코스’

최근 문을 연 상주박물관에선 선사시대 토기, 사벌국시대의 그릇받침, 통일신라·고려시대의 불교유적, 유교문화와 구한말 동학이야기 등 상주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야외공연장, 분수, 생태연못 등 산책코스까지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상주박물관부터 매호리, 퇴강리, 함창읍까지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환상의 드라이브코스가 이어진다.

상풍교 일대는 조선시대 운성나루터가 있던 자리다. 한때 수많은 세곡과 소금을 실은 배가 드나들었다.

조금 더 가면 조선 선조 때 문인이었던 이재 조희열선생의 시비가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다. 글씨·그림·시의 3절이라고 불렸다. 특히 전서체와 초서에 능한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사벌면 퇴강리의 물미나루 옛터엔 낙동강 7백리 시작표지석이 서있다.

태백에서 시작한 낙동강물이 강원산간지역을 적시며 수많은 물을 받아들여 영남의 젖줄을 만들어낸다. 상주 퇴강리에 이르러 낙동강 칠백리 본류가 시작된다.

이 아담한 마을에 상주 최초의 천주교당인 퇴강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직선과 곡선의 적절한 구성이 돋보이는 벽돌조 고딕양식으로 서울 명동성당의 축소판이다.

기존 공소를 허물고 1956년에 고딕식성당을 새로 지었다. 성모승천상이 성당 정면에 있는 게 특이하다. 성당 안에서도 초창기 성당의 소박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삼한시대 ‘공검지’

함창군 공검면의 공검지(공갈 못)는 제천의 의림지, 김제 벽골제와 더불어 삼한시대 만들어진 저수지로 알려져 있다.

공검지는 ‘공갈 못’이라고도 한다. ‘공갈’이란 아이를 묻고 둑을 쌓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예로부터 연꽃이 많은 것으로 유명했다. 연밥 따는 처녀를 향한 연정을 노래한 ‘공갈 못 노래’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황을 비롯, 수많은 시인과 학자들이 공검지를 중국의 전당호에 비길 만큼 극찬했다고 한다.

사진·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상주시청

남석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