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군
경북 의성군 단촌면 후평리 경상북도의 한복판에 위치한 의성은 삼국시대 신라에 합병되기 이전 조문국이라는 독자적인 세력을 지닌 왕국이었다. 오늘날에도 독특한 모양의 금관이 출토된 고분군이 남아 의성의 내력을 증명하고 있다.
의성의 가을에는 달콤한 내음과 붉은색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최고의 과일, 사과가 지천으로 열린다. 한국애플리즈는 이름난 의성 사과를 이용하여 사과농장체험과 사과와인 제조체험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단순한 농작물 수확체험을 넘어 ‘나만의 사과와인 만들기’라는 이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또한, 의성군 춘산면 빙계리에는 빙혈과 풍혈이 있어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벽돌탑 형식으로 조성한 신라석탑인 탑리5층석탑(국보77호)과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발자국 300여개를 볼 수 있는 제오리 공룡발자국화석지도 둘러볼만 하다.
지도를 펴서 경상북도 지역을 보면 안동, 예천, 상주, 구미, 군위, 청송에 둘러싸여 경북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곳이 의성군이다. 그야말로 내륙 중에서도 내륙인 것이다.
의성은 근래 들어 잊혀졌던 역사적 배경을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삼국시대 신라에 병합되기 이전 독자적인 나라였던 조문국이 바로 의성땅의 역사적 원류인 것이다.
의성에는 조문국 시절의 왕릉이 현존하며 일대 고분군에서 나온 금동관은 삼국의 유물들과 다른 모양으로 독자적인 문화가 존재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의 의성을 유명하게 하는 것은 아마도 마늘과 고추일 것이다. 의성의 한지형 마늘과 고추는 전국 최고라 부를만한 질좋은 농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의성 관내의 탑리장, 의성장, 사곡장 등 5일 장터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 여행시 둘러볼 만 하다.
전국 최고 ‘마늘과 고추’
의성의 가을을 붉은 와인빛으로 장식하며 여러 사람들을 취하게 만드는 곳이 있다. 내국인 체험객들도 많지만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사과농장과 사과와인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킨 한국애플리즈가 그 곳이다.
먼저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사과와인이 붉은빛인 이유는 좀 더 화려한 색감을 내기 위해 버찌에서 추출한 천연색소를 첨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원래의 색 그대로인 화이트와인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애플리즈의 체험 프로그램은 사과농장에서 사과를 따서 먹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농산물을 원료로 한 체험은 원재료의 품질을 직접 산지에 찾아가 오감을 동원해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고 신뢰성 있는 시작이다.
한국애플리즈가 있는 단촌면과 점곡면 일대에는 전국 어느 지역의 사과와 겨뤄도 뒤떨어지지 않을 최고 품질의 사과를 재배하는 농장들이 즐비하다.
농장에서 사과의 생태에 대해 설명 듣고 각자 가장 맘에 드는 사과를 하나씩 따서 맛을 본다. 사과를 현장구매 할 수 있으며 빨갛고 탐스럽게 익은 사과나무 그득한 농장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념사진 촬영지다.
사과농장에서 한국애플리즈 공장으로 이동해 사과와인 만드는 과정을 견학하는 것도 좋다. 단순한 견학이 아닌 근사한 체험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와인 라벨’
애플파이를 직접 만들어 사과와인과 석류와인을 곁들여 먹는 프로그램과 생사과를 갈아서 맛보는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사과와인을 각자의 병에 넣은 뒤 사과농장에서 찍어놓은 기념사진을 스티커로 만들어 사과와인 병에 붙이는 ‘나만의 사과와인 만들기’ 프로그램은 이 곳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가족이나 친구 등 함께 여행 온 사람들의 사진이 라벨이 되어 붙어 있기에 개봉하여 마시기 아까운 와인이 된다.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줄 소중한 기념품이 됨은 물론이다.
농장에서 사과를 딸 수 있는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는 농장체험이 함께 이루어지나, 그 이외 기간에도 사과와인 제조 견학과 체험프로그램은 가능하다. 가족 단위의 체험객들도 체험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하지만 미리 전화문의를 해 시간조정을 해야 한
다.
가능하면 서너 가족이 모여서 10명 이상의 인원을 구성해 예약하면 일정조정이 아주 쉽다. 총 체험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자연의 신비 ‘빙혈과 풍혈’
의성의 남쪽 지역인 금성면으로 내려오면 면소재지에서 ‘탑’이라는 명칭을 쓰는 가게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예전부터 이곳을 ‘탑리’라고 불러왔는데 이 지역의 한복판에 신라시대에 조성된 늠름한 5층석탑 때문이다. 전탑(벽돌탑)의 형식을 보여주는 석탑이므로 모전석탑이라고 부르는데 국보 제77호로 지정되어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탑리에서 68번 국지도를 따라 가음면을 지나 춘산면 빙계리에 이르면 아주 특별한 지형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한여름에는 영하4도까지 내려가고 한겨울에는 영상3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는 자연지형인 빙혈과 여름에는 찬바람이 나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풍혈이 있는 곳이다.
빙혈과 풍혈이 있는 계곡은 중생대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으로 빙혈이 있어 빙계계곡이라 불러왔다. 빙혈의 앞에는 탑리 5층석탑과 그 형태가 비슷한 보물 327호 빙산사지 5층석탑이 있어 이곳이 옛 사찰터였음을 알려준다.
의상대사 창건 ‘고운사’
금성면에서 의성읍내로 나오는 도중에는 공룡화석지 입간판을 보게 된다. 28번 국도에서 우회전해 제오리로 들어가면 도로변에 거대한 암반이 비스듬히 서 있고 보호각을 세워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이 거대한 암반은 천연기념물 제373호로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반층인데 이 곳에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 300여 개가 남아있어 귀중한 자연사 자료가 되고 있다.
의성 여행의 마지막은 따뜻한 온천에서 건강을 챙겨볼 수 있어 좋다. 중앙고속도로 의성 I.C가 있는 봉양면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여행의 피로를 풀고 가기 딱 좋은 탑산약수온천이 있다. 투숙객들은 무료로 온천탕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곳은 인체에 여러 좋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르마늄이 국내 최고 수준으로 함유된 온천이라 인기가 좋다.
한편, 의성 여행에서는 고운사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 신문왕 때(681년)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신라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이 중건한 유서 깊은 사찰로 조계종 16교구 본사를 맡고 있는 큰 사찰임에도 산사의 고즈넉함과 선풍을 잃지 않은 곳이다.
고운사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전통찻집 겸 도서관이 있다. 여행 도중 잠시 몸과 마음을 쉬며 흐르는 계곡으로 눈길을 돌리고 귀한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다. 고운사 진입로 마지막 1km에선 차를 세워두고 산쪽으로 나 있는 천년 숲으로 올라가 숲길 트레킹을 해보자. 짧은 길이지만 몸을 맡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숲길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의성군청
남석진 nsj@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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