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해상 관광의 천국 ‘고흥앞바다’
가을 해상 관광의 천국 ‘고흥앞바다’
  • 남석진 
  • 입력 2007-09-20 11:08
  • 승인 2007.09.2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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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9월의 가 볼만한 곳 <3>
- 전남 고흥군

고흥호는 2007년 모습을 드러낸 신생 호수다. 전남 고흥군 두원면 풍류리와 도덕면 용동리 사이의 바다를 막는 고흥지구 간척사업은 1991년 시작돼 15년만인 2006년 내부개답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고흥호’라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생겨났다. 방조제의 길이는 약 2.9km에 이르고 간척지 안에는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들이 사방팔방으로 뻗어있다. 나로도에 인공위성발사대 등을 포함한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는 것과 발을 맞춰 고흥호 내부 간척지에는 항공센터와 경비행장도 들어선다. 호수 안쪽에는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여름철새들과 겨울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방조제 주변에는 유채꽃 단지가 조성돼 2007년 봄 20여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기도 했다. 방조제 서쪽 끝의 선착장은 바다낚시터로 각광받고 있다. 고흥 앞바다는 이미 해상관광의 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1991년부터 시작돼 2007년 말 완공되는 고흥지구 간척개발사업의 결과로 3,100ha의 간척지가 생겨났다. 농경지는 1,701ha, 담수호는 745ha, 인공습지는 280ha이다. 이 개발사업이 준공 허가를 받으면 고흥군의 면적은 전라남도 내의 여러 지자체 중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두원면 풍류리에서 시작, 도덕면 용동리로 이어지는 길이 2,873m의 고흥만방조제 위에 서서 남쪽으로 시선을 두면 광대한 호수와 농경지가 펼쳐지고 그 뒤로 두원면, 고흥읍, 풍양면, 도덕면을 잇는 능선이 수묵담채화처럼 이어진다. 방조제와 간척지 내 도로를 따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질서정연하게 세워진 전봇대의 사열식마저 디카촬영 소재감으로 안성맞춤이다. 먼저 풍류리에서 시작, 용동리로 향하는 고흥만방조제를 달려보자.


‘호반도로’ 드라이브

구부러지거나 휘어진 곳 하나 없이 줄기차게 일직선으로만 뻗어 있어 안개라도 조금 끼는 날이면 길의 끝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득량만의 바닷바람과 고흥호의 호수바람이 방조제 위에서 하나로 만나 부딪히니 창문을 열고 운전하는 여행객의 머리와 가슴은 여간 시원한 게 아니다. 방조제 서쪽 끄트머리에 닿을 즈음 고흥만수변공원이 왼편에 보인다. 고흥만간척지와 고흥호 조성공사의 개요를 알려주는 현황판, 고흥호 기념탑, 화장실, 벤치, 지압로, 특산물판매장 겸 매점 등이 모여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다시 공원을 출발해서 배수갑문을 지나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담수호를 따라 호반도로를 달리게 된다. 한적마을에 이르러 다시 동쪽으로 길을 잡자. 간척지를 가로질러, 비룡교라는 이름의 다리를 건너서 경비행장과 항공센터로 갈 수 있다.

여기서 계속 동쪽으로 가면 비아도를 거쳐 고흥읍 비아마을로 가게 되고 비아도 앞에서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인공습지와 3개의 전망대를 지나 고흥만방조제의 동쪽 끝으로 나가게 된다. 이렇게 한 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고흥호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다.


야생 조류의 천국

호수의 물과 땅이 만나는 곳마다 신생 갈대밭이 조성되고 있다. 누가 일부러 심지 않았으나 갈대들은 저마다 뿌리를 내리고 영역을 확장해나간다.

바람과 갈대의 향연은 고흥호의 단조로움을 덜어내고 강인한 자연의 생명력을 여행객들에게 보여준다. 그 갈대숲과 주변 농경지에는 30여종의 텃새, 20여종의 여름철새, 30여종의 겨울철새, 10여종의 나그네새가 번갈아 주인 노릇을 하면서 살아간다.

특히 비아도 앞에서 간척지 중앙관리소로 이어지는 담수호 동편 도로변에는 3군데에 호수 전망을 겸한 자연 관찰 데크가 만들어져 있어서 호숫가 드라이브 도중 차를 멈추고 경관을 감상하기에 좋다. 수생곤충들과 물고기들을 먹잇감으로 노리던 백로나 왜가리떼가 관찰 데크의 주인 노릇을 하다가 여행객이
차에서 내리면 슬며시 자리를 내주고 호수 한가운데로 날아간다.

고흥만방조제 인근에는 풍류해수욕장과 대전해수욕장, 금호해수욕장과 용동해수욕장이 있다. 물결 잔잔한 득량만 바다를 감상하는 것은 고흥호 드라이브 코스가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금빛 갈대밭 풍경

고흥만방조제에 접근하는 길은 여러 갈래다. 먼저 과역면과 고흥읍을 잇는 77번 국도에서 두원면 운대리로 빠져나가면 두원면소재지를 거쳐 방조제로 갈 수 있다.

고흥읍내에서는 고흥홍교를 지나 두원면소재지로 향하면 된다. 또는 홍교에서 비아마을로 직행, 경비행장으로 곧장 접근해도 된다. 풍양면과 도양읍 사이의 도덕면 소재지에서는 가야리와 용동리로 이어지는 지방도를 타면 성항마을, 동촌마을 등을 거쳐 용동마을이나 고흥만방조제로 다가갈 수 있다.

한편 고흥반도 동쪽편의 해창만 간척지도 갈대밭과 농경지, 담수호 사이를 이리저리 누비면서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해창만지구 간척사업은 1963년부터 1993년까지 30년에 걸쳐 이뤄졌다. 포두면 옥강리에서 오도를 거쳐 영남면 금사리까지 이어지는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2,736ha의
간척지가 생겨났다. 이 가운데 담수호의 면적은 500ha이다.

고흥읍이나 포두면에서 영남면의 남열해수욕장, 팔영산휴양림 등으로 갈 때면 어김없이 이 해창만간척지를 지나게 된다. 나로도 방면에서 팔영산으로 갈 때에도 해창만방조제를 건너지 않을 수 없다.

해창만1방조제와 해창만2방조제를 합한 길이는 3,464m이고 간척지 안의 농로 길이만도 무려 171km나 된다. 직각을 이룬 농로와 경지정리가 잘 된 논, 하늘을 고스란히 담은 해창호와 갈대밭이 빚어내는 풍경은 고흥 땅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절경들이다. 해창만 갈대밭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황혼의 풍경은 순천만 갈대밭의 풍경에 버금간다.

해창만방조제와 간척지를 지날 때 늘 시야에 들어오는 산이 팔영산이다. 팔영산(608.6m)은 고흥의 진산이다. 이 산의 8개 봉우리는 보는 방향에 따라 변화무쌍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 때문에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각 봉우리의 이름은 1봉 유영봉, 2봉 성주봉, 3봉 생황봉, 4봉 사자봉, 5봉 오로봉, 6봉 두류봉, 7봉 칠성봉, 8봉 적취봉 등이다.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정경들이 아늑하게 다가온다.


‘가족의 섬’ 계획

팔영산의 북쪽에 자리한 능가사는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하나 확실한 근거는 남아있지 않다. 신라시대의 10대 사찰로 꼽히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탄 것을 조선 인조 22년(1644)에 벽천대사가 재 창건하고 이름을 능가사로 바꿨다. 응진당의 목조삼존불은 보물 제1307호이고 정면 5칸, 측면 3칸의 대웅전은 전남유형문화재 제95호다. 무게 약 9백kg의 범종은 지방유형문화재 제69호, 대웅전 뒤편 사적비는 지방유형문화재 제70호, 추계당 및 사영당 부도는 지방유형문화재 제264호, 목조사천왕상은 지방유형문화재 제224호로 지정됐다.

고흥군에는 썰물 때마다 육지와 하나로 이어지는 섬이 있다. 남양면의 우도가 그런 섬이다. 남양리와 중산리를 이어주는 해안도로에서 우도까지는 길이 1.5km 정도의 시멘트포장도로가 갯벌 위에 놓여져 있다.

우도에는 50여 가구에 150명 정도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굴, 꼬막, 바지락, 고구마, 참깨, 보리 등이 우도의 특산물이다. 고흥군은 앞으로 이 섬에 조깅 및 산책로, 주차장, 낙조전망대, 갯벌체험장, 오토캠핑장, 석류재배 체험장, 펜션단지 등을 만들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가족의 섬’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우도진입로의 출발지인 남양리에서 중산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낙조를 감상하기에 좋다. 이 ‘중산 일몰’은 고흥군의 10경 가운데 하나이다. 해안도로에 서면 상구룡도, 중구룡도, 하구룡도, 그리고 우도 뒤로 넘어가는 저녁 해가 고흥만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주변 볼거리 ‘풍성’

고흥군의 명찰로는 팔영산 능가사 외에 천등산 능가사도 손꼽힌다. 신라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능가사사에는 극락전(지방유형문화재 제102호) 외에 명부전, 삼성각, 종각, 요사채 등이 남아있다. 능가사 주변의 울창한 비자나무숲은 300년 전부터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제239호로 지정되어 각별한 보호를 받는 숲이다.

고흥군에 속한 섬들을 여행하려면 내나로도, 외나로도, 거금도, 소록도 등지를 찾아간다.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는 고흥반도와 나로1대교, 나로2대교로 연결되어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내나로도의 여행 명소는 덕흥해수욕장, 외나로도의 명소는 나로도해수욕장과 염포해수욕장, 나로도항 등이다.

특히 나로도항에서 유람선을 타면 2시간에 걸쳐 외나로도를 일주하면서 해상 관광을 즐기게 된다. 유람선에 타면 염포 자갈밭 해변, 부채바위, 쌍굴(일명 코굴), 여자바위, 사자바위, 부처바위, 흔들바위, 카멜레온바위, 남근바위 등의 기암과 원추리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해벽, 인공위성발사기지 등이 들어서는 나로우주센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도양읍 녹동항에서 철부선을 타면 20분만에 거금도에 닿는다. 2008년 녹동항-소록도-거금도를 하나로 잇는 연육연도교가 완공되면 섬 나들이가 한결 편리해진다. 거금도는 해안일주도로가 잘 만들어져 드라이브하기가 편하고 섬의 남부에는 익금, 금장, 서부에는 연소, 고라금 등 4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 섬 중앙부에 우뚝 솟은 적대봉(592.2m)은 등산객들에게 사랑받는 섬산행지다.

고흥군 남쪽의 녹동항에서 600m 가량 바다 건너에 위치한 섬이 소록도다. 면적은 여의도의 1.5배 정도 된다. 섬 둘레가 14km 정도인 소록도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작은 사슴의 섬’이다.

소록도에는 한센병 치료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다. 1916년 자혜의원이라는 한센병 환자 수용시설이 들어서면서 소록도의 가슴 저미는 역사는 시작됐다. 소록도를 낙원으로 일군 한센병 환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경건한 마음을 갖고 소록도를 방문했다. 중앙공원에 다다르면 흰 빛의 구라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탑 아래 부분에는 ‘한센병은 낫는다’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어 그들의 치열한 삶의 의지를 느끼게 한다. 탑 주변은 천국처럼 아름답게 가꿔져 있다. 향나무와 삼나무, 히말라야 삼목, 동백, 팔손이나무, 치자나무, 피라칸다 등 남국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이 공원을 뒤덮고 있다. 구라탑 뒤에는 한하운의 시 ‘보리피리’가 새겨진 커다란 바위가 누워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고흥군청

남석진  nsj@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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