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땅의 북쪽 끝에서 만나는 희망의 불빛!
남녘 땅의 북쪽 끝에서 만나는 희망의 불빛!
  • 남석진 
  • 입력 2007-07-05 15:28
  • 승인 2007.07.05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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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7월의 가 볼만한 곳 <1> - 강원 고성군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대진등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유인등대다. 이 등대는 원래 어로한계선을 표시하는 도등(導燈)으로 활용하기 위해 1973년 1월에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그러다 어로한계선이 5.5㎞ 더 북쪽으로 상향조정된 1993년부터는 도등 역할을 마무리하고 일반등대로 전환됐다. 12초마다 1회씩 불빛이 깜박거리는 대진등대의 불빛은 20마일(37㎞) 밖의 해상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해발 61m의 등탑에 올라서면, 가까운 대진항과 화진포는 물론이고 멀리 북녘 땅의 금강산까지도 아스라이 보인다. 대진항에서 자동차로 10여 분만 달리면 남한 땅의 북쪽 끝인 통일전망대에 도착한다. 그리고 대진항의 지척에는 자연풍광이 수려하고 물빛도 깨끗한 석호인 화진포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대진항과 화진포 인근에는 명파, 마차진, 대진, 초도, 화진포 등의 해수욕장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서 피서지로도 안성맞춤이다.


남녘땅의 맨 북쪽에 위치한 강원도 고성은 때 묻지 않은 자연미를 보여준다.

특히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바다와 호수가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분단 이후 사람들의 왕래와 출입을 가로막은 철책이 자연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보호막으로 작용해온 덕택이다.

고성군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찾아가는 길은 아주 단순하고 편리하다. 동해안 바닷가와 나란히 달리는 7번 국도만 따라가면 고성군의 아름다운 해안경관과 관광명소의 대부분을 구경할 수가 있다. 또한 이 국도를 타고 가다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꺾어져 조금만 달리면 멋진 포구와 한적한 어항에 다다른다.


전망 좋은 ‘대진등대’

동해안의 여러 어항 가운데서도 유독 마음이 끌리는 곳은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이다. 우리나라의 어항 가운데서는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다. 항구 자체의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항구에 정박한 어선들이 제법 많고 사시사철 언제나 어항 특유의 활기가 가득하다. 게다가 이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동산에는 대진등대가 우뚝 솟아 있다.

대진등대는 1973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 우리나라의 서·남해안 일대에 백년 이상 된 등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진등대는 비교적 나이가 젊은 축에 든다.

원래 이 등대는 동해안의 북방어로한계선을 표시하는 도등(導燈)으로 세워졌다. 그러다 1993년 어로한계선이 5.5km 북쪽으로 상향조정되자 도등의 역할을 마치고 일반유인등대로 전환됐다.

그와 함께 높이 31m의 등탑은 팔각형의 흰색 철근콘크리트구조물로 신축됐다. 현재 대진등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동해안 최북단의 무인등대인 저진도등을 원격 관리하여 어선들이 어로한계선 이북의 해역에서 조업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이 등대의 사무실이 특이하게도 전망 좋은 등탑의 상부에 자리 잡은 이유도, 저진도등과 거진등대(무인)의 관측을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대진등대의 등탑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야가 훤하다. 바로 아래의 대진항과 화진포뿐만 아니라, 북녘 땅 금강산의 뾰족한 암봉들까지도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슴이 뻥 뚫릴 만큼 풍경이 상쾌하다.


‘화진포 해수욕장’ 으뜸

고운 백사장을 거느린 고성군의 바닷가는 모두 해수욕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군사지역에 포함돼 있는 곳이 많아서 여름 피서철, 그것도 낮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해수욕장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화진포, 송지호, 봉수대 등의 3개 시범해수욕장은 야영이 가능하고 야간 출입도 비교적 자유롭다. 반면에 소규모의 마을 해수욕장들은 대체로 일출 시간부터 저녁 10시까지만 피서객들의 출입이 허용된다.

대진등대 부근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해수욕장은 역시 화진포해수욕장이다. 1973년에 처음 개장했고, 1990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화진포해수욕장은 천연의 석호와 울창한 솔숲, 그리고 해당화 꽃길의 조화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게다가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스러져서 형성된 백사장을 품고 있어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기분 좋은 ‘사각사각’ 소리가 쉼 없이 들려온다. 휴전선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해수욕장인데도 해안철책이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도 이 해수욕장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수심이 비교적 완만하고 화장실, 민박집,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솔숲 언덕 위 ‘별장’

화진포에는 자동차를 타고 찬찬히 달리면서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호반도로가 여러 갈래 개설돼 있다. 게다가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 등과 같이 우리 현대사의 거물들이 남긴 자취가 있어서 볼거리도 매우 다양하다.

특히 김일성 별장은 풍광 좋은 바닷가의 솔숲 언덕에 자리 잡은 데다가, 현재 북한의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이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계단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그리고 고성지역의 동해바다에 서식하는 어종의 실제 서식환경과 살아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화진포 해양박물관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명소이다.

화진포해수욕장 북쪽에는 초도해수욕장, 대진해수욕장, 마차진해수욕장, 명파해수욕장 등의 마을 해수욕장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전체적인 규모와 시설은 화진포해수욕장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지만, 피서객들의 발길이 비교적 뜸한 편이어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호젓하고 오붓하게 피서와 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대진항을 찾은 김에 고성 통일전망대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지금은 휴전선 이북의 금강산도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지만, 해발 70m의 통일전망대에서 분단조국의 아픈 현실을 실감하며 금강산과 해금강을 바라보는 소회는 사뭇 각별하고도 비장하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남석진  nsj@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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