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해도 한나라당 3등 후보”
“아무리해도 한나라당 3등 후보”
  • 김승현 
  • 입력 2007-08-09 11:47
  • 승인 2007.08.09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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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손학규 역전 비책 마련 중

정동영 전장관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범여권 통합신당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지만 지지율 상승이 생각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앞선 곳에서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미 손학규 전경기지사에게 역전 당한 상황이고 이해찬 전총리의 추격도 버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김대중 전대통령을 앞세운 동교동계와 통합민주당의 박상천 대표도 정 전장관에게는 부담스러운 벽일 수밖에 없다. 최근 정 전장관측은 범여권 주자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지사를 따라잡기 위한 비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이은 지지율 하락·손 캠프 세몰이에 위기감 고조
정체성 공세·조직 재정비 ‘양동 작전’으로 경선 대비


한 때 열린우리당 최대 계파를 거느리며 범여권 주자 중 1위를 달렸던 정 전장관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지사가 선두로 치고 나간지 오래고 이 전총리도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 전장관을 역전했다. 지난 2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3.0%)마저 정 전장관(2.5%)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민주당의 조순형 의원도 출마 의사를 표시하자마자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며 정 전의장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땟물”

비단 여론조사 결과뿐만 아니다. 열린우리당 탈당 과정에서 정 전장관 그룹으로 분류되던 일부 의원들이 이미 손 전지사 캠프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싱크탱크와 팬클럽의 활동 또한 이전과 다르게 위축되고 있다. 정 전장관이 통합신당의 한 축으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 전장관측의 한 관계자는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통합이 우선”이라며 “선명성을 드러낼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범여권 경선이 시작되면 지지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선 정국이 돌아올 경우 정 전장관의 일차 목표는 손 전지사 추월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인사의 말이다. 정 전장관도 이와 관련 “지금 범여권 내에는 정통 민주세력이 실천해온 길과 다른 정책, 이론이 무성하다”며 “신당 구호인 ‘선진 한국 코리아’가 한나라당식 성장 지상주의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전장관과 가까운 정청래 의원도 “아무리 세탁을 한다 해도 한나라당의 땟물을 빼기는 어렵다. 한나라당의 3등 후보일 뿐”이라고 손 전지사의 정체성을 건드렸다.

조직 이탈 방지 주력

이 같은 움직임은 ‘정통 민주 세력’의 정통성을 내세워 손 전지사를 압박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 전의장측은 월등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조직력’을 십분 이용해 손 전지사를 추격할 계획이다. 범여권 중진 중에는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과 이용희 국회 부의장 등이 강력한 지원자다. 현역 의원 중에서도 여전히 정 전의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최소 20여명 이상이라는 게 정 전장관측 주장이다. 최근 손 전지사가 조직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과열되고 있다고 범여권 인사는 전했다. “정 전장관 세력이 날로 약화되는 데 반해 손 전지사측 캠프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김근태 전의장의 재야파도 상대적으로 손캠프에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캠프 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정 전장관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두 사람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경선이 시작되고 차별성이 부각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 ‘손학규 신당’ 논란 왜? - “당직자도 중앙위원도 손 그룹 다수”

범여권 통합신당의 출범과 맞물려 손학규 전경기지사에 대한 ‘견제’ 강도도 날로 세지고 있다. 몇몇 다른 주자들 캠프에선 통합신당이 사실상의 ‘손학규 신당’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사당화’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는다. 이들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등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캠프에 대거 가세하면서 손 전지사 우호세력들이 창당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손 전지사의 지지조직인 선진평화연대가 신당 중앙위원과 실무 당직의 일정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정동영 전의장측을 비롯, 다른 주자들 캠프에선 “당직자 인선 등에 개입하지 말라는 지시로 참여를 안 했는데 결과적으로 손 전지사측만 지분을 챙기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주자측 인사도 “이렇게 되면 결국 ‘손학규당’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며 “초심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에 대해 손 전지사측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한 것도 아닌데 과잉반응하고 있다”며 “그런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승>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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