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저격수 박근혜파’ 물갈이 1호

총선정국이 본격화 되는 분위기다. 출마를 노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당 공천에 목을 맨다. 서울 여의도 정가엔 공천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공천 물갈이’ 대상들이 연일 거론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명박 당선인(MB) 충신들’에겐 ‘레드카펫’을 밟을 절호의 기회지만 박근혜파 쪽엔 ‘멍석 말이’가 예고되는 느낌이다. 공천 여부는 이달 말 내지 2월초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B사람’이라 불리는 젊은 인재들이 대거 수혈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 개혁차원에서다. MB쪽은 지역·이념적 분배에서 벗어나 인물신선도 등을 감안, 전진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물갈이 기준은 영남권 보수 세력, 선거법위반 및 금품수수 관련자, 고령자, 사생활 문란자 등이 물갈이 기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200석 싹쓸이 예상
4년마다 총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거쳐야할 관문이 있다. 바로 당 공천이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선 공천을 받을 수 없다. 18대 총선 또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MB’의 대승리는 총선에서 한나라당 몰표를 예고하고 있다. 정가에선 벌써부터 각 당 국회의원 의석수까지 나돈다. 한
나라당 200석, 자유신당 50석, 나머지는 군소정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총선 표심은 어차피 한나라당 쪽에 가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공천물갈이 논란이 일면서 ‘박근혜파’가 올 게 오고야 말았다는 분위기다”며 당의 복잡한 기류를 전했다.
당 개혁파 386세대 간들 간들
정치권 일각에선 MB의 최측근들 대부분이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가에선 ‘공천살생부’ 운운하는 것은 자살행위란 시각이다.
명단을 만드는 것 자체가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갈이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될 정도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에 화합하지 못한 인물이나 선거법 위반사례 및 금품수수사례가 있는 사람, 이념적 색깔이 짙은 의원 등이 물갈이 대상 1호로 지목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 대상으로 당 안에선 ‘개혁’을 주장했던 젊은 386세대 의원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권의 K의원, L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K의원 지역구엔 당 안에서 독설가로 악명 높은 J의원이 대신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MB사람’인 비례대표 P의원은 수원 쪽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시각이다.
‘이명박 충신들’ 총선에선 레드카펫
보수성향이 짙은 영남권 의원들에게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은 당에서 보수모임을 가질 만큼 목소리를 내왔던 세력들이다.
하지만 언제 물갈이 선상에 오를지 알 수 없어 좌불안석이다. 더구나 TK(대구)·PK(부산)지역 ‘박근혜파’ 보수 성향 의원들은 애가 타는 모습이다.
부산지역 보수의원인 J의원, K의원과 경북지역 O의원, 경남지역 O의원 등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대선후보 경선 때 MB저격수였던 ‘박근혜파’ 몇몇 의원들은 물갈이 대상 1호 선상에 놓였다.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지역 ‘친박’ O의원은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신 그 자리에 ‘친이’그룹 진수희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곽성문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 중 친MB로 내락 받으면 자동으로 물갈이 되는 것이다”면서 “소문이 돌기 때문에 이달 하순께면 알 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또 “(공천대상에서) 빠지면 가만히 있어도 (한나라당 의원들, 특히 박근혜파) 알아서 연락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 흐름으로 볼 때 1월말이나 2월초 쯤 공천탈락자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파 사람들은 스스로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일부는 한나라당을 탈당, 보수신당을 표방하는 ‘자유신당’쪽에 몸담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공천 담당 친MB 삼각 실세
친MB쪽 당 내 세력은 ‘이재오-정두언-이상득’ 3각 라인이다. 이들 3명의 실세가 공천자리 배정을 맡고 있다는 것.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밀실공천은 없을 것이란 주장을 하지만 (MB쪽에서) 3월로 공천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봐선 그야말로 ‘내 사람’ 심기 전략을 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MB의 친형인 이 국회 부의장은 벌써 총선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 국회부의장이 출사표를 던지는 이유 중 하나는 MB통제권 바깥에 있는 이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이재오-이상득’ 두 사람은 MB를 좌우 양쪽에서 떠받쳐주는 실세 중의 실세다”면서 “지금 MB에겐 가장 큰 아군이다”며 견제 움직임을 부인했다.
정가에선 2~3월께면 ‘친MB세력’과 ‘박근혜파’가 둘로 쪼개지는 분화구 현상이 시나브로 올 것이란 얘기가 나돈다. 공천싸움 후 당 세력분포도가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현 기자 rogos01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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