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신당’ 총선전략 대해부
‘이회창 신당’ 총선전략 대해부
  • 김현 기자
  • 입력 2008-01-09 16:05
  • 승인 2008.01.09 16:05
  • 호수 715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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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족한 ‘보수신당’ 사공 따로 배 따로

대보수 변혁이 시도될까. 곧 ‘이회창 신당’이 창당된다. ‘보수신당’의 깃발을 내걸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보수당이 창당되면 브랜드가치를 구축할만한 경쟁 세력이 될지, 견제세력이 될 지는 더 두고 봐야할 일이다”고 못 박았다. 이 전 총재는 최대한 전통 보수 세력구축과 ‘당’브랜드화에 나설 조짐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인재풀가동에 있어 1% 부족한 면이 강하다는 시각도 있다. 신당창당 돈줄도 충분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총선표심공략도 이 전 총재 고향인 충청권 중심으로 표밭 갈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이회창 프레임은 뭘까. ‘이회창 신당’은 과연 총선에선 국회의원 의석수 몇%를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까.

정치권에선 다양한 의견들이 나돈다. 대선 삼수생인 이회창 전 총재가 이젠 제 수명을 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 탈당인사 ‘창’쪽으로

일각에선 “이번 대선에서 (이 전 총재가) 기대에 못 미치는 3위에 머물렀다”면서 “겨우 충청권에서 이명박 당선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해 그나마 그곳에서 표심을 얻었을 뿐이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대선후보의 득표율 여파가 총선으로까지 이어진다는 데 있다.

더구나 MB쪽에 인재쏠림현상이 두드러지다보니 이 전 총재는 이 부분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총선에서 죽을힘을 다할 의지는 읽힌다. 하지만 인재가동에 있어선 첩첩산중이란 소리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번 총선은 ‘MB-박근혜’가 손을 잡고 가느냐 여부가 최대변수다”면서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여의치 않을 경우 박근혜파 일부가 한나라당을 떠나 이회창 신당 쪽에 발을 담글 인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정인봉-서상목-최용석’ 출사표 물망

이런 가운데 이회창 신당에서 금배지에 도전할 사람은 누구일까. 총선을 앞두고 정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우선 거물급 가운데 출마설이 나도는 사람에 눈길이 모아진다.

정치 일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구지역에선 정인봉 전 국회의원(55)이 거론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곳은 한때 ‘창’이 충청권을 포기하고 종로 쪽에 몸을 실을 것이란 말을 언론에서 했다”면서 “이 지역은 정 전 의원이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경쟁구도를 이룰 것이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이런 구도가 굳어지면 정치 중심지에 재미있는 볼거리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수도권의 한 인사는 “서울 종로지역은 예전부터 정치일선의 최대 격전지였다”면서 “이회창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최대한 접전을 벌여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서울 영등포구 갑 지역엔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전국청년단장을 지낸 이종빈(36)씨가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곳은 한나라당 후보경선 때 대권에 도전했던 고진화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서울 용산구엔 이회창 후보 유세단장인 엄호건(51)씨가 나설 것이란 전언이다. 이 지역 또한 한나라당 진영의원이 뿌리를 내리고 ‘독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갑지역엔 역시 학자출신 정치인 서상목(60)씨가 도전장을 내밀 것이란 관측이다. 또 서울 서대문구 갑지역엔 성균관대 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한 정치인 최용석씨가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현재 보좌관급 인원을 충원 중이다.

정치권 한 소식통은 “서울지역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창의 남자들’이 대부분 한나라당과 맞설 세력이다”면서 “이들은 인지도가 있는 만큼 앞으로 한나라당과 견줘볼 라인이다”고 진단했다.


교섭단체 의석수 확보 겨냥

이 밖에 경기도 지역에선 △하남=김영환(48·도의원), △성남 수정=김경수(62·경원대 교수), 이윤수(69·전 국회의원) △안산 상록을=안태옥(50·정치학 박사) △오산=박동우(47·전 경기도 선대위원장) △부천 원미갑=백선기(49·전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양 일산갑=이은덕(48·이회창 후보 선거연락소장) △고양 일산갑=이은덕(48·이회창 후보 선거연락소장) △의정부 을 =송우근(47·정당인) 등이 도전장을 던졌거나 물망에 올라있다. 전국 지역구 가운데 강원 · 충청권에도 ‘창 사람들’의 움직임은 포착된다.

강원지역엔 △춘천=류종수(65·전 춘천시장) △원주=함종한(63·전 국회의원) △홍성·횡성=원종익(62·전 도의원) △철원·화천·양구·인제=이부균(64·도 재향군인회장)이 있고, 충남지역엔 △서산·태안=이윤달(59·정당인) △부여·청양=임무열(66·정당인) 등이 거론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회창 신당이 총선에서 차지하는 의석수가 많아야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견제 세력-전통 야당론 복안

이 전 총재는 1월 신당 창당 뒤 국민중심당(약칭 국중당) 심대평 대표 중심의 사람들과 손을 잡고 충청권 표심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또 영남권 세력구축을 마련하기 위해 김혁규 전 의원이 ‘창’지역에서 새 터전을 모색 중이란 전언이다. ‘창’지역은 전통적 보수란 이념적 노선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보수당’ 한나라당과 정면 대결을 벌이는 견제세력, 전통 야당으로서 경쟁하게 된다.

‘이회창 신당’은 또 두 단계 총선전략을 짜고 있다.

1단계는 브랜드가치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프로젝트이고, 2단계는 이념적 보수노선을 선명히 드러내는 견제야당으로 우뚝 선다는 구상이다.

신당 창당과정에서 ‘자강론’을 주장하는 쪽도 있다. 뭣보다도 내실을 다져야한다는 것이다.


창당자금 빈곤 ‘허덕’

신당창당이 가시권에 들면 당장 창당자금이 문제다. 하지만 돈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다. 아직 이렇다 할 국회의원이 없는 관계로 국가보조금도 받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창’이 돈줄을 쥐고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당을 만들 돈줄 마련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신당 창당엔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적은 액수로 당을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창’은 보수층이 두텁다. 부자 층인 CEO 보수 세력이 ‘창’뒤에서 그림자처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창당을 준비하는 상층부는 돈 때문에 말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총선에서 (국회의원) 의석수를 확보하면 국가보조금은 할당 받겠지만 지금상황에서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신당창당 후 이념보수 표방이란 타이틀로 보수신당세력이 파괴력을 보여줄 지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다. 여의도 정가에선 앞으로 보수 신당세력 효과에 따라 총선구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현 기자 rogos01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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