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D-50 노무현 대통령 이렇게 짐 싼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권교체의 씁쓸함 속에서도 청와대는 이명박 당선자에게 차질 없는 정권의 인계·인수를 약속했다.
참여정부는 정권교체와 함께 지난 5년간 국정운영을 하며 마련했던 자료들을 국가기록원으로 넘겨줘야 한다. 노 대통령은 퇴임과 함께 고향인 김해 봉화마을로 귀향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개인적인 퇴임준비에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3월이면 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퇴임 뒤 노 대통령을 따라갈 보좌진들은 청와대를 떠나기 1주일 전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김경수 전 1부속실장과 문용욱 1부속실장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권양숙 여사를 보좌했던 제2부속실에서도 한 사람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퇴임 뒤 고향으로 내려가 자신의 정치관을 정리한 책을 집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틈틈이 관련내용들을 적어놓은 메모 등이 이삿짐 속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정운영에 관한 자료들은 퇴임 뒤 국가기록원에 이관되므로 가져가는 게 불가능하다.
현행 법령은 국정수행 통치사료로 대통령이 결재하거나 보고 받은 기록물과 보좌기관이 만든 기록물, 대통령업무와 관련된 메모들, 일정표, 대화록 등을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과 관련된 시청각 자료와 대통령가족의 공적 업무 기록물도 국가에 넘겨야 한다.
DJ, 15만여 건 이관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치사료로 전임 대통령들이 이관했던 약 12만건보다 많은 약 15만건을 넘겼다. 김 전 대통령의 이관목록은 △일정 및 행사계획표 1만 35건 △국정노트·연설 초고 등 친필 자료 89건 △대통령 재가문서 및 지시사항 시달 366건 △대통령 주재 회의자료 4939건 △대통령 행사 중 발언자료 1291건 △외국 정상들과 주고받은 서한 및 외교문서 등 외교활동 자료 328건 △민원접수자료 8만2135건 △사진, 동영상 테이프 1만7216건 등이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이 국가기록원에 넘길 대통령기록물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20만여 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노 대통령의 통치사료는 ‘분류 · 정리 작업’ ‘등록 · 평가작업’ ‘보존매체 작업’ ‘보존 · 열람 작업’ 등 4단계를 거쳐 몇 년 뒤 세상에 공개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전례로 볼 때 최소 3년 쯤 걸린다.
신축 사저, 공사비만 12억원
때문에 노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의 신축사저로 가져갈 수 있는 짐은 과거 수십 년간 모았던 세간 살이와 책, 몇몇 미술품 정도에 한정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한 인사는 “시간이 아직 넉넉한 만큼 구체적인 준비는 않고 있다”고 전하며 “국가기록물 이관만큼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해 봉하마을에 짓고 있는 노 대통령 사저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인 12억원의 공사비를 들였으며 이달 중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 기자 okkdol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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