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컴백 재벌비호설 ‘모락모락’

“줄기세포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황우석 박사가 최근 보건복지부에 ‘체세포배아연구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 측근에 따르면 수암 연구소 측이 황 박사를 연구담당자로 계획서를 제출했다가 최근 책임 연구원 자격으로 다시 수정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의 본격적인 연구 활동이 재기된 셈이다. 왜 일반 연구원으로 제출했다가 다시 책임 연구원으로 수정 제출한 것일까. 또 그는 황 박사가 십 여 일간 한국에 체류했다가 지난해 12월27일 태국의 모 국립대학으로 떠났으며, 전날 만났던 황 박사가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최근 황우석 관련주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황 박사의 줄기세포에 대한 집념. 연간 300조의 규모로 알려진 줄기세포 시장. 그의 지지자들은 “곧 때가 됐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또한 반 황우석파들은 그의 특허 20여개를 분석한 결과 상용화될 가치가 전혀 없는 10원짜리도 안 되는 연구라고 비하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과 결탁설, H그룹의 후원설 등 아직도 수많은 의혹을 몰고 다니는 황 박사. 아직 끝나지 않은 그의 연구. 최근 황박사의 동향을 따라 줄기세포에 대한 끝나지 않은 야망을 입체 추적했다.
“월간조선 인터뷰도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모 대선후보가 접촉을 시도했습니다만 그것도 거절했습니다. 더 이상 저도 황 박사님도 이해관계에 따라서 이용당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말하겠습니다.” 서 너 차례 전화와 오랜 설득작업 끝에 힘들게 만난 황 박사 최측근인 A씨는 철저히 익명을 요구하며 말했다.
“황 박사님은 지금 태국의 모 연구 중 입니다. 서울대 석·박사로 구성된 휴먼팀 10여명을 데리고 태국에서 연구 중이고, 나머지는 동물복제팀은 용인에 있는 수암 연구소에서 연구 중입니다.” 그는 막역한 사이임을 밝혔다.
이어 그는 황 박사가 “논문조작 파동이후 검찰 조사에서 인간적인 모멸감 때문에 몇 번씩이나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으나 지지자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제 언론과 악의적인 사람들의 황우석 흔들기는 그만 중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전했다.
황 박사 “조그만 기다리면 된다”
또 줄기세포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오래 걸릴 것이라면 아예 그를 (황 박사) 지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황 박사와 지지자들은 줄기세포의 존재와 실험의 성공여부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암 연구재단으로 밝힌 곳에서 ‘체세포배아연구 계획서’가 접수됐으며 요건에 맞는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황 박사는 일반 연구원 자격이었으며, 이후 수암 연구소 측에서 수정·보완해 다시 제출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아직 접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11일 접수받아 13일 공식 접수한 연구계획서는 올 2, 3월쯤 승인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계획심의위원회는 9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황 박사의 동향이 포착된 것은 지난해 7월부터다. 황 박사가 서울 구로 디지털 단지 내 모 의류업체에서 동물복제에 한정된 연구를 진행하면서다. 그가 세든 건물은 150평 정도로 건물주인 업체 회장이 황 박사의 고향인 충남 부여 출신으로 대전고, 서울대 선·후배사이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9월 수암 연구소는 복지부로부터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기관으로 승인을 받았다. 수암재단은 박병수 수암장학재단 이사장 겸 ㈜스마젠 회장을 이사장으로 이사 5명과 감사 2명으로 임원진을 구성했다. 출연 재산은 25억원으로 사무실은 서울 방배동 수암빌딩에 마련됐다. 이와 동시에 황 박사는 용인 수암 연구소로 거처를 옮겼으며 태국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같이 황 박사 측이 태국을 연구거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태국정부에서 연구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고 있으며 불교국가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생명윤리 제약에 얽매지이 않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황 박사 측이 지난 9월 황 박사팀이 지난 8월 돼지난자를 이용해 인간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하버드대 출신 미국 전문가 2명, 일본 전문가 1명, 독일 전문가 1명 등에게 현재 세계적인 줄기세포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의뢰했다는 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시작과 끝이 혼란스런 줄기세포 연구
한편 일각에서는 황 박사를 노무현 정권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 미리 지목해 키워왔다는 것과 황 교수의 부인이 H그룹 회장과 이종사촌관계로 재벌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성장했다는 말도 함께 떠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각의 루머를 잠식하고 황 박사와 그와 함께 연구를 했었던 사람들이 차례대로 실험을 재기하고 있다.
황 박사와 함께 3인방으로 알려진 이병천 수의학과 서울대 교수는 더 이상 황 전 교수와 아무 연관이 없다며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나 동물복제 전문가인 김민규 박사 등과 함께 연구를 진행해 복제 개인 보나 복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논문조작 파문이 불거지자 가장 먼저 황 박사와 결별한 강성근 교수는 현재 줄기세포 연구를 전면 중단한 했지만 복제동물의 유전자 분석과 실험설비 제작에 참여하는 등 동물복제팀과의 공조는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5년 6월1일 12시 45분 MBC PD수첩 시청자 제보란에 올라온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을 제보한 문건은 전 국민을 집단쇼크로 몰아갔다. 전 세계의 비웃음을 샀다. 아직도 미스터리인 30대 후반의 의사 출신인 제보자가 “진실과 국익”이라는 고통 속에서 밝혀진 전대미문의 사건. 황 박사는 2004년부터 9월부터 국가 요인급 경호를 받아 접근이 힘들었으며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산채로 관에 넣어 못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의 논문 조작사실은 신정아의 학력위조 사건과 맞물려 희대의 최고 사기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황 박사는 아직 연구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의 줄기세포에 대한 염원은 개인적인 과욕일까. 아니며 전 세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휴머니즘에 투철한 인간 황우석의 소망일까. 이처럼 끝을 알 수 없는 황우석 박사의 실험은 현재진형이며, 또 미래진행형이다.
#황우석 열성 지지자에서 반대자 된 강재천씨 인터뷰
인터넷 여론조작 접하고 회의
-황우석 사태가 2년이 넘어간다. 최근에 어떻게 지내고 있나.
평범한 직장인이다. 말 그대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황우석 사건 이후 개인적인 변화는 없었나.
도청, 살해협박 위협에 시달렸으며, 검찰도 내가 운영 중인 사이트를 막아놓고 한동안 수사를 벌였다. 한마디로 살아있어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때 우리나라 매국노 조사에서 내가 17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한때 황우석 박사의 절대적인 열성 지지자였다가 등을 돌린 이유는.
황 박사는 사기꾼이자 비인간적인 사람이다. 옆에서 지켜보았다. 정해준 씨가 광화문 앞에서 분신자살 했을때도 조문은커녕 전화 한 통화도 없었다. 그래서 전화통화한 적이 있었다. 정치권 생일은 그렇게 잘 챙기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더니 아무 말도 없었다.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황우석 박사와 또 접촉한 적이 있었나.
논문조작사건이 났을 때 전화했었다. 빨리 법적 대응을 하라고. 그 때 황 박사가 걱정마라 모든 것이 잘 되고 있고 유능한 변호사 20여명이 뒤에 있으니 모든 것일 잘 해결될 것이다. 잘되면 그때 만나자고 했다.
-황우석 사태 때 어떤 일을 당했나.
황 박사 측은 알바생들 20여명을 동원해 인터넷에서 여론을 조작했다. 실제로 그의 배후가 너무나 광범위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항의 전화도 무척 많이 받았다. 대부분 이천, 용인, 광주 등의 번호였다. 처음에는 의아했으나 나중에 알아보니 친인척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심정적으로는 이해하지만 한중교류문화 연구원에서 일한다는 황우석 박사 처남이라 불리는 사람에게도 막말을 들었을 때는 인격적인 의심이 가는 집안이라 생각했다. 장모도 용인에서 커다란 찜질방을 운영하는 지역에서는 비교적 큰 손이라 들었다.
-황우석 박사를 지근거리에서 바라 봤을 때 논문조작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에는 그를 믿었다. 신뢰하고 사랑했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거짓이었다. 배신감이 너무 컸다. 비인간적이고 가식적인 사람처럼 느껴졌다. 침착하고 달변가라서 모두들 넘어갈 수밖에 없다.
-황우석 사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없나.
황우석 사건의 특검을 요구한다. 그냥 묻히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관련된 사람들 이 정치계 경제계, 학계 포괄적으로 나올 것이다. 배후에 커다란 커넥션이 있다. 국민의 상처를 만져 줘야한다. 황 박사는 희대의 사기꾼으로 단죄를 받아야한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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