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걷는 척추관 협착증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걷는 척추관 협착증
  • 이동로 기자
  • 입력 2011-04-28 10:24
  • 승인 2011.04.28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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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에 사는 김영강 할머니(72세). 평소 자주 아래 허리 쪽에서 통증을 느껴왔지만 많은 나이탓이려니 하고 넘겨왔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 딸집을 방문한 뒤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고 결국 몇 걸음도 걷지 않아 쭈그리고 앉아서 쉬는 일이 반복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엉덩이에서부터 다리 아래쪽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해 딸과 함께 전문 병원을 찾았다. MRI 정밀검사 결과, 김할머니에게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대표적인 퇴행성질환,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으로 노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혈관의 동맥경화증처럼 척추 주변의 뼈, 인대 등이 딱딱하게 굳어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을 막아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50세 이후에 발병하며 디스크와는 달리 보통 한 두 달 내에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가능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보통 보행 장애로부터 나타난다. 걷다가 허리를 펴면 척추관이 더 좁아지기에 통증이 더 심해지고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구부리게 된다. 길을 가다 보면 이와 같은 증상으로 앉았다가 다시 등을 구부리고 걷는 노인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대부분 척추관협착증이 있을 때 이렇게 걷는다.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구별하는 방법은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릴 경우 뒷부분이 당겨 많이 올라가지 않으면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고, 별 어려움 없이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김호중 소장은“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추간판이 퇴행하거나 골극이 생겨서 척추신경을 압박함으로써 생길 뿐만 아니라 둔부통증 또는 한쪽 하지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한쪽만 증상이 있는 것보다는 양쪽 다 증상이 있는 경우가 더 많으며 증상이 점차 진행될수록 하지가 약해져서 걸음걸이가 변할 수 있고 하지의 뻣뻣함이나 요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감압신경성형술과 재활 병행하면 효과적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수술로 통증 감소 및 신경증상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통증의 경우 일단 급성증상이 사라지면 지속적인 물리치료 요법과 더불어 단축된 근육들의 신장 및 약화된 근육들의 강화를 위해 운동요법을 실시하여야 하는데 이는 재활의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장시간 수술하기 어려운 노인들의 경우 '감압신경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감압신경성형술은 올해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 택사스 대학의 GB. Racz 의사가 개발한 방법으로 수술 후 남은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가 현재는 척추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시술 방법은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요추 신경공으로 들어가거나 꼬리뼈 쪽으로 도관을 설치한 후 도관을 통하여 기구(카테터)를 넣어 치료 목표 위치로까지 기구를 도달시킨 다음에 주사를 주입하게 된다. 주사약은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약간의 스테로이드 성분과 주입 시 통증을 줄이기 위한 국소 마취제 그리고 유착을 제거하기 위한 주사제(H-raze), 부종을 감소시키기 위한 고농도 생리식염수 등을 주입하게 된다. 간단한 국소마취만으로 시행할 수 있고 30-40분 내외의 시술시간으로 환자의 체력 부담이 크지 않다.

척추관 협착증은 재발의 예방을 위해서 운동요법이 중요한데 가장 좋은 방법은 복부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만일 복부를 강화시키지 않으면 쉽게 피곤하게 되고 피곤해지면 근육 손상을 받기 쉬워진다. 복부강화 훈련으로는 ▲등을 벽에 기대고 똑바로 선다. 등으로 벽에 압력을 가하면서 골반을 서서히 위로 올리고 3-4초간 그 상태를 유지한다. 이 운동을 10회 반복한다. ▲상박을 몸체에서 뗀 상태에서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상체를 조심스럽게 양측으로 20회 정도 돌린다. ▲무릎을 구부리고 등을 바닥에 댄 채 눕는다. 상체를 서서히 구부리고, 어깨를 5-7cm 정도 띄운다. 이 운동을 하루에 20-30회 반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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