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7%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간염이란 말 그대로 간세포 조직의 염증이다. 간에 생기는 질병 중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급성 바이러스간염, 만성지속성, 간경변증이다. 간염 바이러스는 A, B, C, D, E, G형이 있는데 B, C, D형만이 만성 간질환을 일으킨다. 이중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한국 성인의 7%정도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다. C형은 1%정도, D형은 다행히 우리나라에선 찾기 어렵다. 간염에 대해 알아본다.
간염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입하면 간에 지하당을 만들고 번식한 후 면역 세포와 전쟁을 벌이게 된다. 간염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 기능이 손상되는 상태다. 간염이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되면 만성 간염이다.
수년에 걸쳐서 간의 염증수치(GOT, GPT)가 정상이 되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하게 된다. 급성 간염과 달리 항체가 생기지 않고 수년 후 전쟁상태가 끝나도 평생 바이러스 보균자로 남는다.
만성 간염으로 장기간 간세포가 파괴되면 섬유질과 재생 결절이 들어차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만성 간질환의 종착역은 간암이다. 간암 환자의 80%는 이미 간경변증 상태이므로 간경변증이 간암으로 진행한다고 본다.
간암의 70%는 B형에, 그리고 20%는 C형 간염에 기인한다.
급성은 주로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며 알코올 약물 세균 및 기생충감염 등도 원인이며 콧물, 감기, 몸살, 발열, 관절통, 식욕부진, 구토증 등의 증상이 1~2주 계속된다. 급성 간염 때는 전쟁이 길어야 3~4개월 정도 끌다가 회복된다. 앓고 나면 바이러스가 없어지고 면역항체가 생겨 다시는 같은 형의 간염에 걸리지 않게 된다. 발병 시 소변색은 갈색을 띠기도 한다. 황달증세가 없는 경우가 80~90%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A형 간염
A형 간염은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입으로 옮는 전염병이다. 가장 흔한 전염원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음료수가 환자의 대변에 의해 오염되었을 때이다.
그런데 A형 간염 바이러스는 환자의 변속에 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잠복기(즉, 발병이전)의 마지막 3주일간에만 대변 속에 나타나고 일단 발병이 되면 대변에서 바이러스는 없어진다.
A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 속에 있는 시간은 더 짧고 황달 등 증세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 없어진다. 즉 A형 간염환자에서는 그 잠복기 끝 무렵에 바이러스가 체외로 나와 딴 사람에게 전염을 일으키는데 열이나 산처리로 잘 죽지 않기 때문에 전염성이 강하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에 일단 걸려도 대부분에서는 간염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아동기에는 그저 배탈이 난 것으로 간주되어 넘겨지는 경우가 보통이다. 나이가 들어 청장년(어른)이 되면 그 증세가 심하여 흔히 오심, 구토, 오른쪽 상부북통, 황달 등 증세를 보이게 된다. 중증이 되어 사망하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1% 이하다.
A형 간염은 만성으로 되는 경우도 없고 간경변증도 가져오지 않는다. 예방 백신은 현재 없고 개발 중에 있으며, 감염이 염려되면 면역혈청(감마브로브린)을 주사한다.
B형 간염
B형바이러스는 주로 간과 혈액 속에 많이 있지만 체액이나 분비물을 통해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수혈이나 접촉에 의해서도 옮겨질 수 있다.
따라서 B형바이러스 양성인 사람은 몸의 모든 분비물에서 바이러스가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또한, B형바이러스는 생명력이 끈질겨서 웬만한 온도나 습도에 견디고 화학물질로도 잘 죽지 않는다. 영하 20°C에서 15년, 실온에서 6개월간, 60°C에서 4시간 유지한다. 그러나 뜨거운 열에서는 견디지 못하며, 10분 만에 죽어 없어진다. RPHA(역수신 적혈구 응집반응)라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하여 감염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
검사결과, B형바이러스 음성인 사람은 B형바이러스 면역 여부에 따라 예방주사(B형 간염 백신)를 3회에 걸쳐 접종하여야 하며, B형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겼다고 평생 동안 안심할 수 없다.
적어도 3년에 한번은 검사를 통해 B형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면역이 약화되거나 없어지면 재 추가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특히, 문제시 되는 것은 임산부나 신생아에게 오는 B형 간염이다. 그 이유는 B형 간염에 걸린 후 만성으로 보균자가 되는 비율이 첫 감염시의 연령과 반비례하는데, 성인 보균자의 약 40%가 출산시부터 1세 이하 때에 감염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1세이하의 B형 간염은 그 90%가 만성 보균자로 지속되고 이 만성 보균자의 약 40%가 30~40년 후에 간암으로 사망하고 15%는 간경변증을 가져온다고 한다.
B형 간염은 혈액 타액 성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 깊은 키스와 불건전한 성생활을 피한다면 전염률은 크게 떨어진다. 반찬을 같이 집어먹거나 국물을 같이 떠먹을 때, 술잔을 돌릴 때 침을 통해 간염이 전염될 수 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다량의 타액이 묻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전염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C형 만성간염
자각증세로 C형 간염이 발견된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건강진단 또는 헌혈 때 HCV 항체검사로 발견된다. 이런 검사로 발견한 C형 만성간염 환자들에게 자각증세가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보면 몸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간경변도 어느 정도 진행되지 않으면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헌혈 때 C형간염이 발견된 사람을 보면 만성간염이 된 사람이 자주 있고 때로는 간경변으로 발전된 사람도 있다. 극히 드물게 간세포 암인 사람도 있다.
만성간염이 쉬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면 빠른 사람은 10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도 20년쯤 되면 간경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과 중에 GOT, GPT가 정상이 되면 그때는 병이 진행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방향으로 향하게 되어 간장애로 개선되며 간경변 진행이 지연되기도 한다.
일단 간경변이 되면 5년에서 십 수년 사이 평균해서 10년쯤 되면 간암(세포암)으로 진전된다. 간경변으로 된 이후 시간이 길면 길수록 간암의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
만성간염
급성 간염은 대개 3~4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고 면역성이 있는 항체가 생긴다. 6개월 이상 간염이 지속되면 만성 간염이라고 부른다. 만성 간염은 대개 수년간 병이 낫지 않고 질질 끌게 되고 심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된다.
만성 간염이 의심되면 간 조직 검사로 확진을 받아야 한다. 환자의 증상이나 염증수치의 이상만으로 만성 간염의 정도를 알기는 힘들다. 실제로 간수치의 이상은 경미한데 조직 소견이 심할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으므로 간 조직 검사가 확진에 필수적이다. 조직 소견을 현미경으로 보고 염증의 활동성 정도와 섬유화 정도를 판정할 수 있다. 활동성과 섬유화의 정도가 심할수록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위험도가 높다. 만성 간염만 있으리라 생각하고 간조직 검사를 하더라도 30% 정도에서는 이미 간경변증의 초기 소견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자료제공=서울대학교 병원]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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