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태 반영하는 눈물의 맛과 색⋯ ‘기본적·반사적·정서적 눈물’로 구분

백세 시대로 들어서면서 과거에는 희소병이라 여겨지던 질환이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니 신체 장기들이 노화되어 각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오작동 신호다.
눈 질환은 한 가지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눈의 변화는 눈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므로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후 눈의 정기검진은 필수며 다음의 증상이 나타날때는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 외에 눈 아래 떨림은 신경계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니 신경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즉각적인 자가진단법은 아래와같다. 수시로 눈 건강 관련 증상을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이러한 방법이 구체적인 방법은 아니므로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눈이 계속 충혈된다 ▲외상 후에 눈이 계속 불편하거나 아프다 ▲이전에 비해 사물이 흐릿하게 잘 보이지 않는다 가끔 사시 증세가 나타난다▲눈과 눈꺼풀에 무엇인가 자란다 ▲분비물이나 눈물이 계속 나온다 ▲양쪽 눈의 동공 모양에 차이가 난다 ▲맑은 각막에 흰 혼탁이 나타난다
한번 나빠진 눈은 절대 되돌릴 수 없으므로 눈이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눈에 필요한 영양 성분을 제때 적절하게 보충해 주어야 한다. 도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자신의 눈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다면, 젊고 건강한 눈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은 70%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눈과 각막과 결막 앞쪽에 눈물 층을 형성하고 있다.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투명한 눈물은 체액의 한 종류로, 눈을 부드럽게 윤활시켜주고 살균작용을 하여 눈을 보호하고 청결을 유지해 주는 기능을 한다.
모든 포유류는 눈의 보호를 위해 눈물을 분비한다. 도한 눈동자에는 핏줄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눈물을 통해 산소의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눈물이 없으면 눈동자의 세포는 말라 죽게 된다. 눈물은 건강의 필수요소이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기본적 눈물
우리 눈에는 필수적으로 인체구조상 ‘기본적 눈물’이 있다. 눈꺼풀 안쪽에 있는 눈물샘에서 분비되어 안구 표면의 눈물층을 따라 일정 간격마다 배출되면서 코의 비루관을 통해 빠져 나가는데, 평소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극소량 분비된다. 눈을 4~5초마다 한 번씩 깜박이면, 이 간격으로 일정하게 흘러내리면서 눈물을 고르게 펴주고 촉촉한 눈 상태를 유지하고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사적 눈물
우리 눈은 외부의 어떤 자극을 받았을 때 ‘반사적 눈물’로 즉시 반응한다. 양파를 깔 때 매운 냄새나 최루탄 가스, 티끌 등의 자극성 물질이 눈에 들어가 자극 받으면 눈꺼플 바깥쪽에 있는 주 눈물샘에서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눈물을 분비하게 된다. 외부의 자극에 대해 눈물이라는 매개체가 항균작용을 강화하는 즉각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눈을 보호하는 것이다,
정서적 눈물
사람에게만 있는 ‘정서적 눈물’이 있다. 희노애락의 감정이 표현되면서 나오는 이 눈물은 반사적 눈물보다 스트레스 호르몬과 독소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면 스트레스 흐르몬과 독소가 빠져 나가고, 엔도르핀과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부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호흡과 심박이 안정된다. 감정에 따라 흘리는 눈물의 농도에는 차이가 있다.
분노에 차 있을 때 흘리는 눈물은 일반적으로 감정에서 흘리는 눈물에 비해 많이 짜다. 화가 극도에 달하면 교감 신경이 흥분하여 수분이 적고 염화나트륨이 많은 눈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내부기관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신경계의 일부인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흥분하면 눈을 평소보다 크게 뜨고 깜박임 현상이 줄어 눈물이 포함하는 수분의 증발량이 많아진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산성 성분이 많아서 신맛이 난다. 슬퍼서 나는 눈물은 몸에 유해한 화학성분들을 몸 밖으로 방출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몸에 좋다고 한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은 염기성은 아니지만 약간 단맛이 섞여난다.

눈물에는 눈을 보호하는 온갖 면역물질이 들어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눈물의 성분 중에서 락토페린을 암 치료제로, 라이소자임과 리보뉴클레아제를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눈물은 눈 밖으로 그대로 흘러나오는데 눈물의 하수도인 눈물 소관, 눈물 주머니, 코눈물관을 통해 코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울음이 터지면 자연스럽게 콧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는 유류증은 아이러니하게도 안구건조증 때문이다. 덧눈물샘에서 눈물이 적게 나오다 보니 주눈물샘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또 눈이 건조하면 대개 날씨 탓을 하는데, 안구건조증(눈마름증)은 노화나 류머티즘 관절염, 얼굴 신경 마비 때문에 생길 수 도 있다고 한다.
한편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사실을 나이를 먹을수록 눈물의 양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다만 노화로 인해 눈물이 나오는 눈물관이 좁아지면서 눈물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늙으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눈물은 건강의 필수요소이므로, 눈물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심할 경우 수술까지 받을 수 있다. 평소에 눈을 자주 깜빡여 주고 또 활동하는 동안에는 잠깐씩이라도 눈을 감고 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밤에는 잠을 푹 자야 눈물 생성 시스템이 원활해져 눈물이 잘 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인공눈물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은 우리 몸 중에서 가장 소중한 장기 중에 하나다. 눈은 신체의 가장 예민한 부분 중의 하나로, 우리 몸의 전반적인 피로나 스트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관이다. 따라서 눈에 나타나는 이상 경고를 간과 해서는 안 된다.
<압구정 밝은 안과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