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이 자주 부어 검진을 받은 P 씨(35)는 갑상선에 3밀리미터의 결절이 있어 일 년에 한 번 씩 결절이 커지는지의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질환 증상이 전혀 없는 20·30대 여성 중 60% 이상이 갑상선결절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갑상선 질환이 여성에게 얼마나 흔한 질환인지 보여주고 있다. 갑상선결절은 갑상선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혹처럼 자란 것으로 대부분 양성이지만 일부는 악성종양일 수도 있다. 갑상선은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피부 바로 밑 거죽에 위치해 있지만, 커지거나 혹이 생기기 전까지 보통 사람은 만져서 식별하기 어려우므로 정밀검사를 통해 결절과 갑상선암을 구별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초음파 검사로 간단히 발견할 수 있으며, 암이 의심되는 소견을 보이거나 종괴가 있으면서 고위험군(가족력, 두경부 방사선 조사의 병력, 30세 미만과 60세 이상에서 종괴가 만져질 때, 남자에서 종괴가 만져질 때)에 해당되는 경우는, 초음파 유도 하에 주사기로 세포를 떼어내 슬라이드에 도포한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세침흡인생검법으로 암을 확진 할 수 있다. 이 검사는 부분 마취하에 10분 내에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당일 검사가 가능하며, 바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진단율은 80-95%정도로, 암으로 진단된 경우는 수술을 받아야 하며, 양성이거나 제대로 세포를 얻지 못한 경우는 추적검사나 재검이 필요하다.
미래의료재단 건강검진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부의 원장은 “검사 결과 5밀리미터 이하의 결절은 암 여부를 알 수 있는 조직검사를 받는 것 보다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크기가 커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갑상선을 제거한 후 평생 호르몬제를 먹어야 하는 것 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에 따라 결절이 커지지 않을 수도 있고 설사 커진다 해도 그 때 치료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기가 5밀리미터 이하라도 갑상선 주변의 임파선이 커져 있는 경우는 암세포의 전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웹툰 작가로 알려진 오방떡소녀 조수진 씨(32)는 임파선암으로 별세했는데 임파선암의 경우 임파조직에 암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이 목, 겨드랑이, 가슴, 사타구니 같은 곳의 임파절에 멍울이 감지된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주위 조직과 다른 임파절도 서로 유착돼 경계도 불분명해지며 종양이 커진다.
이처럼 목에 감지되는 종괴도 어느 것 하나 그냥 지치면 안 된다. 목에 딱딱한 종괴가 만져진다면 반드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아야 하며, 전혀 만져지지 않는 경우라도 우연히 작은 갑상선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암 환자 수가 매년 25% 정도씩 늘고 있는 가운데 작은 결절이라도 일 년에 한번 정도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크기가 커지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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