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비염’
환절기가 올 때 마다 불안에 떠는 사람들이 있다. 만성비염 환자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콧물과 재채기는 코 속 내부 점막을 자극시키고 이로 인해 자꾸 코를 훌쩍거리게 된다. 상대방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어 대인관계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염은 환자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명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어렵다. 단기간에 완치되는 경우도 드물어 만성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비염은 생활환경 조정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긋 지긋한 비염. 제대로 알고 극복해보자.‘난공불락’의 성을 공략하려면 제대로 알고 가야 하는 법. 비염이란 비루(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및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는 코 속 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그러나 진단 시에 비강 내의 염증반응 자체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비염환자 진단에는 통상적으로 가려움증, 재채기, 비루 및 코막힘 등의 증상의 유무에 근거를 둔다. 비염은 여러 가지 원인과 병태 생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비염의 임상적인 양상에 따라 급성 비염, 만성 비염, 위축성 비염으로 크게 나누기도 한다. 급성 비염은 흔히 감기라고 말하는 감염성 비염이며, 만성 비염은 원인에 따라서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크게 나누고 있다.
비감염성 만성 비염의 원인으로는 알레르기 비염, 비강 구조의 해부학적 이상,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호르몬 이상, 약물, 정서 불안 등이 있다.
급성 비염 치료 소홀하면 만성으로 발전
환절기를 기점으로 불규칙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비염의 주된 발병 원인은 세균이다. 보통 급성 비염에 대한 치료에 소홀하거나 세균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는 경우 만성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부비동염이나 편도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비염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영양상태나 면역상태가 좋지 않아 비염이 잘 치유되지 않는 경우에도 만성 비염이 나타날 수 있다.
비감염성 만성 비염의 원인으로는 알레르기비염, 비강 구조의 해부학적 이상,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호르몬 이상, 약물, 정서 불안 등이 있다.
비염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임상적 양상은 증상의 정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유사하다. 코막힘이 주된 증상인데, 보통 좌우가 번갈아가며 막히며 증상의 정도가 다양하다. 심할 경우 양쪽 코가 모두 막혀 코로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어 입을 통해 호흡을 하게 된다.
비루 역시 대표적인 비염의 증상이다. 보통 수양성 비루(맑은 콧물)가 주를 이루나 세균에 노출됐을 경우 황록색의 화농성 비루로 변하기도 한다. 비강의 분비물이 후비공(뒤쪽 콧구멍)으로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후비루라고 한다. 만성 비염은 염증으로 인해 비점막의 신경이 노출되면서 발작성 재채기를 일으키기도 하고, 후각소실이나 후각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러지성 비염의 경우 원인 항원 피하는 회피요법
비염은 비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 진단시에 비강 내의 염증반응 자체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보통 가려움증, 재채기, 비루 및 코막힘 등의 증상과 코 진찰 결과를 바탕으로 진단이 이루어지기 된다. 만성 비염 환자의 비강을 진찰해보면 비점막의 종창(염증이나 종양 등으로 인하여 부어 오른 것) 증상과 함께 수양성이나 농성 분비물이 관찰되기도 한다.
비점막의 종창이 오래 지속되면 국소점막수축제를 사용해도 수축되지 않을 수 있다. 검사 시에 환자의 자세한 병력 및 증상에 대한 문진과 코 내시경 결과를 바탕으로 진단을 내린다. 동반 질환 및 아토피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알레르기 반응검사, 비즙 도말검사, 균 배양 검사 등을 함께 시행할 수 있다.
비염 치료는 형태에 따라 다양한 처방을 동반하게 된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보통 부비동염, 편도염 등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의 치료를 먼저 하기도 한다. 알러지성 비염의 경우 원인 항원을 피하는 회피요법과 항히스타민제, 국소 스테로이드, 항류코트린제, 항콜린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는 약물요법, 그리고 면역요법으로 치료를 한다. 만성 비후성 비염의 경우에는 내과적인 치료로 국소 분무형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수술적인 치료법으로는 비갑개 성형술이나 비갑개 절제술, 레이저 수술, 고주파를 이용한 수술 등이 있다. 혈관운동성 비염에서는 주로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항콜린제 스프레이를 사용하며, 약물성 비염은 해당 약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원인 확실하지 않으면 증상 오래가
비염은 원인에 따라 향후 경과가 달라진다. 원인이 확실한 경우에는 이를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래동안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만성 비염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염증이 지속되기 때문에 비강 내의 점막과 비갑개에 회복이 불가능한 비후(코점막이 부어 오름)가 발생할 수 있다. 때로는 거대한 하비갑개가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태를 만성 비후성 비염이라고 한다. 만성 비후성 비염은 원인에 상관없이 만성 비염의 염증상태가 지속적으로 장기간 진행되었을 때 발생한다.
또한 만성 비염은 누낭염, 결막염, 이관염, 중이염, 인후두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비염은 만성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법도 상당히 까다롭고 효과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성 약물 처방으로 단기간에 증상이 완화됐다 하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처방했을 경우 갈수록 약물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먼지, 급격한 온도 변화, 피로나 스트레스, 담배 연기나 매연 등의 비염 유발 요소를 피하는 것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급격한 온도변화에 신체가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코 막힘부터 시작해 콧물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 저녁으로 식염수를 이용해 코 세척을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알러지성 비염의 경우는 원인 항원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국소 점막수축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 비염은 치료만큼 예방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환자의 노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유근피는 비염에 탁월한 한방약재
유근피는 느릅나무 뿌리의 껍질에 숨어 있는 신약 중 하나로 비염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한방약초로 알려져 있다. 각종 염증을 해소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인산 선생에 따르면 유근피는 병든 부분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조직을 배양하는 작용을 한다. 느릅나무 뿌리의 껍질을 말려서 약으로 쓰이며, 달이거나 가루로 만들어 죽염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근피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코의 염증 및 분비물을 없애는데 뛰어난 효능이 있어 비염 및 충농증 치료에 사용된다.
창이자도 비염 치료에 효능이 있다. 따뜻하고 매운 약으로 풍한을 없애준다. 두통, 오한, 발열, 콧물, 기침 등을 유발하는 풍한을 없애주기 때문에 콧물, 코막힘,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치자 열매와 박하도 비염 치료에 쓰이고 있다. 치자 열매는 해열, 지혈약으로 사용하거나 염료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소염 작용이 있어 코의 염증을 제거하고 붓기를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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