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내 요산 농도 높아지면 요주의
다리와 발가락 관절 발목 등에 극심한 통증이 온다. 자다가도 깰 만큼 극심한 통증이다. 어른들도 심하면 통증을 못 이겨 울 정도다. 바로 통풍이다. 그런데 이 통풍에는 ‘황제의 병’이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옛날에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왕족이나 귀족에게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의학적으로 통풍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을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산물인 혈액 내의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이 요산이 혈액, 체액, 관절액 내에서 요산염의 형태로 변해 그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달라 붙어 일어나는 질병이다. 이러한 현상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여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요산염 결정에 의한 통풍 결절로 관절의 변형과 불구가 발생하게 된다. 관절의 이상 외에도 다양한 신장질환을 일으키고 요산에 의해 콩팥에 돌이 생기는 콩팥돌증(신석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풍은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혈중 요산 농도가 높을수록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을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산물로, 혈액, 체액, 관절액 내에서는 요산염의 형태로 존재한다.
혈액 내 요산 농도가 일정 수치 이상을 넘으면 고요산혈증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을 크게 요산이 과잉 생산되는 경우와 요산의 배설이 감소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경우에 대하여 다양한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체중 증가는 고요산혈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편 통풍은 주로 남성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남성은 콩팥에서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반하여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치료하지 않은 통풍 환자는 첫 번째 급성 통풍발작 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이 발생하며, 이후 재발을 반복하면서 발작이 서서히 시작되고 더 많은 관절을 더욱 심하게 침범하는 양상을 보인다. 통풍결절의 생성은 서서히 일어나며, 그 자체가 통증이 적다하더라도 침범 부위 관절의 뻣뻣함과 지속적인 통증이 종종 발생하여 결국에는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손과 발의 기형을 초래하게 된다.
높은 농도의 혈중 요산으로 인하여 콩팥에 돌이 생기기도 하며, 이로 인하여 콩팥산통(콩팥의 결석으로 인한 고통이 아이를 낳을 때의 산통에 비유될 만큼 그 정도가 심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옆구리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통풍 환자의 10~40%는 첫 번째 통풍발작 이전에 한 번 이상의 콩팥산통을 겪게 된다.
첫번째 급성 통풍 발작은 갑자기 발생
통풍은 1) 무증상 고요산혈증, 2) 급성 통풍성 관절염, 3) 간헐기 통풍, 4) 만성 결절성 통풍 등의 전형적인 4단계를 거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혈청 요산의 농도는 증가되어 있지만 관절염 증상, 통풍 결절, 요산 콩팥돌증 등의 증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는 상태이며, 고요산혈증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평생 동안 증상이 없이 지내게 된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은 대개 최소한 20년 동안 지속되는 고요산혈증이 지난 후 첫 번째 통풍발작이 나타나거나 콩팥돌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통풍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매우 고통스러운 관절염의 급성 발작이다. 첫 번째 발작은 보통 하나의 관절을 침범하며 전신 증상은 없는 편이지만, 그 후에 발생하는 발작들은 여러 관절을 침범하고 열이 동반된다. 엄지발가락이 가장 흔하게 침범되는 관절이며, 그 외에도 사지관절 어디나 침범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첫 번째 급성 통풍 발작은 갑자기 발생하며, 보통 환자가 편안히 잠든 밤에 시작된다. 이후 일부 환자는 아침에 일어나 첫 걸음을 디딜 때 증상이 나타나고, 어떤 환자들은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기도 한다. 침범된 관절은 수시간 이내에 뜨거워지고, 붉게 변하며, 부어 오르고,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가벼운 발작은 몇 시간 이내에 사라지거나 하루 이틀 정도 지속되지만 심할 경우에는 몇 주간 지속될 수 있다.
오래되면 결절 생겨 기형으로 발전
간헐기 통풍은 통풍발작 사이의 증상이 없는 기간을 말한다. 일부 환자들에서는 발작이 다시 나타나지 않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하게 된다. 통풍발작의 빈도는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다. 나중에는 발작이 급성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서서히 나타나게 되고, 여러 관절을 침범하며, 더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통증이 없는 간헐기를 지나 만성 결정성 통풍의 시기가 되면, 통풍은 다른 종류의 관절염과 유사하게 보인다. 통풍결절 형성과 통풍발작은 고요산혈증의 정도와 기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첫 발작 후 통풍결절이 관찰되기 시작할 때까지는 평균 10년 정도 걸리고, 20년 후에는 1/4의 환자에게서 결절이 나타난다. 통풍결절은 귓바퀴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며 손가락, 손, 발가락, 발목, 무릎 등에 비대칭적이고 울퉁불퉁한 덩어리를 형성하므로 더 큰 장갑이나 구두가 필요하게 된다. 결절의 형성은 서서히 일어나며, 비록 결절 자체의 통증은 약하더라도 침범 부위의 관절에 점진적인 뻣뻣함과 지속적인 통증이 종종 발생한다. 결국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함께 피부 밑에 큰 결절이 생성되어 손과 발이 괴상한 형태로 변해간다.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
통풍 치료는 이런 단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고요산혈증이 통풍과 관련된 질환들을 일으키는 직접적이고 중요한 요소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통풍성 관절염, 콩팥돌증 등이 동반되지 않은 무증상 고요산혈증을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정해진 원칙보다 의사의 판단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옳다. 또 비만, 고지질혈증, 알코올 중독, 고혈압 등과 관련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은 증상이 발생한 후 안정을 취하고 가능한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만성 결절성 통풍은 항고요산혈증 약물을 이용한다. 고요산혈증을 조절하면 요산이 조직에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중 요산농도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요산배설촉진제도 사용된다.
예방법은 체중조절, 절주, 과식자제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을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 조절, 절주, 과식 자제 등은 통풍발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단백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요산 생성이 증가하게 된다. 보통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루 600~1000mg정도의 퓨린을 섭취하지만 통풍환자는 100~150mg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절대로 먹어서는 안되는 식품으로는 고 퓨린 함유식품(100~1000mg 이상의 퓨린질소 함유식품)으로 육수, 쇠고기, 육류의 내장·간·신장·심장, 청어, 고등어, 연어, 멸치, 조개, 효모, 맥주 등이다.
제한해야 하는 식품은 중정도 퓨린함유식품(9 ~ 100mg 의 퓨린질소 함유식품) 으로 가금류, 양고기, 돼지고기, 베이컨, 소시지, 햄, 전갱이, 장어, 가자미, 새우, 게, 콩나물, 아스파라거스, 버섯, 시금치, 콩류 등으로 이 식품들은 주 1~2회 정도만 먹어야 한다.
극소량의 퓨린 함유식품(0~ 9mg이하의 퓨린질소 함유식품)으로는 밥, 국수, 마카로니, 케익, 과자, 우유, 치즈, 버터, 달걀, 채소, 과일, 과일쥬스, 팝콘, 피클,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차, 커피, 조미료(핵산조미료 제외), 향신료, 식초, 기름, 설탕, 소금, 감미료 등이다.
금주와 금연은 필수다. 특히 맥주 등 발효주는 삼가야 하며, 식품에서도 발효식품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만한 통풍환자는 체중관리를 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운동하는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굶거나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는 것은 요산치의 갑작스런 변동으로 인해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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