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이명박 캠프 전위대 ‘클린정치위원회’실체
추적 이명박 캠프 전위대 ‘클린정치위원회’실체
  • 김승현 
  • 입력 2007-12-05 00:00
  • 승인 2007.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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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조직, 캠프 내 특공대 역할>>

BBK의혹과 관련 범여권의 파상 공세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쪽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방어전’의 선봉이자 중심축을 이루는 홍준표 클린정치위원회 위원장과 고승덕 변호사는 최근 여의도 정가의 최고 뉴스 메이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클린정치위원회는 ‘다목적용’으로 만들어졌다. 출범 초기엔 상대 후보들에 대한 검증팀도 함께 설치됐다. 하지만 지금은 BBK대응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클린’을 내세운 이름과 달리 전반적 실체는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MB팀의 전위대로 떠오른 ‘클린정치위원회’ 실체를 추적했다.



MB캠프의 여러 위원회 중 하나였던 클린정치위원회가 활동을 본격 준비한 것은 지난 10월 말부터였다.

이명박 후보의 특별지시로 닻을 올린 클린정치위의 당초 목적은 당원들에 대한 자체 감찰과 범여권의 부정선거활동 감시. 범여권의 네거티브사례들을 모아 법적 대응을 하는 역할도 포함됐지만 수많은 역할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렇게 시작한 ‘클린정치위’가 본색을 드러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BBK의혹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전 대표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비상체제’를 선포하고 클린정치위로 보고와 대응창구를 단일화 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BBK대응에 관한 전권을 위원회에 위임했다.


“일당백 심정으로”

금융·법률 전문가인 고승덕 변호사가 전략기획팀장으로 가세하면서 위원회 활동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클린정치위는 크게 의원팀, 법률팀, 공보팀, 검증팀 등으로 이뤄졌다. 의원팀은 홍 위원장과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희태, 최병국, 김정훈, 김기현, 정종복 의원 등 율사출신으로 짜여졌다.

하지만 의원팀을 제외한 다른 팀들 명단과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다루는 사안이 심각한 만큼 전체적인 것을 알려줄 수는 없다”고 이유를 설명하며 “20∼30여명 안팎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는 일보다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비밀유지 차원에서 더 이상의 충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당백의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법률팀은 고 팀장을 비롯해 오세경, 이범래, 강용석, 김재수, 김명곤 변호사 등이 역할을 나눠 활동하고 있다. 고 변호사는 홍 위원장, 나경원 대변인 등과 함께 거의 매일 국회기자실 등을 찾아 대언론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초동팀’ 전격 철수

이와는 별도로 박준선 변호사의 서울 서초동 사무실을 중심으로 ‘서초동팀’을 따로 운용해 오다 지난 달 26일 전격 철수했다.

‘서초동팀’에선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과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 김상희 전 법무차관 등이 인맥을 동원해 정보수집을 도왔다.

홍 위원장은 서초동팀 철수 배경과 관련, “위조증거자료를 검찰에 냈고 언론에도 충분히 소명한 만큼 더 이상의 정치공방을 벌이지는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다. 검찰 수사결과를 조용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철수 여부와 상관없이 물밑으론 꾸준히 정보수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클린정치위 언론팀에선 김현일(전 중앙일보 부국장) · 김시관(전 주간동아 기자) 팀장을 비롯해 3명이 뛰고 있다. 대언론창구와 정보수집, 두 가지 역할을 맡고 있다.

관계자는 “매일 같이 위원회 인사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BBK를 제외한 네거티브공세엔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강경파 3인방

클린정치위원회 위상이 높아지면서 홍 위원장의 ‘실세 부상론’도 힘을 얻고 있다. 캠프관계자는 “저격수로 유명했던 홍 의원이 없었다면 대응에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1999년 이 후보와 미국 워싱턴에서 같이 연수생활을 할 만큼 친분이 두터운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MB진영의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이 2선으로 물러난 뒤 홍 위원장 위상이 사실상 2인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이길 경우 홍 위원장이 내년 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홍 위원장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현 경기도지사), 이재오 사무총장 등과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한 바 있다.

이방호 선거대책본부장은 본격 선거운동 돌입 후 클린정치위원회를 더욱 확대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는 BBK문제와 같은 정치현안에 대해서만 대처했는데 이젠 편파방송문제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해갈 수 있는 거당적 기구로 재편하겠다.”

하지만 홍 위원장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그는 최근 “(알려진 검찰수사 결과가) 실체적 진실과 다른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으며 “BBK사건에 대한 각론은 일일이 말하지 않고 나중에 한꺼번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홍 위원장은 이미 ‘운명공동체’로 같은 배를 탄 상황이다. 대선정국을 통해 한나라당 내 비주류를 대표했던 그가 명실상부한 2인자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중식 “MB 치명타 한방 더 있어”

통합신당 안에서 BBK와 관련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사안이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역언론에 따르면 신중식 의원은 국회출입기자들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결정적인 ‘한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가 BBK 주가 조작 사건에 관련됐다는 구체적 내용을 밝힐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범여권이 숨겨왔던 히든카드를 꺼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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