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약속 많은 요즘, 숙취 해소법
술약속 많은 요즘, 숙취 해소법
  • 최은남 기자
  • 입력 2010-12-21 11:14
  • 승인 2010.12.21 11:14
  • 호수 869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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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의 저주 이렇게 풀어라
술이야 슬퍼도 마시고 기뻐도 마시는 것이기는 하지만 연말이면 특히 마실 기회가 많아진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을 마시면 슬퍼진다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면 평소의 자신을 잊어버리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한잔 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잘 마시는 사람이나 못 마시는 사람이나 공통점은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숙취로 고생을 한다는 점이다. 전날 술을 많이 마신 후 다음날 숙취가 남아 있는 경우 기운이 없어 몸을 가누기 힘들고 두통과 속울렁증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술을 권하는 계절을 맞아 숙취 해소법을 알아본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죽은 어머니의 몸에서 꺼내어져 아버지인 제우스의 넓적다리에서 산달을 채우고 태어난 비극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그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디오니소스에게 광기를 불어넣었으며 저주를 퍼부어 그가 미쳐 이곳저곳을 떠돌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마도 디오니소스의 이같은 고달픈 운명과 광기가 술 속으로 녹아 들어가 인간이 술을 마시면 괴로움을 겪는 모양이다. 머리에 포도송이로 만든 관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디오니소스는 로마신화에서는 바카스로 불린다.


술마시는 사람의 75%가 숙취 경험

숙취의 원인은 알코올이 분해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다. 술을 마시면 술 속에 포함되어 있던 알코올은 위와 장을 통해 흡수되어 혈액을 타고 간으로 옮겨진다. 그러면 간세포 속에 들어 있는 ADH(알코올 탈수효소)가 알코올을 분해하여 아세트알데히드를 만들어낸다. 이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을 지니는 물질이기 때문에 다시 ALDH(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에 의해 최종적으로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된 뒤 소변을 통해 배설된다.


두통·근육통 무기력증 많아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숙취로 인한 불편함은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제대로 분해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숙취란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를 거쳐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되는 과정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제대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말인 것이다. 또 술을 마신 후 소변이나 땀 등으로 많은 수분을 배출하기 때문에 미네랄 같은 각종 전해질이 체외로 방출되면서 갈증, 두통, 무기력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숙취의 여러 증상 중 두통, 근육통이나 무기력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술 마시는 사람의 75%가 숙취를 경험하며 이 중 15%는 매달 숙취를 경험한다고 한다.

숙취를 의학적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부 숙취에 대한 연구를 참조해 보면 과음 후 알코올이 완전히 대사되고 나서도 일상 활동과 작업 능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증상이 2가지 이상 있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미국에서의 한 연구에 따르면 숙취로 인한 증상을 두통이나 근육통, 무기력증, 설사와 갈증, 식욕부진, 몸떨림, 피로, 메스꺼움 순으로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술을 마신 후 수 시간 내에 시작되며 혈중 알코올 농도와 반비례 관계가 있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이 될 때 가장 심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습적으로 폭음을 하면 간장의 지방이 덩어리져 간경변이 일어나고, 간장의 기능이 감퇴되어 혈관과 심장 등에 지방이 쌓이며, 간장 장애를 일으켜 알코올 중독이 되는 수가 많다.


물과 당분이 보약, 수면과 휴식이 최고

이같은 숙취를 완벽히 없애는 것은 힘들다. 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확실한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서도 숙취 해소를 위한 여러 방법이 알려져 있고 또 몸에 좋다는 여러 가지 약이나 음료수 등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의사나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권하는 가장 좋은 숙취해소 방법은 물을 많이 마시고 당분을 섭취하라는 것이다. 물은 탈수를 막아주고 알콜 분해가 빨리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민간 처방에서 숙취해소에 좋은 음식으로는 북어, 오이, 토마토, 조개, 콩나물 등이 권장되고 있다.

[북어] 간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황태를 사용하되 껍질과 지느러미, 머리와 꼬리 등을 그대로 둔 채 토막 내어 요리한다. 계란을 풀어 넣거나 무를 썰어 넣으면 더 좋다고 한다.

[오이] 알코올을 중화시켜주는 오이를 갈아서 즙을 내 먹으면 술독이 풀린다. 즙을 내기가 번거롭다면 오이채를 만들어 술에 섞어 마시면 청량감과 함께 숙취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토마토] 토마토를 갈아 마시거나 그대로 썰어 먹어도 좋다. 토마토의 과당은 간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켜 숙취를 없애주는 일을 돕는다.

[조개] 모시조개국물의 시원한 맛을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 타우린, 베타인, 아미노산, 핵산류와 호박산 등이 어우러진 것이다. 이 가운데 타우린과 베타인은 강장효과가 있어 술 마신 뒤의 간장을 보호해준다.

[콩나물] 콩나물은 최고의 해장국. 콩나물 속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아스파라긴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생성을 돕는다. 숙취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꼬리부분에 집중 함유돼 있다고 한다.

숙취 해소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성분은 비타민 C, 카데킨, 카페인, 메타오닌, 타우린, 아스파라긴산 등이다. 이중 비타민C는 간에서 알코올이 대사되는 도중 대량 소비되므로 비타민C를 꾸준히 섭취하면 알코올의 배출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녹차의 성분으로 알려진 카데킨은 숙취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돕는다. 칡에도 카데킨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커피 등에 포함된 카페인은 이뇨효과를 통해 체내에 남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몸밖으로 배출하게 해준다. 메타오닌은 북어 등에 많이 들어 있는데 몸에 들어가 글루타치온으로 변해 알코올로 생긴 유해 산소를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타우린은 조개 등에 많이 들어 있으며 간의 콜레스테롤을 담즙산 형태로 배설시켜 준다. 콩나물 등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ADH가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도와준다.


맥주 2000CC, 소주 3분의 2병이 적당

한의학에서는 숙취 해소의 방법으로 ‘발한후이소변(發汗後利小便)’을 권한다. 즉 땀을 흘린 후 소변을 보라는 것이다. 이 방법대로라면 땀을 내는 음식을 먹고 사우나나 목욕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음식으로는 꿀물과 인삼즙 칡차 녹차 등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요즘 유행하는 헛개나무 차도 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일로는 감, 사과, 귤을 권한다.

그러나 이러한 숙취 해소 방법도 완전하지는 않다. 결국 몸속의 아세트알데히드가 아세트산과 물로 모두 분해 된 후에야 숙취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과 수면만이 숙취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한다면 결국 숙취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도 모른다.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어쩔 수 없이 마신다면 다음 5가지를 지키면 어느 정도 숙취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다. 보통 성인의 간이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80g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맥수 2000cc 또는 소주 3분의2병 정도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양은 다르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이 이상을 마시면 일단 숙취를 각오하는 것이 좋다.

둘째, 술을 마실 때 안주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안주를 많이 먹으면 알코올이 덜 흡수돼 숙취를 줄여 준다.

셋째, 가능하면 술은 한 종류를 마신다. 만약 여러 가지 술을 사실 경우 약한 술을 먼저 마시고 독한 술을 나중에 마신다. 독한 술을 먼저 마시고 약한 술을 나중에 마시면 약한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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