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지끈, 아무것도 할 수 가 없어요~
현대인에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편두통. 한 쪽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며 아파오는 증상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이라기보다는 그냥 잠시 앓고 지나가는 것이려니 하고 기껏해야 진통제를 먹는 정도다. 진통제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힐 뿐이다. 얼마 지나면 또다시 찾아오는 두통. 두통은 점점 자주 그리고 심하게 나타나고 결국은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두통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편두통이다. 편두통이란 일반적으로 머리의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편두통은 일측성, 박동성 통증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고 구역이나 구토 및 빛이나 소리 공포증이 나타나는 특징적인 두통을 말한다.
통계에 따르면 편두통은 연령 및 성별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주로 젊은 성인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국내의 조사에 의하면 편두통을 앓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6.5% 정도로 추산되며 여자에서 남자에 비해 약 3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편두통은 그 통증이 중등도 이상의 강도를 보이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의 약 80% 정도가 두통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한다.
편두통은 그 자체가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이 되거나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두통으로 인하여 일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의 불편을 초래한다. 경험적으로 편두통 자체는 나이가 들면서 강도가 약해지거나 또는 빈도가 줄어드는 경과를 보이지만, 이러한 경향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원인-복합적 요인, 유전적 요인도 많아
편두통 환자의 2/3 이상이 단순히 하나의 요인으로 편두통을 앓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편두통 환자에게 공통된 유발 요인은 없으며 특별한 유발 요인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그 요인이 항상 편두통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어서 진단이나 치료에 애를 먹게 된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가장 흔한 유발 요인이며 편두통 환자의 반 이상에게서 편두통을 유발한다. 음식물 중에서는 술이 대표적이다. 모든 종류의 술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적포도주가 편두통 유발 요인으로 유명하다. 그 밖에 알려진 음식으로는 초콜릿, 치즈, 감귤류, 튀긴 지방질음식 등이 있다. 월경은 여성에 흔한 유발 요인이자 악화 요인으로 무조짐 편두통 환자에게서 흔하다. 결식, 수면부족, 수면과다, 격렬한 운동, 과로 등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두통의 흔한 유발 요인이다. 밝은 빛, 깜빡이는 빛, 날씨 변화, 높은 고도 등의 환경적인 요인도 유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이전에는 두피를 지나가는 혈관이 박동성을 가지고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는 것을 편두통의 원인으로 보는 혈관가설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 혈관가설은 편두통의 증상 중 전구 증상이나 조짐 등의 부분을 설명할 수 없었다. 혈관가설 이후 신경탓 이론(neurogenic theory)이 편두통의 원인으로 제기되었다. 이 이론은 유전적 또는 환경적 인자에 의해 뇌가 어떤 자극을 통증으로 인식하는 기준점이 낮아져 조그만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게 돼 시간이 갈수록 보다 자주그리고 보다 심하게 편두통발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신경탓 이론과 관련하여 두피 및 두개에 존재하는 혈관에 분포하는 신경의 말단에서 특정 물질들이 방출되고 이 물질들이 혈관확장, 혈장의 혈관 밖 수축 및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두통이 일어난다는 신경탓 염증(neurogenic inflammation) 가설도 제시되었다.
한편 편두통 환자들은 가족력을 보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즉 편두통 발생에 유전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증상-조짐 없이 번구증상만 나타나기도
편두통은 무조짐 편두통(migraine without aura)과 조짐편두통(migraine with aura)으로 나눌 수 있다.
편두통은 보통 전구증상-조짐-두통 및 동반증상-해소기-후유증상의 5단계로 진행되는데, 조짐이 동반되지 않는 무조짐 편두통은 편두통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전구증상(premonitory symptom)은 두통 시작 2~48시간 전에 나타나는 증상이며, 두통이 발생하기 전까지 또는 두통이 발생하는 도중에 나타나는 증상인 조짐(aura)과는 구별된다. 전구증상은 피로감, 졸림, 무기력, 하품, 집중력저하, 목이 뻣뻣함, 감정의 예민, 식욕부진, 갈증, 음식에 대한 욕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피로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반응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대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은 보통 약한 강도로 시작되어 30분~2시간에 걸쳐 점점 심해진 후 최고조에 이른다. 약 50%의 편두통발작이 박동성이고 나머지는 주로 조이는 것 같거나 터질 것 같은 느낌의 통증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일상적인 활동에 의해 두통이 악화되면 참고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동반되는 증상 중 구역과 구토는 두통과 더불어 환자가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이며 구토는 50%, 구역은 90%의 환자가 경험한다. 그 밖에 식욕감퇴, 설사도 나타날 수 있다. 빛이나 소리에 노출되었을 때 두통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되도록 어둡고 조용한 곳에 있으려는 빛공포증과 소리공포증도 흔히 나타나는데 긴장형두통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그 정도가 심하다.
조짐 편두통에서 나타나는 조짐은 다양한 양상의 신경학적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조짐이 시각증상, 감각증상, 언어증상인 경우 전형적인 ‘조짐’이라고 한다. 조짐은 보통 수십 분 정도 지속되며, 조짐 중에 또는 한 시간 내에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조짐편두통을 갖고 있는 환자는 흔히 무조짐 편두통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
전형적인 조짐은 회복 가능한 시각, 감각, 또는 언어 증상이 두통 시작 전이나 두통 중에 나타나는 것이다. 시각 증상과 감각 증상은 확산되는 특징을 가지고, 양성증상(번쩍이는 빛, 지그재그 선, 또는 저린 증상) 후에 음성증상(암점 또는 감각소실)이 따르는 경향이 있다. 시각조짐이 압도적으로 흔하고 그 다음이 감각조짐, 언어장애조짐, 운동조짐의 순서이다.
언어장애조짐은 약 10~20%의 조짐편두통 환자에서 나타나고, 반신마비편두통 환자의 경우 약 50%에서 나타난다. 대부분은 착어증 오류나 이해장애 등의 실어증을 보이지만, 일부 환자는 혀나 입 주변에 감각 이상이 확산되는 등의 원인에 의한 발음곤란을 호소한다.
치료-빨리 통증 완화시키면서 예방 요법 병행
효과적인 두통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 요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요법을 병행한다. 편두통이 발생하면 약물 복용을 통하여 최대한 빨리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멈추거나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즉시 의사의 처방에 따른 약물을 투여하는데 빨리 투여할수록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진통제, 카펠고트 등이 포함된 복합진통제는 과거에 이러한 진통제를 통하여 효과를 보았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약물을 남용하면서 약물과용두통으로 증상이 변형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두통의 예방치료는 편두통의 발작 기간과 횟수를 감소시키고 통증의 강도를 약화시키며 약물에 대한 반응을 개선하여 편두통에 의한 장애를 경감시키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치료법이다. 예방적 약물요법은 단기 요법과 장기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단기 요법은 월경편두통, 조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편두통, 또는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와 같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생기는 편두통 발작 등을 예방하는데 유용하다.
장기 요법은 잦은 편두통 발작으로 인하여 일상 생활의 장애가 현저한 경우 (한 달에 2회 이상)에 시행한다.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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