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남성이 늙어서도 성적 능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성의학자들은 남성 성기능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use it, or lose it(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는다)’라는 말을 자주 인용하곤 한다. 그것은 프랑스의 진화론자 J.라마르크가 주장한 용불용설(用不用說, use and disuse theory)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의 진화론은 당시 학계의 비판을 받고 인정되지 못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이를 옹호하는 일부 학자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간단히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동물의 어떤 기관이라도 다른 기관보다 자주 쓰거나 계속해서 쓰게 되면 그 기관은 점점 강해지고 또한 크기도 더해간다. 이에 반해서 어떤 기관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차차 그 기관은 약해지고 기능도 쇠퇴한다.’
남성의 성기능도 이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남성 음경 내부에 위치한 음경해면체는 남성 발기를 담당하는 중요한 구조물로서 이것의 신축성이 좋고 나쁨에 따라 성기능이 좌우된다. 음경해면체의 기능을 용불용설과 관련지어 설명하면 이렇다.
수면 중에도 음경이 3~5회 정도 발기가 되는 것은 모두 음경의 섬유화를 방지하고 신축성을 유지하기 위한 인체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여기에 규칙적이고 활발한 성생활이 더해진다면 음경해면체의 신축운동을 원활히 도와 성기능을 보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나이 들어 발기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의기소침하거나 위축되어 성생활을 기피하면 성기능 메커니즘이 녹슬어 장애가 올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된다. 실제 발기부전 환자나 갱년기 남성들은 야간 발기 횟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발기력과 성감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경우 자신감을 상실하고 성생활을 오랫동안 중단하게 되면 음경해면체의 신축성이 유지되지 않아 성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며 그만큼 회복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60대 남성이 3개월 이상 성관계를 갖지 않으면 그 자체가 발기 장애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아무리 심각한 발기부전 환자일지언정 약제나 주사 등의 전문적인 치료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발기 빈도를 증가시켜 성기능의 퇴화를 막아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간혹 발기부전 치료 중인 환자 가운데 일부는 약물 등에 의지하면서 평생 성불구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전문적인 치료와 더불어 성생활을 활발히 한다면 고환과 음경 등의 퇴화를 막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시켜 자연스러운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따라서 성기능이 떨어진다고 느낀다면 치료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를 가지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규칙적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야말로 ‘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는다!(use it, or lose it)’
글/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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