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독서는 변비를 부르는 위험한 습관
변비는 매우 흔해서 전체 인구의 80%가 일생에 한번은 변비를 경험한다. 변비라는 단어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막상 무엇을 변비라고 하느냐 물으면 대답이 쉽지 않다. 변비는 각 사람마다 의미가 다른 증상으로써 대개는 △대변보는 횟수가 일주일에 2회 이하이고 △대변의 무게가 하루 30∼35g이하거나 △배변 4회 중 1회 이상에서 딱딱하고 굵은 변이 나오며 혹은 △배변 4회 중 1회 이상에서 과도한 힘이 필요하거나 △배변 4회 중 1회 이상에서 배변 후 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등 이 5가지 사항 중 2가지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를 ‘변비(Constipation)’라 정의하고 있다. 건강의 기본은 3쾌 즉, 쾌식·쾌변·쾌면 이다. 쉽게 말하자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야” 건강해진다는 것. 변비는 이 중 쾌변을 방해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단순한 기능적 이상인 경우가 많다. 대변을 보고 싶어도 참아버리는 습관이나 운동부족,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섬유질이 부족한 식사, 무리한 다이어트, 관장·좌약·하제 등을 습관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배변행위에 리듬이 깨져 결국 변비라는 지독한 증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때로는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증세를 일으켜 설사, 복통을 수반하는 변비가 되기도 한다.
그밖에 기질적인 원인으로서 주로 대장질환이나 항문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데, 암에 의한 대장폐쇄증, 대장게실증, 직장질벽 이완증, 직장탈, 치질, 항문 및 복부수술 후 장해 등의 이유로서 변비가 오기도 한다. 기타 선천적인 요인으로 대장의 길이가 길고 꼬불꼬불하게 엉켜있는 경우 등에서도 변비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체 변비환자의 20%정도가 해당되는 기질적인 배변장애로 인한 변비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며 이런 경우는 병원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기능적 이상에 의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변비의 종류로는 이완성 변비, 직장성 변비 및 경련성 변비가 있다.
이완성 변비
대장기능이 약해져서 변을 항문 쪽으로 밀어내지 못하고 장 속에 담고 있는 상태다.
며칠 변을 보지 못해도 불편한 줄 모르며, 변이 굵고 딱딱하며 배를 만 져보면 좌측하복부에 변이 만져지기도 한다. 원인은 대장이 노화되어 힘이 없거나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경우,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약물의 지속적인 복용 등이다. 노약자나 거동이 불편한 장기환자, 허약체질, 위하수나 대장하수가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직장성 변비
직장까지는 변이 내려오나 직장에 걸려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 경우다. 직장에 변이 가득하지만 도무지 마렵지가 않고, 화장실에 가서 아무리 힘을 주어도 변은 나오지 않는다. 원인으로는 나쁜 배변습관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즉 변의를 습관적으로 억제함으로써 감각이 둔해지며 결국 감각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결국 직장형 변비가 되는 것이다. 직장에 변이 오래 머물게 되면 수분은 다 흡수되고 돌덩이 같은 딱딱한 변만 남아서 변을 못 보게 되고 묽은 변이 옷에 조금씩 묻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직장이 늘어나서 변이 직장에 있어도 변을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경련성 변비
과민성대장증후군의 한가지다. 대장이 흥분되어 경련을 일으킨 결과 변이 앞으로 나가지 못해 생기는 변비다. 변을 보고 싶은 마음은 강한데 막상 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묽고 가는 변이 찔끔거리며 나오는 경우도 있고 염소 똥처럼 동글동글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또한 배가 더부룩하며 가스가 차있는 느낌이 들고 전신상태도 불쾌하게 느낀다. 젊은 사람에게 많으며 배에서 소리가 나고 배가 차며 만지면 아프다. 스트레스, 위십이지장궤양, 담석증, 만성췌장염, 만성충수염이 있는 사람에게서 경련성변비 가 잘 발생한다.
변비증상과 질환
변비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단 변비가 생기면 해로운 물질을 체외로 내보내는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서 체내의 독성이 그대로 피부에 남아 부스럼이나 여드름, 기미, 노화 등의 장애를 일으켜 미용을 해친다. 그리고 두통, 식욕부진, 복부불쾌감, 불면증, 요통, 치질, 비만, 대장게실증 및 대장암 등이 생길 수 있다. 그 외 배설되어야 할 독소들이 체내에 머물면서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고 동맥경화증과 같은 순환기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묵히지 말고 그때그때 해결하는 것이 최상이다.
변비의 한방치료
입으로 먹는 음식이 대변이 되어 항문으로 나오기까지는 약 24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사람은 1일 1회 대변을 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2~3일에 1회라도 규칙적으로 순조롭게 대변을 본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매일 대변을 보더라도 대변이 굳어서 나오지 못하거나 힘을 들여야 억지로 나오면 이것도 변비이다.
특수한 질병이 원인이 되어서 오는 변비는 원인 질병을 치료하여야 하지만, 상습적인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소위 습관성변비와 신경성변비인 경우가 많다. 출근시간에 쫓기거나, 다이어트를 이유로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수분섭취가 아주 적거나, 식물성 섬유를 먹지 않고 부드러운 식사만을 선호하는 등 식사습관이 좋지 않으면 변비가 된다. 대변은 장의 연동작용에 의하여 배출되며 대장의 연동작용은 식후, 특히 아침식사 후에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배변시간을 거르기 시작하면 소위 습관성 변비증가 된다. 불안, 초조, 긴장 등 정신적 스트레스는 신경성 변비의 원인이 되며, 신경이 예민한 사람 중에는 자신이 변비라고 생각함으로써 스스로 변비를 신경질적으로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배변 시에 기분을 전환하면 자연히 치료된다. 대학입시를 앞둔 여고생들이 변비로 고생하다 대학에 들어가면 바로 해소되는 경우가 이와 같다.
변비가 심하면 두통, 어지럼증, 배에 가스가 차고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이 오며 항문에 열창이 생기거나 치질이 된다.
여성의 경우는 피부가 거칠어지고 여드름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피하며, 매일 아침 변소에 가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 공복에 냉수를 1~2컵 마시거나 평소에 생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복부운동은 장의 연동작용을 촉진한다. 변비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거나 빈번한 관장은 장의 반사기능을 무력하게 하여 변비를 고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변비가 심할 경우에는 원인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정요법으로 삼씨 3~7g이나 꽃다지씨 10g을 물에 달여 마시면 치료에 효과적이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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