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적, ‘기미와 주근깨’ 해결법
피부의 색소 이상증에는 소위 백납으로 불리는 심상성 백반을 비롯해서 열성 유전병의 하나인 선천성 백반증, 색소 침착과 색소 탈실이 함께 일어나는 백반 흑피증, 고콜레스테롤 혈증일 때 잘 생기는 황색증 등과 함께 기미와 주근깨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여성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기미와 주근깨다. 기미와 주근깨는 인체 표면에 약 20억 개 색소세포의 일부 혹은 전부가 여러 외적·내적 요인에 의해 기능 저하 또는 기능이 항진되고 멜라닌이 과잉 생성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것이 피부 표면에 과도하게 침착되면서 발생한 색소침착증이 바로 기미·주근깨. 그렇다면 기미와 주근깨 치료방법은 없는지 처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기미는 ‘간반(肝斑)’이라고 한다. 체내의 악액질을 간 기능이 약해서 해독시킬 수 없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불린다. 물론 열이나 광선, 임신, 자궁 질환, 만성병, 부신 질환일 때도 많이 생긴다.
기미는 경계가 명확한 불규칙한 갈색 또는 흑갈색 반점이 얼굴, 특히 눈 밑에 생기고 유방부위나 음부 등에도 생긴다.
주근깨는 ‘작란반(雀卵斑)’ 이라고 한다. 유전 질환의 하나로 학령기 이상 어린 시절부터 잘 나타나며, 평생 지속될 때가 많다. 노출 부위에 황색, 갈색의 색소가 크기도 일정하지 않게 좌우 대칭적으로 다발한다.
고대 미용비법
기미나 주근깨는 그 치료법이 대동소이하지만, 주근깨의 치료가 더 어렵다. 이러한 색소이상증에는 ‘서시옥용산(西施玉容散)’이라는 처방이 좋은 효과를 낼 때가 많다.
서시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월나라 출신의 미녀다. 저라산 근처에서 나무장수의 딸로 태어났는데 타고난 미녀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지방 여자들은 서시의 흉내를 내면 아름답게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병이 들었을 때의 찡그린 얼굴까지 흉내를 냈다고 한다. ‘방빈’이니 ‘빈목’이니 ‘효빈’이니 하는 말들이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서시, 한 나라를 멸망시킬 만큼 절색이었다는 그녀, 그래서 젊은 나이에 오호지방으로 피했다가 강물에 빠져 죽었다는 미녀, 바로 이 미녀처럼 아름답게 만든다는 약이 서시옥용산이다. ‘옥용(玉容)’, 즉 옥같이 아름다운 얼굴을 만든다는 처방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오는 이 처방은 기미는 물론 주자(酒刺), 분자(粉刺), 풍자(風刺) 등을 다스리는 외용제로도 쓰인다.
‘주자’는 평소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의 얼굴에 여드름같이 생기는 피부병이다. 얼굴과 코에 좁쌀이나 수수알 같은 것이 생기며 붉고 아프다. 터지면 비지 같은 흰 즙이 나오는데, 오래되면 비듬처럼 된다. 한의학에서는 위장 경락의 ‘혈열’이 원인이라고 본다.
‘분자’는 얼굴이나 앞가슴, 잔등에 좁쌀알 같은 구진이 돋아 꺼멓게 되고 심하면 벌게지면서 붓고 아프며 짜면 횐 즙이 나온다. 덥게 하면 가렵고, 차게 하면 오한과 발열이 교대로 나타나며, 긁어서 감염된 경우에는 절종이나 피지류가 생긴다.
‘풍자’는 얼굴에 여드름 같은 것이 돋는 피부병으로, 여드름보다 좀 붉다. 본 처방은 이러한 주자, 분자, 풍자 같은 피부병까지 다스리는 처방이다. 처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녹두, 백지, 백급, 백렴, 백강잠, 백부자, 천화분 각 40g, 감송향, 삼래자, 곽향 각 20g, 영능향, 방풍, 고본, 조각자 각 8g 등을 곱게 가루 내 얼굴을 씻을 때마다 세숫물에 타서 사용하면 된다. 물론 욕조에 풀어 넣고 목욕해도 좋다.
녹두 최고의 미용약재
처방 중 녹두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며 세정, 보습력이 뛰어나다. 백지는 농을 밀어내며 가려움을 없애는데, 예로부터 ‘면지(面脂: 화장품)를 만들어 바르면 기미와 여드름을 제거한다’고 했다.
백급은 대왐풀로 피부 종양을 없애 피부를 맑게 하며, 백렴은 가위톱으로 피부 재생 효과가 있다. 백강잠은 여드름 등이 남긴 흔적을 없애고, 백부자는 ‘면상백병(面上百病)을 치료한다’는 약재다. 한마디로 얼굴에 생기는 온갖 병을 없앤다는 약이다.
천화분은 하눌타리뿌리 생즙을 말려 가루로 만든 약재로 배농, 소독 작용이 뛰어나다. 감송향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향기로워 목욕물에 타서 쓴다’는 약재요, 삼내자는 곽향, 영능향과 함께 대단한 향기를 내는 약재요, 방풍과 고본은 풍기를 제거하여 풍기에 의한 피부 트러블을 개선하는 약재, 조각자는 여드름 등 피부 종양이 터지지 않고 단단한 채 성을 낼 때 이를 터뜨리는 약이다.
처방 구성 약재 중에는 다소 구하기 어려운 약재도 있다. 한두 가지 약재를 구하기 어려워 뺀다 해도 큰 무리는 없다. 위의 약재를 다 구하기 번거롭다면 그저 녹두만으로 열심히 노력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녹두를 곱게 가루내어 세숫물에 타서 쓰면 된다. 녹두가루를 미지근한 물에 개어서 세안 후 얼굴 전체에 골고루 바르고 랩을 덮고 약 20여 분쯤 두었다가 깨끗이 씻어내도 좋다.
혹은 녹두가루, 팥가루, 밀가루 등을 함께 섞거나 녹두가루, 팥가루, 다시마가루 등을 섞어 살구씨 기름에 개어 비누처럼 쓰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피부 표면은 물론 모공 속의 때까지 말끔히 씻어주며 피부의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
또한 서시 못잖은 천하절색으로 이름난 앙귀비가 애용했다는 미용제도 있다.
살구씨를 주재료로 한 것인데, 이 처방을 ‘옥환도면고(玉環塗面膏)’라고 한다. 살구씨 300g을 물 1.8ℓ에 고아 조청처럼 만들어 미용팩으로 이용하는데 내복할 수도 있다. 내복할 경우에는 기관지가 좋아지고, 변비와 비만에도 효과적이다.
[박태정 기자]tjp79@dailypot.co.kr
#수술없이 주름 제거하는 방법
노화 현상으로 생기는 피부의 치료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화장술로 얼굴의 노화 현상을 커버하는 방법에서 비타민 C나 비타민 A가 포함된 기능성 화장품의 사용으로 얼굴의 피부 두께 조절이나 피부 부터 보톡스 치료법까지 다양하다.
특히, 보톡스란 식중독의 한 원인균인 보툴리눔 독소를 정제한 것으로 근육신경 말단에서 아세틸콜린 유리를 억제 하여 신경전도를 차단함으로써 근육 수축을 억제하는 주사제이다. 보톡스는 이런 기전으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야기된 근육의 과도한 수축이나 근육 경련, 경직, 과잉 전율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해준다.
보톡스가 피부의 주름에 이용되는 경우는 눈을 찡그려서 생기는 눈가주름이나 양미간의 세로 주름, 그리고 이마의 가로 주름을 일으키는 근육을 마비시킴으로써 그 부분의 주름을 없애준다. 이런 보톡스 치료는 주입된 주사약의 분해가 이루어지면 재차 시술해야 하는데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6개월에서 1년 정도사이로 2~3 차례 치료하면 항구적인 근육 이완을 일으켜서 주름이 없어진다.
하지만 수술없이 주름을 펼 수 있는 또 하나의 치료 방법이 있다. 콜라겐 주입법다. 피부 진피의 한가지 성분인 콜라겐은 피부의 탄력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외부에서 주입되는 콜라겐은 대부분 소에서 추출된 것이기 때문에 이종 단백질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시술 전에 반드시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쳐야 하며 반응 여부를 확인한 후에 시행한다.
또 다른 콜라겐 시술법은 아테콜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콜라겐이 시실 후에 너무 빨리 흡수되는 단점을 아주 작은 인공 삽입물 입자를 포함시킨 것으로 보완해 시술 후에 흡수가 덜되도록 고안됐다.
그러나 주사법들은 대체로 영구적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보다 영구적인 것으로는 오토로겐시술법이라 하여 자기 몸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주입하는 것으로 정제하는 데 시간과 경비가 추가로 들기는 하지만 비료적 영구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비수술적 요법들은 시간이 없어서 수술이 불가능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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