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대선플랜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인가. 노무현대통령과 대통합민주신당(약칭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노대통령 당선축하금 논란으로 민주신당 내부에서조차 갈등기류가 더욱 깊어가는 분위기다. 정 후보쪽과 ‘노무현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힘의 대결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정치권 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민주신당 안에선 정작 대선은 뒷전이고, 내년 18대 총선을 둘러싼 계파별 공천권 지분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삼성특검법과 관련해 노대통령 당선축하금도 수사대상에 들어갔다면 정 후보는 친노진영과도 완전 결별할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계파별 분열 심화
“결별이야 결별…”
최근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신당 내 친노진영 O의원이 이 같은 말을 했다는 게 정치권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참 친노진영에서 노대통령 당선축하금 논란에 휩싸일 때 정동영 후보(DY)쪽을 겨냥, 한바탕 큰 소리를 쳤다는 것.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정 후보는 가뜩이나 당내 세력들 측면지원이 약한 처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노대통령 당선축하금 논란에 계파별 분열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DY계와 친노진영 갈등 재연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노 대통령과 정 후보 사이에 ‘대통령 4년 연임제’ ‘선거구제 개혁’ 등을 놓고 모종의 뒷거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말들이 나돌았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노무현-정동영’ 사이가 갈등기류에서 화해분위기로 바뀔 것으로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노 대통령 당선축하금 논란이 빚은 결과는 결국 당내 친노그룹과 DY계 갈등으로 불붙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일찍이 ‘노무현 사람’으로 알려진 O의원이 DY와 ‘결별’까지 들먹일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런 틈새를 이용, DY계 P의원은 DY에 대한 친노진영의 적극적인 지원공세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주신당 내부는 대선을 겨냥한 승리전선보다는 내년 18대 총선을 향한 지분싸움이 점입가경”이라고 귀띔했다.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신당 내 세력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포기한 것 같다”며 “민주당계 세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세력, 이해찬 전 국무총리 세력 등이 서로 분열돼 따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친노세력 물밑서
문국현후보 캠프 지원
문제는 DY계와 친노진영 갈등이 이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국 ‘노무현-정동영’간의 끝나지 않는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점에 친노그룹에서 정 후보를 적극 측면지원하지 않는 것도 정 후보가 당장 풀어야할 숙제다.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노사모(노무현 대통령 지지세력) 일부가 문국현 후보 쪽으로 합류, 캠프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명 ‘노빠’로 불리는 노 대통령 세력들이 내년에 정계입문을 고려해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내 후보경선 때 이해찬 후보 쪽의 이광재 의원, 이화영 의원 등은 물밑에서 문 후보 캠프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 문 후보 캠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노대통령이 문 후보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문 후보는 끝까지 대선행보를 보일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목표로 뛰는 인재풀이 (문 후보캠프에) 가동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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