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고민타파! 혼전 계획임신,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악의 저출산 시대가 도래 했다. 일부러 안 갖는 것도 문제지만 기다리던 아이를 갖고도 쉽게 유산을 하거나,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 중인 부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자연유산율이 65~70%에 이른다는 놀라운 보고가 나왔다. 이는 본인이 알고 있는 유산(15~20%)과 잠재임신의 유산율 50%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알거나, 혹은 모르거나 이루어진 불임 가능성이 이렇게 높으니 출산까지 이르는 일도 확률이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35세 이상 고령임신은 임신율이 더더욱 낮을 것이 당연하다.
자연 유산을 막고, 또 원하는 시기에 임신을 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임신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과 여성이 계획적인 출산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D-100 남성 정자 생성 시기 알아야
남성의 정자가 100일 전에 미리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몸에서 새로운 정자가 형성되어 성숙되는 기간은 적어도 74일, 즉 3개월이 걸린다. 또 성숙된 정자가 수정력을 갖추려면 다시 1~2주가 필요 하다. 도합 100일이 지나야 쓸모 있는 정자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쉽게 말해 지금의 정자는 최소 100일 전에 이미 만들어진 것인데, 이 시기에 과음이나 담배에 찌드는 등 몸 상태가 나쁘다면 모든 악영향이 정자에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아내의 임신을 바라는 남편이라면 최소 100일 전부터는 임신을 위해 특별히 ‘정자 관리’를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20대 남성의 정자운동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의 정자 운동성이 2001년도 이후 50% 밑으로 떨어져 정자의 절반 이상은 움직임이 없다는 조사 결과(국립독성과학원)가 나온 바 있다.
정자 운동성은 1999년 69.5%였으나 2001년 67.2%, 2004년 49.5%로 떨어진데 이어 2007년에는 48.5%로 조사됐다. 세계 보건기구(WHO) 기준은 정자 운동성이 50%는 넘어야 정상이다.
이처럼 정자의 운동성이 현격이 떨어진 원인은 환경호르몬 을 비롯해 산업화에 따른 환경 변화, 패스트푸드 등 달라진 음식 습관, 스트레스 등을 꼽을 수 있다.
건강한 정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지고 유해환경을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본인의 몫이다. 평상시 이러한 것들이 여의치 않다면 최소 100일 전부터는 철저히 ‘노력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불어 올바른 영양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정자의 활동성을 높이며 수정 후에도 태아 형성 과정에서 태아기형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항산화 비타민인 C, E와 아연, 셀레늄 등과 같은 미네랄을 제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 비타민C 나 E를 복용한 후에는 그렇지 않을 때 보다 정자의 운동성이 높아지고, 부실한 정자도 영양을 보충 받게 된다.
아연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미네랄 중 하나로 남성호르몬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정자의 운동성 강화에도 유용하다.
흔히 임신 전 여성이나 임산부에게 좋다고 알려진 엽산도 남성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흔히 엽산은 임신 전에 여성만 섭취하면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엽산은 남성의 정자를 정상 상태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비신부, 반드시 산부인과 찾아야
여성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체내의 여러 생식관련 호르몬 농도가 수시로 변하게 된다. 즉 임신이 가능한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락가락 한다는 얘기다. 임신은 나이, 식단 및 영양, 운동 및 생활습관, 성생활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이 더욱 잘 되기 때문에 건강관리를 잘 해야 된다. 건강에 중요한 3대 요소는 영양, 습관, 운동이다. 균형적인 식단으로 자연임신에 좋은 음식들을 섭취하고, 스트레스 없는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본인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임신을 위해서 결혼 전부터 산부인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 결혼 전 상담은 임신 전 상담 보다 더 중요하다. 결혼이 예정되어 있다면 약 3개월 전에는 적어도 한번 쯤은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여유가 있다면 6개월 전에 방문하는 것이 더욱 좋다. 예방주사 등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결혼 후 의외로 많은 여성이 골반염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는다. 문제의 골반염이 바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결혼 전에 치료를 해야만 한다. 골반염이란 성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임질균과 클라미디아 균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개 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이 치료되지 않고 방치된 경우 세균이 자궁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서 발생한다. 또한 골반염이 원인이 되어 난관이 좁아져서 난관임신, 즉 자궁외임신이 되어 응급실에 실려 오는 일도 다반사로 생긴다.
이 밖에도 사전에 빈혈, 당뇨, 풍진 항체 유무 등을 검사해야 한다. 빈혈은 철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으로 임신부의 철분 부족은 태아의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다. 또한 당뇨는 유산, 사산, 태아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미리 혈당조절이 필요하다.
풍진은 태아에 백내장, 청력장애, 심장질환, 발달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항체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면역력이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백신을 맞고서도 3개월까지는 임신을 피해야 한다. 영양을 위해서는 엽산을 비롯해 멀티비타민과 미네랄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도 간과하면 안 된다.
불임男 생선·견과류 특효
생선과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있는 다가(多價)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지방산 섭취가 부족하면 남성불임이 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 대학의 나카무라 마나부(Manabu Nakamura) 박사는 오메가-3지방산의 주성분인 도코사헥사엔산(DHA)이 부족하면 남성의 생식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이 쥐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밝혔다.
나카무라 박사는 DHA 합성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효소 생산 유전자를 녹아웃 시킨 쥐들은 정자 수가 적고 모양이 기형이며 운동성(motility)도 낮아 생식 능력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DHA가 결핍된 쥐들은 정자 수가 아주 적고 정자의 모양이 길게 늘어지지 않고 둥글어 움직임이 매우 둔했다. 그러나 이들에 DHA를 투여하자 정자의 수와 모양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생식능력도 회복됐다.
우리 몸은 오메가-3지방산의 모체인 알파-리놀렌산으로부터 DHA를 합성하기 때문에 오메가-3지방산을 많이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나카무라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질 연구 저널(Journal of Lipid Research)’에 실렸다.
불임女 성생활 만족도 ‘최악’
불임으로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성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정상 수태능을 가진 여성에 비해 성기능장애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Fertility & Sterility’ 저널에 밝힌 불임 치료를 받는 119명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40% 가량이 성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성기능 장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태능이 건강한 99명 여성중에는 단 25%만이 성기능 장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불임인 여성들이 섹스 중 통증이나 질 건조 등 신체적 증상은 수태능이 건강한 여성들과 차이가 없으며 오르가즘에 도달하는데 있어서 어려움도 겪지 않지만 성적 만족감을 느끼거나 성욕을 느끼는 장애가 발생할 위험은 높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연구결과 불임 증상과 불임 치료가 모두 여성과 남성의 정서적 웰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부관계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어 이번 연구결과 불임인 여성들이 성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낮고 성기능 장애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 대한산부인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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