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골격이 큰 남성이나 뼈의 상태가 튼튼한 청장년층에게는 뼈가 부러지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다. 다만 노화로 인해 뼈 속의 칼슘 성분이 빠져나가 뼈가 약해져 있는 노인층이나 갱년기에 접어들어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한 여성들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골절될 수 있다.
관절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압박골절상으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들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약 6배 정도 높다”며 “여성 환자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시기인 50대서부터 점차 그 수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압박골절은 외부의 강한 힘에 의해 척추 모양이 납작해진 것처럼 변형되는 골절을 말한다. 주로 허리뼈인 요추와 가슴등뼈인 흉추가 만나는 부분에서 자주 발생하며 위에서 떨어지는 무거운 물체에 의해 충격을 받거나 다이빙하듯이 바닥에 부딪혔을 때, 또는 엉덩이 부분으로 넘어져 척추에 과다한 힘을 받은 경우 발생한다.
또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 있을 때 허리를 지나치게 굽혀 물건을 들 때에도 발생한다.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척추 뼈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고 납작해지며 특히 목뼈에 압박골절이 오면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척추 안의 공간을 따라 내려오는 신경인 척수까지 손상될 위험이 있다.
압박골절은 여성의 호르몬과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 여성의 난소는 난자를 생성하고 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기능을 하는데 에스트로겐은 칼슘의 흡수를 증가시키고 뼈에서 칼슘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호르몬 분비량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폐경기가 되면 이전의 약 1/10정도만 나오기 때문에 폐경 이후 약 4~5년 사이에 칼슘도 가장 많이 빠져나가게 된다. 따라서 난소 종양으로 난소를 제거했거나 자궁을 제거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이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중단돼 이에 따른 칼슘의 결핍으로 결국 골 강도 및 골밀도 손실이 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골다공증이 심한 여성의 허리를 일명 ‘비스킷 허리’라 부르기도 한다. 마치 비스킷처럼 뼈가 푸석푸석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칼슘 결핍으로 인해 약해진 뼈는 심하면 자칫 생명의 위협이 되기도 한다.
‘소리 없는 뼈 도둑’으로 불리는 골다공증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골절은 뼈가 있는 신체의 모든 부위로 척추뼈, 대퇴골과 손목뼈 등이 대표적이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침묵의 질환이기 때문에 5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난소 및 자궁을 제거한 여성이라면 골다공증 예방에 있어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골다공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꾸준하고 규칙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치료를 하면 골다공증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골다공증을 미리 예방하지 않으면 척추가 주저앉는 척추 압박골절로 인해 허리가 굽는 것은 물론, 평생을 심한 요통으로 고통 받아야 한다”며 “척추 압박골절은 일반 엑스레이 검사에서도 진단이 가능하며, 압박골절이 약한 초기에는 뼈의 모양이 정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뼈가 서서히 내려앉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압박골절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다만 심한 경우 국소마취를 통해 부러진 척추 뼈에 골시멘트(골강화제)를 주입하여 압박골절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골다골증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지나치게 오래 움직임 없이 안정을 취하게 되면 오히려 골밀도가 떨어지게 돼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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