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해 상하이로 떠난 이재오
바람 피해 상하이로 떠난 이재오
  • 남석진 
  • 입력 2007-11-15 10:58
  • 승인 2007.11.1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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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진영과 기싸움 벌이다 끝내 최고위원 사퇴

2선 후퇴를 선언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9일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좌장이었던 이 의원은 ‘오만의 극치’라는 박근혜 전대표측의 신랄한 비판 속에 결국 최고위원직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이회창 전총재의 대선 출마 등 갑작스런 상황 변화도 이 의원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친박 진영을 향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내뱉었다가 사퇴 압박에 직면했던 이 의원은 모든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당분간 상하이에 머물며 심경을 정리하는 한편 향후 자신의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의 관계자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며 “귀국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중국에서 돌아온 후 대선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둔 물밑 행보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한편 이 의원은 사퇴 직후인 8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심경을 담은 자작시 ‘가을산행Ⅱ’를 올렸다.

이 의원은 시에서 “친구야, 산에 오를 땐 손수건 하나도 무겁게 느껴지네. 정상은 아직 남았네. 짐이 되는 것은 산 아래 고이 놓아두고 가세나"라고 적어 이 후보의 대선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자신의 처지를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네.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아름답던 단풍이 떨어지네"라는 문구를 통해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와 관련 “화합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이 의원의 뜻을 높이 평가하고 신뢰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백의종군으로 강건파의 입김이 약해진 대신 박희태 김덕룡 의원 등 5선 그룹과 실무를 책임진 3선급 의원들이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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