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정육코너에서 10년째 일을 하는 강동호(36세)씨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서서 일을 한다. 일을 갓 시작했을 때는 다리가 아파 하루에도 몇 번 주저않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단련이 되었는지 거뜬하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강씨는 허리와 엉덩이 통증을 느껴 일을 시작한지 처음으로 병가를 냈다. 하루 쉬면 나아지겠지 생각했지만 통증이 계속되었기에 강씨는 허리디스크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고 그 이름도 생소한 엉덩이 관절 ‘대둔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엉덩이 부위의 근육들이 과도한 마찰로 염증이 생겨 만성화된 상태를 ‘대둔점액낭염’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약간의 염증액이 고이는 정도이지만 만성화되면 점액낭의 막 자체가 두꺼워져 마치 큰 물주머니가 있는 것처럼 되고 이런 경우 단순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는 치료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 마찰이 심해져 부분적인 파열이 일어나게 되고, 심한 통증과 질환의 만성화가 초래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대둔점액낭염은 달리기를 많이 하거나 위에서 살펴본 강씨의 사례처럼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엉덩이 윗부분에서 통증이 시작돼 아래로 내려오기도 하고, 허벅지 뒤를 타고 무릎이나 발목까지 통증이 뻗쳐오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병원을 찾곤 한다. 실제로 점액낭염은 X-ray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진찰을 하지 않으면 쉽게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고, 증상이 허리 디스크에서 발생하는 방사통과 비슷하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둔점액낭염의 유무는 초음파검사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되었거나 관절 이상의 증상이 보일 때는 부분적으로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이나 오래 서있는 활동을 줄이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고 싶다면 염증을 줄이고 변성된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체외충격파 요법’이 효과적이다.
연세사랑병원 [강남점] 인공관절센터 권오룡 소장은 “체외충격파 치료법은 만성화된 염증조직을 강력한 초음파로 파괴시켜 정상적인 조직으로의 변화시키는 치료”라며 “1주일에 한번 총3-4회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1회 2~30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간편하고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굳이 절개를 하지 않아도 치료가 가능하고 간단한 시술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기에 직장인들에게 아주 좋은 치료법”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_ 권오룡(연세사랑병원[강남점] 인공관절센터) 소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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