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염전증의 경우 갑작스러운 통증이 찾아오곤 하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놀다가 혹은 샤워를 하다 예기치 않은 통증이 고환을 엄습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환염전증은 음낭 내에서의 고환이 잘못 고정되어 있어 발생하는 것으로 대부분 갓난아이나 초등학생 또는 청소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정계가 비틀려서 음낭 속에서 고환과 부고환이 회전하는 병이다. 회전 상태는 정상 위치보다도 90도쯤 기운 경우도 있고 때로는 720도(2회전) 회전한 경우도 있다.
고환염전증과 급성고환염을 구별하는 방법은 고환염전증의 경우 음낭부가 갑자기 부어서 커지고 아파온다. 또한 구역질과 구토를 동반하며 38~39도의 열이 발생 되며 음낭을 들어 올리면 아픔이 더 강해지는 것이 특징인 반면, 급성고환염의 경우는 음낭을 들어 올리면 아픔이 덜해지게 된다. 고환염전증의 경우 고환에 혈액을 보내는 혈관이 꼬여서 혈류가 멎게 되는 것이므로 발병 후 5~6시간 내에 치료 받지 않으면 고환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자칫 잠시 호전되었다고 며칠이나 방치해 둔다면 괴사를 일으켜 고환의 기능을 잃게 되고 나중에 불임이 될 수도 있기에 신속한 치료가 생명이다.
치료는 음낭의 바깥쪽에서 꼬여 있는 정계와 회전해 있는 고환을 손으로 정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수술을 필요로 할 때가 많다. 수술은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로 음낭을 절개하여 꼬여 있는 정계를 정복하여 풀어주어야 한다. 이것으로 혈류가 회복하여 고환의 색이 정상이 되면 고환을 고정시킨 후 음낭을 봉합한다. 만약 꼬여 있는 정계를 정복한다 해도 혈류가 회복하지 않거나 고환이 이미 괴사에 빠졌을 때는 고환을 적출해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이다. 이 때 한쪽 고환을 적출해도 다른 한쪽 고환은 건전하므로 남성불임증을 일으키는 일은 없으나, 건전한 쪽의 고환도 수술해서 고정하는 일이 많다. 왜냐하면 현재는 아무 일 없어도 역시 고정이 나쁠 가능성이 높아서 장래에 같은 병이 일어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고환은 외부로부터 보호받게 되어 있는데 외부 자극이 없이 고환에 통증이 오거나 지속된다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이는 고환이 비틀리거나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혀서 일어날 수 있는 고환염전증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통증 외에 구토나 극심한 허리통증은 5일 후에 저절로 증상이 좋아지곤 하는데 이는 일시적 위축 현상으로 나중을 위해서 반드시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
고환암·음낭수종·고환염·부고환염 등 병이 난 고환을 치료하는 데는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며 냉찜질, 항생제 치료 등이 요구되고, 급성인 경우에는 꼭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감염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는 3~4주간의 항생제요법이면 치료가 된다. 냉찜질을 하고 2~3일 후 열이 사라진다면 온찜질로 바꿔 염증을 진정시켜주도록 하자. 또한 이유 없는 통증이 지속되는 고환염전증일 경우는 고환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기 전에 고환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이다.
◨도움말: 연세가나비뇨기과 전문의 김정민 원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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