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왠지 모를 우울함에 밤잠을 설치던 40대 후반의 J씨는 가늘어지는 오줌발로 더욱 위축된 생활을 해 왔다.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보아도 시원치 않아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보니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는 더 가중되고 밤잠을 설치는 악순환이 계속 되어 왔다. 남성 갱년기라는 아내의 말에 병원을 찾아 검사해 본 결과 P씨는 전립선비대증이었다.
40대 이후 조금씩 계속 커지는 전립선은 하부요로 증상을 일으키는 핵심 기관으로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은 40대의 경우 40%, 60대는 60%, 80대는 80%가 앓을 만큼 흔한 남성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00∼2008년까지 9년 동안 전립선비대증은 11배, 전립선암은 7.5배, 전립선염은 5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남성의 경우 40대에 접어들면 남성갱년기 증상으로 우울해지는데다 소변줄기마저 감소되면 몸의 기능에 대한 위축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은 특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호르몬 불균형이 전립선 조직의 증식을 일으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립선이 조금씩 비대해지면 결국 요도가 좁아져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지연뇨나 세뇨 등 배뇨 장애가 일어난다. 또한 방광을 압박해 빈뇨나 급박뇨도 나타난다. 오줌을 담아두고 있는 방광도 좁아진 요도로 오줌을 내보기 위해 배출압력을 높이면서 방광벽이 점차 두꺼워지고 탄력도 떨어지는데 이는 방광용량의 감소뿐만 아니라 신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중ㆍ노년기 남성 중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더욱 긴장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추위와 더불어 방광 평활근도 움츠리게 되어 조금만 방광에 소변이 차도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고 소변을 누어도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최근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수는 점차 급증하는 추세에 있는데 이는 육류와 지방 섭취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원인의 일부로 작용한다.
그런데 전립선비대증의 문제는 질환을 키우고 나서야 비뇨기과를 찾는데 있다. 잔뇨, 절박뇨, 빈뇨, 야간뇨 등 증상이 나타날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방광 기능이 떨어지고 신부전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치료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직장 내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쉽게 관찰할 수 있으며, 요속, 잔뇨 등의 검사로도 알 수 있다. 치료는 전립선이 계속 커지는 만큼 행동요법과 약물치료의 병용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약물요법은 요도 주위의 근육을 풀어 요도를 넓힘으로써 소변을 잘 보게 하는 방식으로 2~3일만 약을 먹고 주의해도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요도 안으로 관을 집어넣어 전립선을 잘라 내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데 전립선 비대 부위 전체를 제거함으로써 재발 확률이 적고 요도협착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소변이 더욱 절박해오는 때이다. 이런 때일수록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말고 과음이나 자극적 음식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장 시간 자동차 여행은 피하고 적절한 성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전립선을 잘 보호해야 한다.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날 땐 조기검진과 정기검진으로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힘든 겨울을 보내지 않고 따뜻한 연말연시를 맞을 수 있는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도움말: 연세가나비뇨기과 전문의 김정민 원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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