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과 함께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며 1남2녀를 키운 고순녀(60, 경북 대구시)씨는 올해 들어 과수원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마다 심한 통증을 느꼈고 밤만 되면 다리가 콕콕 쑤셔 진통제를 먹고 잠들어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는 딸들의 성화에도 순녀씨는 나이가 들어 생긴 퇴행성 질환이겠거니 생각하며 미련하게 참고 견디기만 했다. 그러던 중, 서울에 살고 있는 큰딸이 순녀씨를 데리고 전문 병원을 찾았고 전문의는‘퇴행성 무릎 관절염 말기’라며 ‘인공관절 치환술’을 권했다. 하지만 순녀씨는 수술 후 부작용이 염려되어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순녀씨의 염려가 괜한 걱정은 아니다.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 대신 새로운 인공 연골을 넣는 ‘인공관절 치환술’의 경우 큰 수술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수술 후 부작용이나 인공 관절의 수명 등을 염려하고 있다.
하지만 순녀씨의 경우처럼 이미 심한 연골의 마모가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의 말기의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 밖에는 별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다. 정상적인 관절이 일부 남아 있는 경우 손상된 부분만 새로운 관절로 바꾸는 ‘부분 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겠지만 모든 연골이 손상된 경우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알맞은 인공관절을 선택해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순녀씨의 경우 ‘여성형 인공관절’이 권해진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중 80% 이상이 여성들에게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있을 만큼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비교적 이른 나이에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그만큼 인공관절 치환술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된다던가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의 부작용은 그동안 수술시 치환되었던 인공관절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의 관절은 남성의 관절과 모양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남성 무릎에 맞춘 인공 관절로 수술이 진행되어왔다. 때문에 수술 후 무릎 앞부분이 자극되어 통증을 느끼거나 움직일 때 내 무릎이 아닌 것과 같은 느낌에 불편해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여성 환자에게 시행되고 있는 여성용 인공관절은 관절이 구부러질 때 맞닿는 홈의 방향이 좀 더 부릎 바깥쪽으로 나와있는 등, 여성의 무릎 특성을 십분 고려했기에 수술 후 움직임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무릎 앞쪽 통증도 현저히 줄어들어 만족도가 높은 실정이다. 더군다나 인공관절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무리가 가지 않아 수명 역시 연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에서는 2007년 4월부터 여성용 인공관절을 이용해 약 500~600건의 수술을 시행했고 그 결과, 수술 후 자력으로 보행이 가능한 시기가 기존 인공관절을 이용하여 수술한 경우에서보다 평균 1.2일 정도 단축되었으며, 수술 후 무릎을 130도까지 구부릴 수 있는 시기도 2일 정도 단축되어 기존의 인공관절에 비하여 수술 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입원기간도 2-3일 정도 줄어들었으며, 수술 후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부기 때문에 불편해 하는 환자들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말 연세사랑병원
[강북점] 박영식 원장
[부천점] 권세광 부원장
[강남점] 권오룡 소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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