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는데 도움이 된다고? 비만은 절대 악(惡)
크는데 도움이 된다고? 비만은 절대 악(惡)
  • 유성일 기자
  • 입력 2009-12-01 14:43
  • 승인 2009.12.01 14:43
  • 호수 814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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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사랑 가득 담긴 ‘영양간식’ 아이 비만 부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 5월 16일부터 세계 비만 인구가 5 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비만을 지구의 심각한 보건문제 중의 하나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소아비만 발생률 역시 현저히 증가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거의 두 배 이상의 증가를 보여 초등학생 5명 중 한 명이 비만일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뚱뚱해도 “살이 키가 된다”거나 “저러다 키가 크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안일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안일한 생각 속에 우리 아이들이 언제 소아비만에 걸릴지 모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요즘 아이들의 겨울나기는 <먹기­공부나 학원 가기­TV, 컴퓨터, 만화 탐닉­또 먹기­그래도 심심하니 자기>의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이다. 실컷 뛰어 놀며 에너지를 내뿜어야 할 시기에 영양식을 먹으며 협소한 실내에서만 지내니 살이 안찌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비만은 우리 몸에 지방세포수가 증가하거나 크기가 커져 피하층과 체조직에 지방이 과잉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소아비만은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비만을 말하며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지방세포의 수도 증가한다. 게다가 성장이 빨라 세포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일단 생긴 지방세포는 살이 빠져도 줄어들지 않아 성인이 된 후 다시 살 찔 가능성이 높다.

소아비만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시기는 영아기, 5~6세, 사춘기입니다. 1/3이상은 유아기에 나타나며 반수이상은 6세 이전에 나타난다. 신생아 및 영아기에 발생한 비만의 경우는 주로 지방 세포수가 증가하여 생기고, 이후 사춘기까지는 주로 세포의 크기가 커져 생긴다. 유아기 비만은 돌이 지나면 운동이 활발해져 소실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비만이 계속되거나 일단 와해되었다가 학교에 들어간 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들의 비만 유무를 어떻게 판정할 수 있을까. 체지방의 과다여부로서 비만의 정도가 평가되어야 하나 체지방의 측정은 쉽지가 않으므로 대신 아래와 같이 키와 체중을 이용한 간접적인 측정이 비만평가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아동기에는 비만을 정의하는 명확한 기준을 찾기가 어렵다. 체중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에는 같은 연령, 같은 성, 같은 신장의 소아의 표준체중보다 20%이상 더 나갈 때 비만증이라고 본다. 때로는 골격이 크고 근육조직이 풍부해서 체중이 많이 나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를 비만으로 오진해서는 안 된다. 즉 제지방 체중(lean body weight)만 높고 지방의 축적 없이 체격만 큰 아이와 지방이 축적된 비만아를 구별하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가까운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 비만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소아비만의 원인

소아비만의 원인 중 특정한 질병에 의한 증후성비만은 1%미만에 불과하고, 특별한 병 없이 식품의 과다섭취와 활동량의 부족, 잘못된 식습관, 심리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비만해지는 단순성비만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달라진 식습관, 생활습관 인해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비만이 가중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유전적 요인 비만의 가계에 비만아가 많은 것은 확실하지만 반드시 유전의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녀의 비만율은 △양측부모가 비만인 경우­80%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일 경우­40% △부모 모두가 야윈 경우­9%의 비율로 비만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부모가 비만하다고 해서 아이들도 반드시 비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비만하게 되기 쉬운 소질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것이다.

♣ 환경적 요인 ▶유전인자가 있으면서 과식을 하고 운동량이 적으면, 차이는 있으나 각 개인에게 비만이 나타나며, 유전인자가 없어도 과식하고 운동량이 부족하면 비만이 될 수 있다. 한두 번의 폭식보다는 오랜 기간 동안 에너지 소모보다 섭취가 다소간 많게 유지되었던 경우에 지방축적이 증가한다. 식욕은 많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데 심리적 혼란, 시상하부, 뇌하수체나 다른 뇌병변, 고인슐린혈증 등이 영향을 받는다.

▶모유가 아닌 분유를 먹는 아기의 경우 엄마가 한 병을 다 먹이려 하기 때문에 과식을 하게 된다. 그리고 보채고 울 때마다 비정규적으로 우유를 먹이면 아이는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음식을 찾게 되어 비만이 될 수 있고 이렇게 조기에 비만이 발생하는 경우 영구적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조기에 고열량의 고형식을 먹이면 빠른 체중증가와 함께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적어도 3개월이 될 때까지는 고형식을 삼가해야 한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 부모의 교육수준, 가족 구성원의 수, 가족의 활동성 등 가족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많이 움직이고 활동적인 아이들은 마른 편이다. 또한 어린이가 한 명인 가족에게서 가장 높고 가족의 크기가 커질수록 비만발생률은 감소한다고 한다. 부모의 과보호와 무관심도 요인이 되는데 과보호 어린이는 과식하기 쉽고 무관심 어린이는 라면이나 냉동식품 등을 많이 먹는다.

▶계절적으로 여름이나 봄에 발생이 적은 반면, 겨울이나 가을에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보다는 높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 도시에서 더 많고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서 많이 생긴다.

▶TV시청시간도 비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데 시청시간이 1시간 증가 할 때마다 비만 발생률이 2%씩 증가한다. 이는 좌식습성 뿐 아니라 음식광고, TV시청 중의 간식섭취 증가 등이 그 원인으로 결국 에너지소비의 감소와 음식섭취의 증가로 비만을 유발한다.


소아비만의 치료

소아비만의 치료목적은 체중감소 뿐만 아니라 적절한 식품 섭취방법과 운동을 습관화시키는 행동수정을 통하여 바람직한 체중을 평생 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소아비만은 단순성 비만이 대부분이므로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요법, 행동요법의 다각적이고 장기적인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체중조절방법이다.

♣ 식사요법 식사요법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체중조절을 위한 적절한 식사량과 열량의 결정이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는 달라서 성장이 빠른 아동의 경우 심한 열량제한(하루1200kcal이하)을 할 경우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필수적 영양소가 부족해져 성장과 발육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체중의 130%이하의 경도 비만의 경우 현 체중만 유지하더라도 매년 약 5cm의 키가 성장하기 때문에 비만이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중등도 혹은 고도 비만아의 경우에는 경도비만까지의 체중을 목표로 식사량을 감량하도록 해야 한다.

한편, 신체적·생리적·정신적으로 급속한 발달이 이루어지는 사춘기는 성장을 위한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한 시기이므로 체중유지를 목표로 영양관리를 하도록 한다. 그 후 성장 속도가 다소 감소된 청소년 후반기에는 일주일에 500mg정도의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루에 500kcal정도의 열량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0∼14세 비만아의 식사 칼로리는 보통 어린이의 3분의 2 정도 즉, 1100∼1300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식사의 제한은 언제나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실시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히 사춘기에는 오히려 다른 질병을 유발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운동요법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조절에 필수적이다. 더욱이 비만은 단기적인 감량은 쉬워도 장기적인 재발이 문제가 되는데 운동은 장기적인 체중조절에 특히 효과가 있다. 소아비만 치료에 운동이 특히 중요한 것은 신체발육과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열량제한을 할 수 없으므로 운동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식사 조절 없이 운동만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것은 어렵다. 이는 30분을 걸어도 우유 한 봉의 열량밖에 소모하지 못하고 30분을 뛰어도 피자 한 조각의 열량밖에 소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예 :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경우 하루 열량 소모량은 200∼400kcal가 증가하는 정도임)


운동의 종류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에어로빅, 탁구, 배드민턴, 수영, 조깅, 줄넘기, 등산, 농구 등의 유산소 운동과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이 좋다. 아령, 여기, 씨름, 유도 등은 근육을 키우는 데는 좋지만 키를 크게 하는 역할은 못하므로 비만아에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요즘 아이들은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일상생활에 일어나는 활동들을 이용해서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이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기, 승강기대신 계단 오르기 등의 방법이 있다. 그리고 엄마가 자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산책을 시킨다거나 다른 아이들과 실외에서 뛰어 놀게 해주면 좋다. 또한 TV와 비디오시청시간, 컴퓨터 게임시간을 하루 한두 시간으로 제한하고 심부름을 시키고 가사를 돕도록 하는 등 신체를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유성일 기자 n74714@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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